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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신간] 공동체 의식에 대한 조금 색다른 접근 ‘투게더’

“왜 사람들은 재난 상황에서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돕는 행동을 먼저 할까?”... 사회 분열,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한 독일 최고 과학저널리스트 올리히 슈나벨의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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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안용호⁄ 2024.02.16 08:30:44

투게더(울리히 슈나벨 지음, 김현정 옮김, 디 이니셔티브). 사진=디 이니셔티브 제공

천체물리학부터 뇌와 의식 연구, 심리학,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독일 최고의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저자는 아무리 복잡한 주제라도 재미있는 방식으로 풀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 탁월한 능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저자는 20년 넘게 참선을 수행하면서 인간의 뇌와 의식에 관심을 두게 되었는데, 이를 통해 ‘인간의 행복’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게 되었다. 이 책 ‘투게더’(디 이니셔티브)도 우리의 행복이 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좌우되는지에 대해 먼저 질문을 던진 후 ‘공동체 의식’에서 그 답을 찾고 있다. 저자는 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조금 색다른 접근과 우리 행동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시한다.

공동으로 위협에 맞서면 왜 그 위협이 약해 보일까? 우리가 사회적 지지를 받고 있을 때 왜 그 고통을 덜 느낄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인간의 ‘초사회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인간은 사회적 지능이 매우 발달한 ‘초사회적’ 존재다. 인간에게 가장 적합한 경제 체제가 자본주의라는 주장의 근거 중 하나가 바로 호모 사피엔스는 기본적으로 이기적이라는 관념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개인의 이익을 우선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인다. 그런데 이 주장이 사실일까? 재난이 발생했을 때 우리 인간은 자신의 안위만을 우선할까? 항공기 비상착륙 사례의 97%에서 탑승객은 침착하고 질서 있게 비행기에서 내렸다. 9·11일 테러가 발생했을 때도 뉴욕 시민들은 놀라울 정도로 침착했다. 구조대원들은 재난의 공포보다 몰려드는 자원봉사자들을 보고 놀랐다.

재난 발생 시 인간 행동에 대한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는 델라웨어 대학 재난연구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비상 상황에서 사람들은 집단 패닉 행동이나 비정한 이기주의적인 행동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인간은 이기적인 성향과 공동체 의식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상황에 따라 자기중심적인 괴물이 될 수도 있고, 이타적인 행동을 보일 수도 있다. 놀라운 사실은 인간의 선한 면이 바로 ‘긴급 상황’에서 도리어 활성화된다는 점이다.

기후변화, 환경 문제, 전염병, 사회 양극화는 우리 사회를 엄청난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솔루션은 무엇일까? 저자는 기술이나 경쟁이 아니라 ‘잊혀져 가는 미덕’인 공동체 의식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우리가 모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야 한다’와 같은 도덕적인 의미에 무게를 두지는 않는다. 그가 말하는 공동체 의식이란, 우리가 수많은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다는 ‘상식’을 인식하는 것, 그리고 ‘나’의 사고와 개성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우리’의 사고에 대해 좀 더 섬세한 감각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스스로 공동체 의식에 부합하는 행동을 먼저하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는 것이다. 쇼펜하우어의 고슴도치 우화에서처럼 이 과정은 결코 쉽지 않으며, 항상 즐거운 일도 아니다. 거기에는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갈등을 해소하려는 과정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공감하고, 소통하고, 함께 행동하는 초사회성이 우리 유전자 깊숙이 뿌리박혀 있다는 사실만 기억하면 충분하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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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게더  울리히슈나벨  디이니셔티브  공동체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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