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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가 하늘 나라로... 김밥 팔아 모은 전재산 기부하고 떠난 박춘자 할머니

월세 보증금 5천만 원도 기부…“행복 주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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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안용호⁄ 2024.03.14 08:38:49

고(故) 박춘자 할머니. 사진=초록우산 제공

김밥을 팔아 모은 전 재산을 기부하고 40년간 장애인을 위해 봉사해온 박춘자 할머니(95)가 마지막까지 월세 보증금을 기부하고 세상을 떠났다.

초록우산은 박 할머니가 지난 11일 세상을 떠나며 생전 밝힌 뜻에 따라 살고 있던 집의 보증금 5천만원을 기부했다고 13일 밝혔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열 살 무렵 학교를 중퇴한 할머니는 2008년 “돈이 없어 학업을 놓아야만 하는 아이들을 돕고 싶다”며 매일 남한산성 길목에서 등산객들에게 김밥을 팔아 모은 3억 원을 초록우산에 기부했다.

박 할머니는 지적장애인 11명을 집으로 데려와 친자식처럼 돌보며 수녀원에 장애인 그룹 홈 건립 기금 3억 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박 할머니는 “죽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나눠야 한다”며 기부를 이어갔고 2021년에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LG 의인상을 받았다.

지난 2021년엔 청와대 기부·나눔 단체 행사에 초청받아 참석자들의 가슴을 적신 사연이 공개되기도 했다.

당시 박 할머니는 홀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일본 순사의 눈을 피해 김밥을 팔아 돈을 번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그렇게 (번 돈으로) 먹을 걸 사 먹었는데 너무 행복해서 남한테도 주고 싶었다. 돈이 없는 사람에게 돈을 주면 이 행복을 줄 수 있었다. 나누는 일만큼 기분 좋은 일이 없었다”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할머니는 같은 해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도 “장애인들을 도울 때는 걱정도 싹 사라진다”며 “이 돈 벌어 다 어디다 쓰겠냐. 어릴 적 나같이 불쌍한 사람을 돕겠다는 생각뿐”이라고 전했다.

박 할머니의 소천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천사 한 분이 돌아가셨다”,“세상에 빛으로 오셨다”,“보통 사람은 하기 힘든 일하고 가셨네”,“진짜 성인이셨구나” 등 고인을 추모하는 글이 쇄도했다.

발인식은 이날 오전 경기 성남시 소망장례식장에서 열렸으며, 박 할머니는 화장 뒤 안성추모공원에 안치됐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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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자  초록우산  김밥  기부  에펨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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