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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설진 감독 “'스토리 인 관악' 인연 시작...‘G.I.G’에 전 세계 댄서 부른다"

연극 무대 오르고, 배우 활동도 병행하며 재미와 멋을 추구하는 김설진 안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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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76호 이윤수⁄ 2024.07.11 17:07:21

서울 관악문화재단 글로벌 스트리트 컬처 축제 ‘그루브 인 관악’이 ‘2024 대한민국 문화예술·관광 박람회’에서 2년 연속 ‘지역문화 우수사례상’을 수상받았다. 사진=서울 관악문화재단

서울 관악문화재단 글로벌 스트리트 컬처 축제 ‘그루브 인 관악’이 ‘2024 대한민국 문화예술·관광 박람회’에서 2년 연속 ‘지역문화 우수사례상’을 수상받았다.

서울 관악문화재단은 관악구 내 골목 혹은 방앗간 등 오래된 장소에서 아티스트들이 춤을 추면 어떨까 하는 고민 이후 안무가이자 무용수인 김설진 감독을 초대해 관악구 곳곳을 답사했다.

 

그리고 립제이 등 많은 댄서와 함께 관악구 지역을 기억하기 위한 ‘스토리 인 관악’을 제작했다. 스토리가 생겼고, 관악만의 리듬이 모여 주민과 댄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그루브 인 관악 페스티벌이 탄생했다.

올해 시즌3을 맞이한 글로벌 스트리트 컬처 축제 그루브 인 관악(GROOVE IN GWANAK).

지난 6월 15~16일까지 양일간 신림동 별빛내린천 일대에서 6만여 명의 관객을 모으며, 사계절 축제 브랜드인 관악페스티벌의 여름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았다. 이번 축제는 힙합, 팝핑, 락킹, 브레이킹 등 다양한 장르의 국내외 600여 명의 청소년, 청년 댄서들이 참여했다. 프랑스, 타이완, 베트남, 일본 등 해외 유명 배틀 대회 우승 월드클래스 댄서 등 해외 댄서 참가자도 등장해 놀라움을 안겨주기도 했다.

스토리 인 관악부터 그루브 인 관악까지, 페스티벌의 흥행은 감독인 ‘그’가 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최근 연극 무대에 올라 관객과 소통하고 있으며, TV 드라마에 출연해 열연을 펼치고 있는 안무가이자 무용수인 김설진이 주인공이다.

김설진 감독과 만나 관악문화재단 ‘그루브 인 관악’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와 함께 그에 대한 궁금증까지 물어봤다.

- 어떻게 서울 관악문화재단과 인연을 맺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2019년 관악문화재단 출범 직후 처음으로 기획된 ‘스토리 인 관악’은 청년문화(스트릿), 일상적 공간, 숏폼콘텐츠라는 기획으로 시작됐다. 사진은 참여 아티스트들의 촬영 현장. 사진=관악문화재단

“관악문화재단과의 인연은 ‘스토리 인 관악’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스토리 인 관악은 관악구만의 장소에서 춤, 음악, 영상을 아우르는 콘텐츠입니다.

서울 관악구는 재건축 지역이 많은 곳입니다. 아주 오래된 건물과 새로운 건물들이 함께 섞여 있는 모습이 지금 우리나라 모습과 많이 닮아 있는 동네하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관악구 봉천로 점성촌, 삼성동 시장 입구, 연희빌라, 신림중앙시장 등 관악구만의 흔적을 남겨보자 해서 관악재단과 의기투합해 제작했습니다.

동네 특유의 이미지를 통해 영감을 얻고 안무를 기획했어요. 그리고 많은 댄서와 함께 '스토리 인 관악'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기억할 수 있도록 사라져가는 동네를 남기기 위해 QR 코드로 제작해 언제 어디서나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기도 했습니다.”

-올해 '그루브 인 관악'이 3회째더라고요. '그루브 인 관악' 페스티벌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페스티벌 자체에 사람들이 모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는 게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관악구로 서울시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 댄서들이 어떻게 하면 모일 수 있는가를 항상 고민했어요. 또 국내외 댄서가 참여해 각자의 춤을 교류하고 대회에 참여해 배틀을 하면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는 페스티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 내년 그루브 인 관악은 어떤 모습일까요?

“내년 페스티벌에서 기회가 된다면 배틀 파트와 함께 새로운 파트를 추가했으면 좋겠어요. 3~5분 정도의 작품으로 댄서들이 대결하는 파트요. 배틀은 그 나름의 즐거움이 있고요. 또한 작품 대결도 배틀과는 다른 즐거움이 있거든요. 댄서는 배틀만 하는 게 아니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댄서를 위해 새로운 기회를 주고 싶어요.

