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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프리즈②] 3회차 프리즈 서울…“예술 축제의 장 만들어”

개막 첫날부터 성공적인 판매실적 기록…‘실속’ 내세운 변화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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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80호 김금영⁄ 2024.09.09 16:33:19

'프리즈 서울 2024' 입구. 사진=김금영 기자

하반기 미술계 가장 큰 축제인 ‘키아프·프리즈 서울’이 막을 내렸다. 서울 곳곳이 예술 축제의 장으로 물들었고, 키아프·프리즈 서울은 아시아, 유럽, 미주권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방문한 수많은 관람객의 행렬 속에 성공적인 판매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약 7만 명 프리즈 현장 찾아
참여 갤러리는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

'프리즈 서울 2024'에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이 설치된 모습. 사진=김금영 기자

“저거 뉴진스 그 그림!” 프리즈 입구 쪽에 설치된 무라카미 다카시의 그림을 가리키며 반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프리즈는 지난해와 비슷하게 방문객들로 붐비는 모습을 보였다. 4일 시작해 7일 막을 내린 프리즈엔 전 세계 46개국 주요 미술관의 큐레이터, 기관 대표와 컬렉터를 포함, 약 7만 명이 방문했다. 프리즈 측은 “올해 프리즈 서울은 한국의 예술무대와 세계 유수의 국제 갤러리들이 함께하며 폭 넓은 시야로 그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참여 갤러리의 경우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32개국 110여 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대표적인 갤러리로 갤러리현대, 가고시안, 국제갤러리, 티모시 테일러, 하우저&워스, 갤러리 퀸, 아라리오갤러리, 페이스 갤러리, 리만 머핀 등이 있었다.

특히 올해는 아시아권 갤러리의 비중을 높였고, 신규 참가 갤러리 23곳 상당수는 이번에 프리즈를 통해 서울에서 첫 전시를 가지는 등 저변 확대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가성비’ 내세운 현실적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 2024'가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김금영 기자

1회차 때 파블로 피카소, 장 미셸 바스키아, 프란시스 베이컨 등 미술사 거장의 수백 억대 작품을 내걸었던 프리즈는 3회차를 맞은 올해엔 가성비를 내세웠다. 니콜라스 파티(33억 원), 게오르그 바젤리츠(29억 원), 조지 콘도(26억 원) 등 작품을 제외하면 새 주인을 만난 작품들 모두 10억 원대 미만이었다. 관련해 키아프, 프리즈 모두 “현실적 아트페어로 가고 있다”고 방향을 밝힌 바 있다.

지난달 열렸던 간담회에서 한국화랑협회 황달성 회장은 “아트페어는 미술계 발전 기여, 재능 있는 신진작가 소개의 측면도 있지만, 갤러리들이 운영을 이어가기 위한 장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불경기가 이어지는 상황 속 어느 아트페어든 매출이 가능한 작품들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작품 선정을 하긴 어렵다”며 “다만 한쪽에 너무 기울어지지 않도록 부스 구성을 다양화하고, 국내외 퀄리티 높은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즈 서울 디렉터 패트릭 리는 “갤러리들은 시장에 접근할 때 컬렉터 성향과 아트페어가 열리는 시장의 성격, 또 판매 등을 모두 고려해 작품을 출품한다. 올해도 참여 갤러리들이 높은 퀄리티의 작품을 선보이고, 이를 보기 위해 글로벌한 아트계 대표 참가자, 컬렉터가 프리즈 서울을 찾았다”고 말했다.

‘실속형’ 전략, 판매 성과로 이어져

'프리즈 서울 2024'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 사진=김금영 기자

실속형 전략을 내세워 프리즈는 나흘간 다수의 작품이 판매됐고, 오프닝 첫날과 주말에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하우저 & 워스는 니콜라스 파티의 작품(Portrait with Curtains, 2021)을 250만 달러에 판매했다. 또한 에이버리 싱어의 ‘프리 폴(Free Fall)’을 57만 5000달러에, 헨리 테일러의 회화를 45만 달러에 판매했다. 이 밖에 니콜라스 파티의 작품(Triptych with Red Forest)은 35만 달러에, 안젤 오테로의 작품은 28만 5000달러에 판매했다.

PKM 갤러리는 유영국의 회화 작품을 150만 달러에 판매했다. 높은 관심을 받은 정현의 청동 조각은 2만 달러에 판매됐다. 스푸르스 마거스는 조지 콘도의 ‘자화상'(Self Portrait, 2024, 아크릴과 금속 페인트로 린넨에 그린 작품)을 아시아의 한 개인 컬렉터에게 195만 달러에 판매했다. 송현숙의 두 작품(7 Brushstrokes over 1 Brushstroke, 2023/19 Brushstrokes, 2021)은 각각 5만 5천 유로와 6만 유로에 아시아의 개인 컬렉터에게 판매됐다. 페이스 갤러리는 이우환의 회화 작품을 120만 달러에 판매한 것 외에도, 로버트 인디애나의 청동 조각을 55만 달러에 판매했다.

'프리즈 서울 2024'에 마련된 가고시안 갤러리 부스. 사진=김금영 기자

가고시안은 사빈 모리츠, 개빈(Cy Gavin), 데릭 애덤스, 에바 유스키에비츠 등 아티스트들의 회화 신작을 판매했으며, 무라카미 다카시, 우르스 피셔, 에드 류샤의 작품들도 새 주인을 찾았다.

