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호⁄ 2024.11.26 13:45:55
국립춘천박물관(관장 이수경)은 새단장한 어린이박물관을 11월 26일(화)부터 공개한다.‘강원 문화유산 모두 모여라!’가 이번 어린이박물관 전시의 주제로, 강원의 다섯 가지 문화유산을 ‘내’가 디지털과 아날로그 방식으로 탐색·선택·표현·공유할 수 있도록 어린이박물관을 조성했다. 어린이는 물론 함께하는 어른도 문화유산의 가치를 깨닫고, ‘나’와 문화유산을 연결시키는 방향으로 기획했다.
강원의 문화유산 중 창령사터 나한상·금강산 그림·그릇·선림원 종·채집 도구를 선정했다. 각 문화유산의 대표 특징인 표정·여행기록·재료와 기술·소리의 발생·채집 활동의 원리를 디지털 기기로 탐색하고 ‘나’의 선택에 따라 표현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느끼고, 다른 사람들과 결과물을 공유하는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내용을 준비했다. 또한 쌓기·걷기·느끼기·만지기·던지기와 같은 아날로그 활동으로 각 문화유산을 복합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강원의 수려한 산세를 닮은 어린이박물관 공간에서 다섯 가지 활동을 맘껏 즐길 수 있다. 첫 번째 활동은‘내가 만드는 표정’으로 국립춘천박물관의 가장 인기 있는 전시품 나한상(돌로 만든 부처의 제자 조각상) 얼굴에 내가 선택한 표정을 얹혀보는 체험이다. 디지털 기기로 기쁨·슬픔·놀람·두려움·화남의 감정 수치를 각각 조절하면서 미묘하게 달라지는 표정을 확인하며 내가 표정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각‘감정’별 색이 다른 조각돌을 쌓으며 내 마음의 상태를 표현하는 체험물도 마련했다. 두 번째 활동‘내가 그리는 금강산’은 조선시대 정선이 그린 금강산 그림을 만든 영상으로 금강산 구석구석을 탐색하고, 금강산 명소를 선택해 나만의 여행 기록을 꾸미는 디지털 체험이다. 이와 함께 금강산을 오르내리는 간접 체험 대형 구조물을 설치했다. 경사로를 따라가며 금강산 명소를 보고 금강산 동물들의 소리를 듣고, 가장 높은 전망대에서 일만이천봉을 조망하고, 해금강인 동쪽 바다로 내려가도록 꾸몄다. 휠체어 사용자도 구조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세 번째 활동 ‘내가 만드는 그릇’은 용도와 재료 선택에 따라 그릇 형태와 종류가 달라지는 디지털 체험이다. 토기·청자·백자가 각각 어떤 준비물과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지 이해할 수 있으며, 청자의 상감 무늬 제작 과정과 백자의 제작 과정을 촉각 체험으로도 경험할 수 있다. 앞 세 가지 디지털 활동의 결과물은 모두 실시간으로 전시실 내 화면에 공유되어, 나와 남의 결과물을 함께 감상하며 공유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된다.
네 번째 구역은 청각 체험 공간‘내가 살리는 종소리’다. 이곳에서는 전쟁 때 불에 타 지금은 그 형태가 일그러진 선림원 절에 있던 종의 소리를 살려보는 체험을 한다. 소리의 개념과 종소리의 특징인‘맥놀이’를 배워가며 선림원 절터에서 울리던 종소리를 자연의 소리와 조합하여 만들고 들어볼 수 있다. 특히 종 복제모형도 같이 비치해 직접 손으로 만지면서 종의 재질과 무늬 등을 알아갈 수 있다. 다섯째 구역‘나는야 최고의 채집가’에서는 이동 생활과 정착 생활을 하던 먼 옛날로 돌아가, 과일을 채집하고 곡식을 추수해 보는 디지털 활동으로 구성하였다. 여럿이 힘을 합쳐 콩주머니로 큰 화면 속 과일과 곡식을 맞추면 돌칼, 갈판, 갈돌등의 도구들이 등장하여 식량을 수확하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더불어, 전시실 공간 밖에서도 위 디지털 콘텐츠에 접속하여 체험할 수 있도록 웹사이트(chunkids.kr)를 제작,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동일한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였다. 한편, 어린이박물관 안내데스크에는‘히어링 루프’를 시범적으로 설치하여 누구나 쾌적한 환경에서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8월, 복합문화관 1층에 개관한 영유아·가족 공간‘아장아장 박물관 첫걸음’이 아기들의 감각 놀이를 통한 문화유산 체험 공간이라면, 이번 어린이박물관 공간‘강원 문화유산 모두 모여라!’는 어린이들의 디지털 활동을 통한 자기 주도적인 과제 해결, 협업, 표현, 창작, 공유의 과정을 경험하는 또 다른 형태의 문화유산 학습 공간이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