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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사과·레몬·복숭아… 다시 부는 과일 주류 열풍

오비맥주, 애플 사이더로 인기몰이… CU ‘생레몬 하이볼’ 품귀현상… 칭따오, 논알콜 레몬으로 차별화… 롯데칠성음료, 살구로 승부수… GS25, 납작복숭아 막걸리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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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74호 김응구⁄ 2024.06.20 16:32:28

과일 맛 주류 열풍이 심상치 않다. 한동안 쭉 이어질 전망이다. 사진=부루구루

과일 맛 주류 인기가 대단하다. 주류회사들은 앞다퉈 신제품을 쏟아낸다. 맥주든 소주든 막걸리든, 때로 넌알코올이든 가리지 않는다. 새콤달콤한 맛에 예쁜 색감과 디자인으로 한동안 그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마시고 취하는 음주문화는 오래전 얘기다. 이젠 즐기기 위해 마신다. 술도 맛있는 걸 찾는 때다. 소비자들이 찾으니 주류회사들은 주저하지 않는다. 게다가 주 소비층이 젊은 세대니 흐름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눈에 띄는 과일 맛 주류를 출시 시간순으로 한데 모아봤다.

 

애플 사이더가 뜨는 건 이제 시간 문제

오비맥주는 6월 초 애플 사이더 ‘엘파’를 출시했다. 사이더는 사과를 발효시켜 만든 과실주다. 사진=오비맥주

오비맥주는 6월 초 애플 사이더 ‘엘파(ELPPA)’를 출시했다.

사이더(Cider)는 사과를 발효시켜 만든 과실주다. 엘파는 오비맥주가 글로벌 본사인 AB인베브와 공동 개발한 제품이다. 주요 공략층은 Z세대다. 이들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태어난 젊은이다. 500㎖ 캔 제품으로 선보이며, 알코올도수는 4.5도다.

브랜드명은 사과의 영문인 ‘APPLE’을 뒤집어 만들었다. 나름의 이유도 있다. 색다른 관점으로 자신만의 방식을 추구하는 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위트 있게 반영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에 맞춰 제품 로고와 패키지도 상하 대칭의 데칼코마니 방식으로 디자인했다.

오비맥주에 따르면 엘파 한 캔당 200g 사과 한 개에 해당하는 사과주스 농축액을 담았다. 보존료는 사용하지 않았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엘파는 사과 특유의 산뜻한 달콤함이 살아있는 애플 사이더로, 트렌디한 음주문화를 지향하는 Z세대의 취향을 저격할 제품”이라며 “‘사과 한 캔으로 아삭한 변화’라는 캐치프레이즈처럼 일상 속 신선한 기분 전환을 선사하는 엘파 특유의 매력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엘파 출시 기념으로 Z세대를 대상으로 한 참여형 마케팅 활동도 펼친다. 6월 6일부터 16일까지는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피크닉과 엘파를 함께 즐기는 ‘엘파 피크닉’ 행사를 열었다. 따로 마련한 텐트존에선 한강을 배경으로 드론 촬영을 해보는 ‘드론샷 이벤트’도 선보였다. 21일부터는 사진 애플리케이션 ‘스노우’와 함께 만든 필터를 활용해 제품 사진을 찍어보는 ‘엘파 피킹’ 이벤트를 진행한다. 아울러 네이버 웹툰 ‘춘배와 친구들’과의 협업으로 제작한 굿즈도 선보인다.

생레몬 슬라이스를 통째로 넣었다

편의점 CU가 지난 4월 말 출시한 ‘생레몬 하이볼’은 출시한 지 두 달이 다 됐지만, 여전히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부루구루

편의점 CU가 지난 4월 말 출시한 ‘생레몬 하이볼’은 지금도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다. 입고되는 즉시 품절되면서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 제품은 지금까지 300만 캔 넘게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생레몬 하이볼은 말 그대로 생레몬이 실제로 들어가 있다. 통조림처럼 캔 뚜껑 전체가 열리는 ‘풀 오픈 탭’ 방식인데, 개봉하면 얇게 썬 레몬 슬라이스가 바로 보인다. 알코올도수는 8.3도. CU 주류팀은 지난해 여름 전국의 여러 양조장을 찾아다니며 이의 생산 가능성을 타진한 끝에 주류제조업체 부루구루와 손잡고 1년여 만에 만들어냈다.

이 제품은 출시 초반부터 관심을 잔뜩 받았다. 판매 개시 3일 만에 전국 물류센터에 공급한 초도물량 10만 캔이 모두 팔려나갔다. 이후 추가 생산으로 10만 캔을 내놓았지만 이마저도 하루 만에 발주가 마감됐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하이볼을 직접 만들어 마실 때 주로 레몬을 넣는 것에서 착안했다”며 “기존 제품과는 차원이 다른 맛과 품질, 더불어 개봉 시 레몬이 솟아오르는 재밌는 체험 요소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BGF리테일은 새로운 과일이 들어간 하이볼 신제품도 곧 출시할 계획이다.

살구도 있다!… 제로슈거 소주에 과즙 첨가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4월 중순 제로 슈거 소주 ‘새로’에 살구 과즙을 첨가한 ‘새로 살구’를 선보였다. 사진=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4월 중순 제로 슈거 소주 ‘새로’에 살구 과즙을 첨가한 ‘새로 살구’를 선보였다. 새로가 처음 선보인 과즙 함유 주류로, 알코올도수 12도의 일반 증류주다. 소주 특유의 쓴맛과 기존 과실주보다 단맛을 줄인 게 특징이다.

