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영⁄ 2024.09.24 11:22:54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 이하 예술위)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 이하 문체부)가 후원하는 ‘문학주간 2024 스핀오프’가 이달 27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서울 마로니에공원 일대(전시, 야외무대), 아르코 소극장, 예술가의집 및 전국 각지에서 펼쳐진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하는 문학주간은 문학인, 향유자, 매개자들이 소통하며 문학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문학의 의미와 가치를 국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확산하는 문학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주제인 ‘스핀오프’는 다양한 문학 작품과 창작물을 통해 우리 삶을 새롭게 해석하고 이야기를 확장해 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이를 통해 문학이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삶에 새로운 의미와 가능성을 탐구하는 데 중점을 둔다.
27일 오후 7시 진행되는 개막공연은 지난 5월 타계한 한국 문단의 거장이자 한국 민중시의 선구자인 고(故) 신경림 시인을 기리는 헌정 낭독공연으로, 시인 강우근과 시인 신미나의 낭독과 가수 하림의 공연으로 꾸며진다.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5일간 ▲ 주제스테이지 16개 프로그램 ▲ 공모스테이지 20개 프로그램 ▲ 협력스테이지 12개 프로그램 ▲ 전시, 참여형 2개 프로그램 등 총 50개의 프로그램이 전국적으로 진행되며, 190여 명의 문학인과 예술가들이 참여하여 다양한 문학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주제스테이지에서는 문학인들이 기획한 낭독, 공연, 토크, 대담 등 다양한 형식으로 문학에서의 스핀오프를 탐구한다. 27일 오후 5시 ‘사랑 외전 쓰기’에서는 소설가 권혜영, 이희주, 조예은이 서로의 작품을 바탕으로 한 스핀오프를 통해 확장된 소설의 세계를 탐구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이어 28일 오후 4시에 열리는 ‘다음 페이지로, 확장되는 소설’에서는, 단편소설 ‘여기 우리 마주’를 장편소설 ‘마주’로 확장한 소설가 최은미와 가상의 도시 ‘안진’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소설가 강화길과 함께 소설의 확장된 세계에 대해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29일 오후 2시 ‘극장 외전’에서는 걷는 연극 ‘셰익스피어 소네트’의 구자혜 연출가와 ‘0set프로젝트’의 신재 연출가가 참여하여, 극장 바깥의 연극과 현실을 재구성하는 작업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같은 날 오후 3시 ‘소설, 역사의 외전’에서는 소설가 박서련이 참여하여 작품 속 역사적 인물과 장소를 중심으로 한 북토크를 진행한다. 또한, 일제강점기 시대의 여가수들의 가창법을 계승하고 재해석한 뮤지션 이정표의 공연도 함께 펼쳐진다.
다음달 1일 오후 1시에 펼쳐질 ‘역사의 알고리즘’에서는 극작가이자 연출가 정진새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연극의 죽음과 로봇 배우의 탄생을 다룬 ‘액트리스원: 국민로봇배우 1호’, ‘액트리스투: 악역전문로봇’의 스핀오프인 ‘시스터 액트리스’를 배우들과 함께 낭독공연 형식으로 선보이며, 문학과 연극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주제스테이지는 이 밖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문학의 스핀오프를 탐구한다.
다음달 1일 오후 7시 폐막공연 ‘우리 곁의 파랑’에서는 천선란의 소설 ‘천 개의 파랑’을 원작으로 한 창작가무극 ‘천 개의 파랑’을 연출한 김태형 연출가와 배우들이 무대에 오른다. 원작가 천선란이 직접 참여해 배우 및 연출가와 대화를 나누며, 텍스트가 어떻게 살아 숨쉬는 언어와 몸짓으로 재해석됐는지, 그 과정과 비하인드를 공유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다양한 협력 기관과의 프로그램을 통한 문학의 확장도 기대된다. 이달 27일 오전 11시, 한국문학번역원과의 협업 프로그램인 ‘작가와 함께하는 낭독극장’이 진행된다. 소설가 손보미와 뮤지컬 배우 김성현이 문학 작품의 깊이를 공연 예술로 표현하며, 독자와 예술가가 함께 작품을 재해석하고 창조적으로 연출하는 참여형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28일 오후 3시에는 글틴이 뽑은 2024 오늘의 문학으로 선정된 고선경 시인의 ‘샤워젤과 소다수’와 김멜라 소설가의 ‘제 꿈 꾸세요’에 대한 작품 추천사와 작가에게 쓴 편지를 무대에서 낭독하고,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청소년이 문학과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29일 오전 11시 ‘2024 상반기 포커스’ 북토크에서는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의 소설가 김기태의 작품 집필 방식과 사회적 시각을 탐구한다.
다음달 1일 오후 5시 ‘문학주간 클래식: BS없는 BS낭독회’에서는 독자들이 직접 뽑은 문장을 독일에 있는 소설가 배수아와 함께 읽고 나누면서 그녀의 독특한 문체와 세계관을 탐색하는 공감각적 낭독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출판사/서점과 함께하는 ‘협력스테이지’에서는 ‘민음사’, ‘위즈덤하우스’, ‘교보문고 북다’, ‘안온북스’, ‘프로파간다’, ‘인스크립션’, ‘베리떼’ 등과 함께 다양한 문학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각 출판사에서는 김중혁, 서윤후 등 소설가와 시인들이 참여해 한국 문학 낭독을 선보이며, 민음사는 여성주의와 여성문학 연구를 지속해 온 학자들과 함께 ‘한국여성문학선집’의 작품들을 소설가 김화진, 서이제의 목소리로 낭독하고 여성문학에 대한 깊이 있는 토크를 진행한다.
위즈덤하우스와 북다는 독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시리즈물의 발간과정을 편집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풀어내며, 두 시리즈에 모두 참여한 적이 있는 이희주 작가가 사회를 진행하는 토크를 통해 그 뒷이야기를 흥미롭게 전달한다. 또한, 문학의 비하인드에 대한 지역과 장르 서점의 이야기도 다룬다. 군산과 부산과 연희동, 희곡, 청년문학, 그리고 새로운 주제의 문학을 출간하고 독자들과 만나는 과정에서 겪는 노력과 고민을 함께 나눈다.
문학주간 2024에서는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문학 창작자들이 문학 작품을 통해 소통하고 함께 향유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공모스테이지’도 운영된다. 전문 심사위원단의 평가를 통해 선정된 20개 작품은 문학주간 기간 중 대학로 일대에서 열리는 ‘대학로형’ 공연과 전국의 다양한 공간에서 진행되는 ‘전국형’ 공연으로 나뉘어 관객들을 만난다.
다양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이달 27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지하 다목적홀에서 열리는 기획전시 ‘낮의 집, 밤의 집’은 올가 토카르추크의 ‘낮의 집, 밤의 집’에서 영감을 받아, 데칼코마니 구조로 설계된 ‘낮의 집’과 ‘밤의 집’이라는 두 개의 공간을 선보인다. 관객들은 ‘낮의 문장’과 ‘밤의 문장’으로 가득 채워진 각각의 공간에서 낮과 밤이라는 상반된 세계를 체험할 수 있다.
주말에는 안무가 고권금과 배우 강혜련이 참여하는 특별 공연이 열리며, 낮과 밤의 경계를 넘나드는 움직임과 낭독을 통해 스핀오프의 개념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전시와 공연은 문학이 원작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파생시키는 과정을 탐구하며, 관객들에게 낮과 밤의 대비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사전 예약 없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으며, 주말 공연은 사전접수가 필요하다. 그 외 마로니에공원에서는 체험부스와 북라운지도 운영된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