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꽃이 빨리 필 것이 예상해 개막일을 역대 가장 빠른 22일 등으로 앞당긴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예상치 못한 꽃샘 추위 등으로 꽃봉오리가 열릴 기미를 보이지 않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전국 최대 벚꽃 축제인 경남 창원 ‘진해 군항제’는 축제 개막일을 23일로 당겼으나 축제의 주인공인 벚꽃은 아직 꽃봉오리에 머물러 있다.
22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22일 ‘전농로 왕벚꽃 축제’를 여는 제주도 역시 행사장 주변에 현수막과 청사초롱을 내걸었지만, 벚꽃은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작년보다 엿새 이른 29일 축제를 여는 서울 ‘여의도 봄꽃 축제’도 축제 기간을 4월 2일에 마치는 것으로 정했으나, 여의도 벚꽃은 4월 3일부터 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등포구 축제 관계자는 “공연팀 섭외까지 끝나 이제 와서 일정을 미룰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올해 여의도 봄꽃 축제 방문객이 작년보다 150만명 적은 350만명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아예 축제 일정을 미룬 곳도 있다. 경북 경주시는 ‘대릉원돌담길 벚꽃 축제’를 22일보다 일주일 뒤로 미룬 27일 개막하기로 했다. 강원 강릉시도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열 예정이던 경포 벚꽃 축제 일정을 연기한다.
지난 겨울 이상 고온 현상이 이어지자, 올 봄 벚꽃은 예년보다 빨리 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지난달 전국 평균 기온은 4.1도로 2월 기온으로는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다. 이에 민간 기상 업체는 지난달 말 “올해 벚꽃이 평년보다 3~6일가량 빨리 개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3월 들어 따뜻한 기온과 꽃샘 추위가 번갈아 나타나고, 흐린 날씨가 이어지며 일조량 마저 줄어들자 개화 시기가 예상보다 늦춰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꽃이 피려면 따뜻한 날씨가 일정 기간 이어져야 한다"며, "벚꽃이 필 새도 없이 기온이 뚝 떨어지는 일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벚꽃 꽃봉오리가 열리는 시기 역시 예년처럼 따뜻한 남부 지방부터 피는 것과 달리 기후 조건에 따라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날 전망이다.
올해 전국에서 가장 먼저 발아한 지역은 남부 지방인 전남 목포(3월 12일)가 아닌 강원 강릉(3월 8일)이었다.
기상청은 26일까지 비나 눈이 오락가락하는 등 변수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