롯데칠성음료는 믹솔로지(mixology)와 저도주 열풍에 다양한 주종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새로보다 낮은 알코올도수에 상큼 달콤한 살구 과즙을 더한 새로 살구를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새로의 투명 병을 그대로 사용해 새로 살구의 살구색을 직관적으로 표현했으며, 라벨에는 새로의 캐릭터 ‘새로구미’가 살구를 바라보는 모습을 크게 넣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소비자의 음주 트렌드에 맞춰 기존 소주보다 마시기 편하도록 알코올도수를 낮추고, 제로 슈거 소주에 살구 과즙을 더해 산뜻함과 상큼함을 살렸다”며 “살구씨 기름을 좋아한다고 알려진 여우를 모티브로 한 콘텐츠 제작 등 새로와 새로 살구를 다양하게 즐기는 마케팅들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젠 열대과일 맛 막걸리도 나온다

편의점 GS25는 지난 4월 1일 ‘힙걸리 프로젝트’ 세 번째로 딸기·납작복숭아·리치를 사용한 ‘연희막걸리’ 3종을 출시했다. 사진=GS리테일

딸기는 그렇다 쳐도 납작복숭아에 열대과일 리치까지 끌어들였다. 그것도 막걸리에.

편의점 GS25는 지난 4월 1일 ‘힙걸리 프로젝트’ 세 번째로 같이양조장의 ‘연희막걸리’를 출시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역 양조장의 청년 사업가가 직접 개발한 막걸리·전통주를 선보이는 사업이다.

연희막걸리는 ‘연희딸기’, ‘연희납작복숭아’, ‘연희리치’ 세 가지다. 연희딸기는 충남 논산의 딸기를 사용했고, 연희납작복숭아는 국내 최초 납작복숭아 막걸리다. 연희리치는 열대과일 리치로 만들었다.

이번 막걸리 선정에는 GS25의 젊은 직원들로 구성한 ‘MD(상품기획자) 서포터즈’가 참여했다. MZ세대 소비자의 취향을 상품 기획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서포터즈 30명은 3월 7일 강남 GS타워에서 10여 종의 막걸리를 시음하며 맛, 향, 특색 등을 직접 평가해 상품을 선택했다.

서울 합정동에 있는 같이양조장은 다양한 재료를 조합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실험적인 양조장이다. 이 양조장은 현재 막걸리 3종을 대형 사이즈를 내놓고 있지만, GS25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MZ세대 음주 취향에 맞춰 350㎖ 용량으로 준비했다.

GS리테일 주류팀 이하림 MD는 “‘힙걸리 프로젝트’를 통해 선보이는 상품들이 고객에게 큰 인기를 얻고 제조업체의 인지도 향상에도 도움이 돼 기쁘다”며 “숨어있는 명품 양조장·막걸리·전통주를 발굴하고 알리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복숭아 사용한 토닉워터까지 선보여

하이트진로음료는 국산 개복숭아를 사용한 ‘진로토닉 와일드피치’를 지난해 7월 출시했다. 사진=하이트진로음료

하이트진로음료는 지난해 7월 ‘진로토닉워터’의 새로운 확장제품으로 ‘진로토닉 와일드피치’를 출시했다.

대표적인 여름 과일인 복숭아는 ‘토닉워터’의 주 소비층인 2030세대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다. 최근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명 농원이나 희귀 품종의 복숭아를 구매하는 게 유행일 정도로 복숭아 인기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제품에 사용한 복숭아는 국산 개복숭아(wild peach)다. 야생복숭아, 약복숭아, 산복숭아 등 여러 이름으로도 부른다.

진로토닉 와일드피치는 진로토닉워터 고유의 맛과 복숭아의 새콤달콤한 맛이 어우러져 깔끔한 단맛을 낸다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은은한 복숭아 풍미와 적당한 탄산감으로 ‘소토닉’(소주+토닉워터)이나 하이볼 등으로 즐길 수 있다.

하이트진로음료 관계자는 “새로운 맛을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해 복숭아 중에서도 맛과 향이 풍부한 개복숭아를 활용했다”며 “세분화·다양화하는 소비자의 입맛과 취향에 맞춰 계속해서 진로토닉워터 라인업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논알코올 맥주에도 등장한 레몬 맛

㈜비어케이는 지난해 3월 ‘칭따오 논알콜릭 레몬’을 출시하며 논알콜릭 맥주 라인업을 확대했다. 사진=비어케이

㈜비어케이는 지난해 3월 ‘칭따오 논알콜릭 레몬’을 출시했다. 2020년 수입맥주 브랜드 최초로 국내에 논알코올 맥주를 선보인 이후 레몬 맛을 추가하며 라인업을 확장했다.

이 제품은 ‘칭따오 논알콜릭’에 진한 레몬주스를 더했다. 회사 측은 인위적인 레몬 맛이 아닌 진짜 레몬주스를 첨가해, 싱싱한 레몬을 갓 짜낸 듯한 상큼함을 구현해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균형 잡힌 산미(酸味)와 달콤함이 부드러운 탄산과 조화를 잘 이뤄 새로운 풍미를 준다고 덧붙였다. 한 캔(330㎖)에 60㎉로 모임 자리에서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다.

비어케이 관계자는 “국내 주류업계에 제로 슈거와 저도주(低度酒) 열풍이 확산하면서 과일 맛과 향이 첨가된 주류가 대세로 떠올랐다”며 “상큼하고 청량한 맛이 매력적인 칭따오 논알콜릭 레몬과 함께 훌쩍 다가온 여름을 즐기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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