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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공룡 편의점②] 포화 상태 도달한 한국 편의점 시장…양강 체제로의 재편 가시화

CU-GS25 구도 강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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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예은⁄ 2024.11.19 15:08:41

5일 서울 용산구 GS25 숙대학생회관점에서 학생들이 '천원의 도시락'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국의 편의점 시장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2000년대 황금기를 지나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업계는 CU와 GS25를 중심으로 한 양강 체제로의 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는 단순한 시장 점유율 경쟁을 넘어, 산업의 근본적인 구조 변화를 시사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편의점 수는 이미 편의점 대국 일본과 유사한 수준이다. 일본이 한국 인구의 2배 이상인 점을 감안한다면, 편의점 수가 구조적으로 더 증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3위와 4위 업체인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안정적인 흑자 구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1위와 2위 업체인 BGF리테일(CU)과 GS리테일(GS25)이 주요 입지를 선점했고,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일매출 수준도 앞서 나가는 상황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올해부터 가시화된 산업 성장률 둔화다. 리오프닝 효과 소멸과 가공식품 물가 상승이 겹치면서 기존 점포의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신규 출점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러한 시장 상황은 단순한 성장 둔화가 아닌, 산업의 구조적 재편기로 해석된다. 특히, 2014년 일본의 사례는 한국 시장의 미래를 예측하는 중요한 참고점이 된다. 당시 일본은 산업 성장률 둔화가 업계 재편으로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상위 업체들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일본 내 상위 업체들의 시장점유율(Market Share) 상승과 경쟁 완화에 힘입은 영업 레버지리 확대가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향후 국내 편의점 시장 역시 양강 체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며, 상위 기업들의 기업 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이들을 중심으로 수익성 중심의 안정적 성장이 기대되며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의 중장기 실적 개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양강 체제 재편, 상위업체 기업가치 재평가 기대

 

올해 유통업계 주가는 소비 심리 악화와 내수 둔화의 영향으로 연초 대비 10%p 하락하며, 코스피 지수를 9%p 하회했다. 내수 의존도가 높은 유통 업종은 매크로 변수에 따른 소비 심리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특히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소비 위축이 심화됐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고금리 장기화로 비소비성 지출(소비지출에 포함시킬 수 없는 이전지출)이 3% 증가하는 한편, 누적된 식품 물가 상승(9월 기준 +2.4%, 신선식품 물가 +12.7%)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다.


이에 따라 소비 패턴의 변화도 두드러졌다. 9월까지 온라인 구매 비중은 소매판매의 52.4%를 차지하며 전년 동기 대비 1.9%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물가 상승과 소비 심리 위축 속에서 비용 효율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온라인 채널을 선호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대응해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장기화되는 실적 부진에 대응하고자 희망퇴직, 점포 효율화, 부진 사업 개편 등 비용 절감을 통한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상위 사업자들은 단기적인 이익 부담에도 불구하고 선제적으로 본부 임차형 가맹(상가주와의 점포 임대차 계약을 본부가 직접 수행하고, 점주에게는 운영만 위탁하는 가맹 모델) 형태를 늘리면서 구조적인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25년에는 금리 인하(기준금리 2.75% 전망)와 물가 안정(소비자물가 상승률 2%대) 등으로 전반적인 매크로 환경은 점차 개선될 전망이다. 다만, 기저 효과를 뛰어넘는 구조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경제 성장 추세가 완만하고 누적된 물가 상승 부담으로 전반적인 소비 여력은 여전히 낮기 때문이다. 이에 제한적인 소비 회복과 소비 패턴 변화로 유통 업종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일 서울 마포구 CU 홍대상상점에서 열린 라면 수출 10억불 달성 기념 현장 간담회에서 외국인 참석자들과 함께 라면을 시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 연구원은 유통업계에서 어려운 소비 환경에서도 탄탄한 실적을 시현하며, 이커머스의 공세에서도 편안한 선택지로 편의점을 지목했다.


업계 공급 측면에서는 기존 맘앤팝(나이 든 노부부가 운영하는 동네의 조그만 가게) 점주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편의점으로 전환하는 추세이다. 수요 측면에서는 외식 물가 상승의 대체재 성격으로 식품 구매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편의점은 유통 채널 중 객단가가 가장 낮고(약 7,000원), 지근거리 쇼핑 채널, 24시간 영업이라는 특징 때문에 가격 민감도도 높지 않다.


