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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 버블' 상기시킨 엔비디아 주가 향방은?

블룸버그 "AI 힘입은 엔비디아, 닷컴버블 '시스코'와 전기차주 '테슬라'와 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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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예은⁄ 2024.03.04 17:03:25

1일(현지시간)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NVDA)의 시가총액이 2조569억7천500만달러(약 2천748조원)를 기록해 처음으로 종가 기준 2조 달러를 넘어섰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인공지능(AI)이 주도하고 있는 장세는 거시적 변화의 시작인가? 버블인가?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의 2022년 이후 주가 상승 속도가 매우 가파른 흐름을 보이며 98~2000년 닷컴버블을 주도했던 시스코 주가와 유사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이를 두고 최근 엔비디아 주가가 2020년대 버블의 신호인지를 두고 여러 의견이 모아지는 가운데, 3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엔비디아 주가가 "투자자들이 결코 도달하지 못할 미래 성장에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며 경계가 필요하다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시장이 전기차(EV)에서 AI로 전환되면서 엔비디아가 테슬라의 후계자(Successor)가 됐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엔비디아의 장세가 테슬라와 시스코를 상기시킨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엔비디아 주가가 기술 혁신에 대한 꿈을 갖고 솟아올랐다 그 희망이 실망으로 바뀌자 다시 땅으로 떨어졌던 또 다른 투자자들의 애정주를 떠올리게 한다”며, 테슬라와 시스코의 사례를 함께 들었다.

테슬라와 시스코는 공통적으로 산업 변혁의 기대감과 함께 가파른 매출과 이익 성장세가 뒷받침 되며 주가를 끌어올렸던 종목으로 꼽힌다. 이것이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를 새로운 최고점으로 끌어올리고 있는 엔비디아의 현재와 닮아있다는 지적이다.

테슬라 주가는 2017년 당시 전기차가 광범위하고 빠르게 채택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급등세를 기록하며, 기존 내연기관 제조사 시가총액을 제치고 미국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에 올랐다. 당시 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이었던 애플의 위상을 위협하자 시장에선 ‘제2의 애플’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시장 기대와 달리 소비자들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데에 생각 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며 점차 전기차 수요가 둔화했고, 테슬라 주가 역시 2021년 최고치보다 50% 이상 하락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7월에 기록한 최근 최고치와 비교해 31% 하락해, 올해 나스닥100 지수에서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과거 동반 상승했던 전기차 관련주도 함께 곤두박질쳤다.

90년대 대장주로 꼽혔던 시스코 역시 닷컴버블을 주도하고, Y2K 이전까지 매출과 이익이 가파르게 개선되며 급등세를 기록했다. 1998년 10월 이후 시스코 주가는 고점까지 640% 오른 바 있다. 하지만 이후 매출 성장 모멘텀이 둔화되며 적자를 기록한 시스코의 주가는 80달러에서 2002년 10월까지 8.6달러로 폭락했다.

블룸버그는 “닷컴 시대 시장의 사랑을 받은 시스코가 여전히 성공적인 회사지만, 최고점에 주식을 사서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24년이 지난 지금도 손실을 만회하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전기차나 AI의 파괴적 힘을 무시하려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들이 결코 도달하지 못할 미래 성장에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와 시스코 주가 흐름 비교. 사진=유진투자증권

엔비디아는 오픈AI의 챗GPT가 전개하고 있는 AI 시장에서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매출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과거 닷컴버블과 전기차 시장 성장기와 마찬가지로 AI 시장 역시 미래에도 장밋빛 전망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며 주가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는 양상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매출 증가 속도를 감안할 때 주가 상승 속도는 빠르긴 하나, 닷컴 버블 당시만큼 과하지는 않다"면서도, "엔비디아가 내년까지 급등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 배경으로 허 연구원은 "결국 주가 버블을 붕괴시키는 것은 매출 둔화"라면서, "현재까지 엔비디아 실적 둔화 흐름은 나타나지 않지만, 경기 순환에 따라 3~4년 마다 매출이 한번씩 급격히 둔화되는 흐름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자산관리사 롱보드 애셋매니지먼트의 콜 윌콕스 CEO는 “거품은 그 바탕이 되는 아이디어가 현실이기 때문에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의 경고처럼, 인공지능이 주도하고 있는 시장 변화가 현실을 앞선 기대감에 그칠지, 장기적 수요 창출의 단초로 작용할지 실수요자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워야한다는 지적이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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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AI  반도체  테슬라  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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