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가 동반 상승하면서 우리나라의 수출입물가가 4개월 연속 동반 오름세를 나타냈다.
한국은행(한은)이 14일 발표한 ‘2024년 4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가지수(원화기준)는 132.17(2020년=100)로 3월(126.94)보다 4.1%, 작년 4월(124.41)보다 6.2% 올랐다.
수출물가가 상승한 이유는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가운데 컴퓨터·전자·광학기기와 화학제품 등이 오른 영향이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환율은 1367.83원으로 1달 전보다 37.13원(2.8%) 상승했다. 수출물가지수는 수출 계약가격을 원화로 환산해 작성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환율이 상승하면 상품가격도 오르고 하락하면 가격도 내리게 된다.
지난달 농림수산품 수출물가는 냉동수산물(-4.2%)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2.5% 하락했다. 반면 공산품 수출물가는 D램(16.4%), 플래시메모리(11.4%), 자일렌(크실렌 6.1%), 은괴(16.0%) 등이 견인하며 전월 대비 4.1% 상승했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반도체 가격 오름세 지속으로 컴퓨터·전자·광학기기가 상승한 가운데, 화학제품도 유가 상승 등 영향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한편 수입물가(원화기준)도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가 같이 오르면서 3월(138.31)보다 3.9% 상승한 143.68(2020년=100)로 올랐다. 지난달 우리나라에 많이 수입되는 두바이유는 평균 1배럴(약 159ℓ)당 89.17달러로 한 달 전보다 5.9% 상승했다.
수입물가는 먼저 원재료가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5.5% 올랐고, 중간재는 1차금속제품과 컴퓨터·전자·광학기기 등이 오르며 전월 대비 3.7% 상승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1.9% 올랐다.
품목별로는 원재료 중에서 커피(14.6%)와 원유(8.9%) 등이 오름세를 이끌었다. 중간재 중에선 알루미늄정련품(12.5%), 동정련품(12.4%), 자일렌(크실렌‧8.2%), 액정표시장치용부품(7.8%) 등이, 자본재에선 산업용액체펌프(10.8%), 소비재에선 안경 및 안경렌즈(2.8%) 등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유 팀장은 “(현재) 유가가 3월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했지만,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느냐 완화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수입물가에 광산품이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경제 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