다수의 한국 갤러리들의 성과도 눈에 띄었다. 갤러리 현대는 전준호의 작품 7점을 3만 8000달러에서 23만 달러 사이에 판매했다. 국제갤러리는 페어 기간 동안 양혜규의 작품을 4만 1000유로에서 4만 9200유로에 판매하는 등 다수의 작품을 판매했다. 문성식의 아크릴 캔버스 작품 두 점은 5400만 원에서 6480만 원 사이에 판매됐다.

조현 갤러리는 이배의 작품 10점을 각각 5만 6000달러에 판매했으며, 박서보의 작품 두 점을 각각 12만 달러에 판매했다. 리안 갤러리는 김근태의 작품이 3만 4000달러, 이진우의 작품이 11만 달러, 남춘모의 작품이 3만 7000달러에 판매됐다. 또한, 이목하의 회화를 10만 달러에 중국 컬렉터에게, 아만다 볼드윈의 회화를 4만 5000달러에 한국 컬렉터에게 판매했다.

'프리즈 서울 2024'에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이 설치된 모습. 사진=김금영 기자

글래드스톤 갤러리는 아니카 이의 20만 달러 상당의 조각 작품 다수를 판매했다. 아니카 이의 개인전은 리움 미술관에서 프리즈 서울과 같은 주 개막되기도 했다. 화이트 큐브는 안토니 곰리의 조각을 55만 파운드, 가브리엘 오로즈코의 회화를 25만 달러에 판매했다.

다양한 시대를 아우르는 예술 작품을 선보이며, 수천 년의 예술사를 독특한 시각으로 조망하는 프리즈 마스터스 섹션도 성과를 올렸다. 가나 아트는 최종태의 주요 청동 조각 작품을 1억 원에, 이상국의 유화 작품을 7000만 원에 판매했다. 학고재는 신상호의 작품을 소개했으며, 이 작품은 페어 첫날 주요 국제 기관에 판매됐다. 갤러리 신라는 곽훈의 회화를 2억 9800만 원에 판매하며 관심을 끌었다.

포커스 아시아 섹션에서는 다수의 갤러리들이 주목할 만한 판매 성과를 거뒀다. 실린더는 이종환의 작품 8점을 1200달러에서 5700달러 사이에 판매했다. A-라운지는 조효리의 회화 두 점을 각각 5500달러와 6000달러에 판매했고, 가요코유키는 에블린 타오청 왕의 회화를 5만 5000달러에 개인 컬렉터에게 판매했다. 추가로, 백아트가 소개한 박경률의 작품은 많은 관심을 받으며, 다섯 점의 회화를 각각 최대 5000달러에 개인 컬렉터들에게 판매했다.

연계 행사 및 협업 부스 풍성

'프리즈 서울 2024'에 마련된 LG 올레드 부스. 사진=김금영 기자

프리즈가 열리는 기간 도시 전역엔 여러 문화 행사들이 이어졌다. 을지로, 한남, 청담, 삼청 지역에서 펼쳐진 갤러리 나이트에서는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아트선재센터, 호림박물관, 일민 미술관, 리움 미술관,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송은 등 주요 기관에서 늦은 시간까지 문을 열며 많은 관람객을 맞이했다.

특히 올해에도 든든한 지원이 이어졌다. LG 올레드는 공식 헤드라인 파트너로 참여해 전시장 내에 부스를 꾸리기도 했다. 서도호 미술가와 서을호 건축가 형제가 수묵 추상의 창시자로 불리는 아버지 고(故) 서세옥 화백의 작품을 ‘LG 투명 올레드 TV’를 통해 재해석하는 장으로, ‘LG 투명 올레드 TV’가 국내에서 첫 공개되는 자리이기도 했다.

LG전자 오혜원 HE브랜드커뮤니케이션담당은 “LG 올레드는 이번 전시에서 투명 올레드 TV라는 디지털 캔버스를 처음 선보였다”며 “투명 올레드 TV를 통해 서세옥 화백의 대표작들이 2차원 평면을 너머 3차원 공간으로 펼쳐지면서, 프리즈 서울 관람객에게 예술과 첨단 기술이 완벽히 융합된 잊지 못할 경험을 전할 수 있어 의미 깊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 20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프리즈를 지속 지원해온 글로벌 리드 파트너 도이치뱅크가 올해도 힘을 보탰다.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 또한 아트페어 기간에 맞물려 열리면서 국내를 예술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패트릭 리 디렉터는 “올해 프리즈 서울은 전 세계 예술 캘린더에서 중요한 행사로서 그 입지를 더욱 확고히 했으며,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더욱 특별한 에너지와 열정을 불어넣었다. 키아프 서울과의 협업,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의 개최는 예술의 힘을 더함과 동시에 한국 미술의 깊이와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어 그 의미가 더욱 빛났다”며 “앞으로 프리즈 서울은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 역동적인 도시의 문화적 풍경을 더욱 확고히 이어갈 것이다. 더 생동감 넘치는 프리즈 서울의 미래를 고대하며 프리즈 서울 2025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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