그리고 국가별로 예선전을 만들어서 1등 한 댄서를 관악구로 찾아오게끔 만들고 싶어요. 서울 관악구에서 해외 댄서들이 모여 누구나 페스티벌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어요. 그리고 이제 시작하는 댄서를 위해 다양한 길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그 길 중 하나로 '그루브 인 관악'이 한몫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서울 관악문화재단이 제작한 '스토리 인 관악' 시즌 1에 참여한 김설진 감독. 사진=서울 관악문화재단

-개인적인 질문으로 넘어가 볼게요. 감독님은 어떻게 춤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어릴 적 TV에서 춤을 추는 사람들을 처음 보게 되었어요. 진짜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그때는 스트리트 댄스라는 용어 자체를 몰랐지만, 주위에 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 있더라고요. 그래서 춤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연습했어요. 그게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춤을 배우기 위한 과정은 어떠셨어요?

“저는 잘한다는 소리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요. 창피했고, 몸치에 체력도 부족해서 춤을 추기 아주 힘들었어요. 하지만 그 모든 것보다 춤을 추고 싶은 욕망이 더 컸어요. 빨리 새로운 동작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연습했어요. 그리고 어려운 동작을 해내고 싶다는 생각으로 춤을 배웠던 것 같아요.

그리고 춤을 익히기까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렸을 적 젓가락을 사용하기 위해 시간을 들여서 반복하고 꾸준히 연습해서 터득하잖아요. 그래서 몸으로 익히면 자연스럽게 젓가락을 사용해서 밥을 먹죠. 그 원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떤 것보다 과정이 존중받는 것이 춤이라고 생각해요. 과정이 없으면 인정을 못 받아요.

저는 춤이라는 건 정말 인생과 제일 비슷한 것 같다고 생각해요.”

-프로필을 찾아보니 대학교 때는 현대무용을 전공하셨더라고요.

“서울로 와서 오디션을 보고 가수와 함께 무대에서 춤을 췄어요. 그러다가 백야라는 영화를 우연히 보게 되었어요. 영화에서 나오는 동작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주변 지인에게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그 동작은 현대무용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현대무용을 배워야겠다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서울예술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고요”

-현대무용으로 전향 후 힘들었던 적은 없었나요?

“저는 전향보다는 확장의 개념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늘 힘들었어요. 모든 장르의 춤, 동작을 처음 접할 때마다 항상 어려웠거든요. 지금도 새로운 동작이나 장르에 도전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어렵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과정들을 즐겼고, 과정을 지나다 보니까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댄서 및 안무가로서 후배를 위해 길을 잘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했으며, 배우로서는 아직 성장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선배가 닦아놓은 길을 열심히 따라 가야겠다는 이야기 한 김설진 감독.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현재 '꽃, 별이 지나'라는 연극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어떤 공연인지 설명 부탁드려요.

“‘꽃, 별이 지나’라는 작품에 올라 관객과 만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움직임 연극이고요. 상실의 아픔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픈 선택에 대해서 인지하고, 이겨낼 수 있는 힌트를 주고 싶은 마음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저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돌보는 미호의 오빠 정후 역으로 출연하고 있습니다.”

2004년 창단한 공연배달서비스 간다가 선보이는 20주년 퍼레이드 세 번째 작품 '꽃, 별이 지나'. 제주도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미호가 과거의 아픈 이야기를 마주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사랑의 형태'라는 이름으로 공연된 작품을 수정해 새롭게 선보였다.

미호 역에 김지현, 정연, 조혜원, 그리고 정후 역에 진선규, 김설진, 최지현, 희민 역에 이희준, 김대현 등의 배우가 출연해 열연을 펼치고 있다. 8월 18일까지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에서 열린다.

-배우와 안무가로서의 김설진은 각각 어떤 사람일까요?

“제가 아무래도 춤춰온 시간이 좀 길다 보니까 춤 관련 분야에서는 선배보다 후배가 더 많아졌어요. 그래서 후배들이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더 만들어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그리고 반대로 연기하는 사람으로서는 아직 선배들이 더 많죠. 그래서 선배들이 만들어 준 길을 열심히 따라가야겠다고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MBN 드라마 '세자가 사라졌다'에 출연한 김설진 감독.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그는 멋이 있어야 재미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재미를 좇다 보니 댄서, 무용가, 배우, 감독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 감독은 재미와 즐거움을 위해 친구들과 함께 무버라는 단체도 만들었다고 한다. 

 

재미라는 단어를 찾아보니 즐거운 기분이나 느낌이라는 뜻도 있지만 좋은 성과나 보람이라는 뜻도 있다. 김 감독은 즐거움 안에서 보람과 성과에 대한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자기 인생을 살아간다고 느꼈다. 새로운 재미를 찾아 우리에게 그동안 보여주지 못한 모습도 보여주길 바란다. 


< 문화경제 이윤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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