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 내에서 가장 진취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메리츠금융지주가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시현하며, 3분기 누적 실적만으로 ‘2조 클럽’을 사실상 달성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올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이 1조 9,83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4조 6,935억 원, 영업이익은 2조 6,779억 원으로 집계됐다. 총자산은 112조 원,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6.8%였다.
메리츠증권은 올 3분기 기업금융 부문 안정화와 견조한 자산운용 실적을 바탕으로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48.9% 증가한 1,753억 원을 시현했다. 2018년 1분기부터 27개 분기 연속 1,000억 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자회사인 캐피탈을 제외한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1,296억 원으로 약 65.1% 증가했으며,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5,214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약 60.6% 증가세를 기록했다.
메리츠증권은 6조 원 이상의 자본 규모와 IB 부문의 차별화된 사업 기반을 바탕으로 경상적인 이익창출력이 우수하다. 최근 3년 평균(2021~2023) 영업 순수익 커버리지는 235.0% 수준이다. IB 부문의 수익 비중이 높아 다소 편중된 수익 구조를 보유하고 있으나, 우수한 영업력과 탄력적인 비용 구조를 바탕으로 업계 평균 대비 높은 ROE를 유지하고 있다.
기업금융(IB) 부문에서는 부동산금융 익스포져의 양적 부담이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전체의 약 74%를 구성하고 있는 국내 부동산금융 익스포져의 질은 우수하다. 특히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는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딜의 경우 평균 담보 인정 비율(LTV)이 50% 미만, 선순위 대출 비중은 90%를 초과하는 안정적인 자산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국내 부동산 익스포저는 20.6조 원 규모다. 이 중 PF는 16.5조 원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들의 3분기 기준 PF의 선순위 대출 비중은 97%, 평균 LTV는 41% 수준이다. 회사는 “확고한 원칙에 기반한 선택과 집중 전략과 속도감 있는 의사결정 체제를 통해 양질의 딜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3분기 기업금융은 해외자산 손상 반영 영향에도 부동산 및 기업금융 전반에서 양질의 빅딜을 성사시키는 긍정적인 변화가 관찰됐으며, 양호한 운용 실적과 일부 투자자산 매각으로 당기순이익 증대에 기여했다.
회사는 올 3분기에 부동산 시장의 지역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대형 건설사와 신탁사의 신규 수주 회복세는 더딘 상황에서도 부동산 PF 관련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회사는 서울 종로구 공평지구 PF대출 리파이낸싱 1.2조 원, 부산 해운대 센텀 공동주택 PF대출 1조 원, 서울 강남 르메르디앙 호텔 담보대출 리파이낸싱 9,500억 등 대규모 거래를 성사시켰다.
또한 IB 사업 부문의 수익 원천 다각화를 위해 부동산 딜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금융 딜을 성사시키며 기업금융 부문의 비중을 확대해 가고 있다. 3분기 메리츠증권은 폴라리스쉬핑 대출(3,400억 원)과 한양증권 M&A 인수 금융(1,040억 원)을 포함해 다양한 딜을 완료했다. 4분기에도 고려아연 사모사채 인수(1조 원)와 롯데케미칼 유동화 주선(6,600억 원) 등 굵직한 딜이 예정되어 있어 수익 다각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3분기 자산운용(Trading) 손익도 전년 동기 대비 크게 개선됐다. 이는 금리 방향성에 의존하지 않는 절대 수익 추구 전략과 일부 투자자산 매각을 통해 수익이 개선된 결과로 분석된다. 메리츠증권은 채권 트레이딩에서 금리 방향성에 대한 베팅보다는 상대가치 거래, 차익 거래 및 마켓 메이킹 등 절대 수익 추구 전략의 비중을 높게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3분기에 보유 채권 금리 대비 펀딩 금리가 높은 역기저 상황이 지속되면서 금리 인하를 대비하여 구축한 트레이딩 포지션의 성과는 다소 부진했다. 향후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된다면 해당 포지션에서 좋은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15년간 메리츠증권은 기업금융과 S&T 부문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경쟁력을 보여왔다. 그러나 리테일 부문에서는 일부 랩 운용 상품을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열위한 모습을 보여오기도 했다. 이에 따라 메리츠증권은 타 부문에서 축적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리테일 부문을 새로운 성장의 축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고객 채널별로 다각화된 성장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먼저, 패밀리 오피스 등 부유층 고객을 대상으로 기업금융과 트레이딩 부문에서 쌓아온 역량을 활용해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IB 부문에서 쌓아온 리스크 관리 및 딜 소싱 역량을 통해 엄선된 투자 기회를 고객에게도 제공하며, 단순히 타사의 상품을 유통하는 방식이 아닌 직접 소싱과 구조화를 통해 고객이 투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활용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고객의 수익률을 높이고, 동시에 메리츠의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패밀리 오피스 및 부유층 고객을 위한 새로운 조직을 올해 안에 신설하며, 관련 상품도 개발 중이다.
이 밖에도,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자기 주도형 디지털 채널 고객을 위해 최상의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메리츠는 이미 RP 금리를 제공하며 국내외 주식과 채권 매매 수수료를 최소화한 ‘슈퍼 365계좌’를 출시했으며, 해당 상품은 단기간에 고객 자산 1조 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조만간 매매 수수료와 환전 수수료를 최소화하는 무료 수수료 캠페인을 시작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거래 비용을 낮추고 다양한 투자 상품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적인 사고를 기반으로 리테일 부문에서도 고객 중심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메리츠증권은 자기자본 6.1조 원으로 초대형 IB 요건을 충족하고 있으며, 초대형 IB 지정 신청과 관련해 종투사 제도 개선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메리츠증권의 별도 자기자본은 6.1조 원으로, 현행 초대형 IB 지정 요건인 자기자본 4조 원을 이미 충족했다.
제도 개선에 앞서 회사는 기업금융 등 비부동산 사업 영역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직접 투자 외에도 기관 및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경쟁력 있는 상품 공급을 통해 자산 회전율을 제고할 계획이다.
신규 사업과 관련해서도 모험자본 공급 강화 등을 위한 제도 개선 취지에 부합하게 순수 기업금융 부문의 비중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기본 이익 창출 체력을 강화하고, 제도 변화와 독립적으로 NCR 등 건전성 지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조달 창구의 다변화 등의 효과를 고려해 초대형 IB 지정 신청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거나 진행 중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