특히 올해부터 시장 포화에 따른 점포당 매출 둔화로 국내 편의점 산업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상위권 사업자로의 업계 재편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국내 편의점 수는 약 5만 5,000여 개에 이르며, 구조적으로 매출 성장률 또한 낮아지는 추세다. 그 결과 BGF와 GS리테일 등 상위 2개 사업자를 제외한 하위 업체들의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재계약 및 신규 수요에서도 상위 2개 업체로의 쏠림 현상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반적으로 업계의 점포 수 증가율은 둔화되고 있지만, 상위 사업자 중심 점유율 확장은 더욱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BGF와 GS리테일은 올해 8월 말 기준 모두 연간 출점 가이던스인 800점에 계획대로 부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황이 안 좋아지면서 실적 가시성이 높은 상위 사업자로 가맹 수요가 더 집중된 결과다. BGF와 GS리테일 모두 신규 점포 중 유사 업종 전환비율이 각각 34%, 35% 수준까지 상승했으며, BGF리테일의 경우 신규점 매출이 기존 점포의 99% 수준에 이르며 점포 증가 효과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처럼 상위사업자로의 업계 재편 과정에서 GS리테일과 BGF리테일의 출점은 안정적으로 지속되는 한편, 상위 업체들의 본부임차 매장 확대 추세 역시 완만해지며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점 성장률은 2~3% 수준에 그치나, 그간 수익성에 부담이 된 본부임차 매장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은 완화돼 8%대의 영업이익 성장 전환이 기대된다.


그동안 한국 편의점 업계는 신규 점포 확장에 따른 자본 지출(CAPEX) 증가로 고정비 부담이 빠르게 늘어왔다. 이는 가맹수수료율 상승으로 인한 매출총이익률 (GPM, Gross Profit Margin) 개선 속도를 압도하며, 매출 성장 대비 비용 증가가 더 가파르게 이루어지는 수익성 압박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기업 가치 평가에서도 저평가 기조가 지속돼 왔다.


그러나 향후 상위 편의점 사업자들이 신규 출점보다는 기존 점포의 매출 효율성과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며 2025년부터 이러한 추세에 변화가 예상된다. 고정비 증가 속도가 둔화되고, 가맹수수료율 상승이 이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변화는 고정비 구조의 효율화와 점포 확장 전략의 재조정에서 기인한다.


고정비 증가 속도가 둔화됨에 따라 편의점 업계는 본격적인 영업레버리지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영업레버리지는 고정비 부담이 감소하면서 매출 증가가 이익률 개선으로 직결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일본 편의점 시장은 이미 유사한 과정을 겪으며 업계 재편과 함께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경험한 바 있다.


한국 시장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재현될 경우, 상위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MS) 확대와 전환점 유치 경쟁 완화는 영업이익률이 상향 등의 수익 구조 개선과 함께 편의점 업계 전반의 밸류에이션 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다. 특히 GS리테일과 BGF리테일은 이러한 업계 재편의 수혜를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안정적인 매출 성장과 더불어 비용 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보유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투자 매력이 높은 기업으로 평가된다.


현재, GS리테일은 기존점 성장률 제고를 위해 상품 경쟁력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12월에는 호텔 사업 분할을 통해 복잡한 사업구조로 인한 기업가치 저평가 리스크를 극복하고 편의점의 본업 경쟁력 강화 및 경영 효율성 제고가 기대된다.


BGF리테일은 특히 밸류업 관점에서 성장성과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게 평가된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BGF리테일은 순 현금의 재무 상태를 가지고 있는 업체로, ROE 개선과 주주환원규모 확대를 기반으로 언제든지 밸류업이 가능한 후보 군으로 분류된다. BGF리테일은 3Q24말 기준으로 순현금을 3천억 원 가까이 보유하고 있고, 편의점 경쟁사의 수익성 및 재무구조 악화로 전환점 유치 경쟁이 축소되면서, 자본 지출 부담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KT&G는 견조한 실적 흐름을 기반으로 ROE 개선과 주주환원규모 확대를 도모하며 코스피 지수를 40%p 이상 아웃퍼폼한 성과를 기록한 바 있다. 이 같은 사례를 비춰볼 때 BGF리테일은 수익성 개선에 따른 기업 재평가와 함께 향후 밸류업 기반의 성장성까지 도모할 수 있을 전망이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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