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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산업전망③] 증권업, 금리 하락 국면 속 성장 가속화…IB 강자 ’한국금융지주’ 주목

부동산 PF 시장 개선과 발행어음 등 IB 중심의 손익 강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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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86호 김예은⁄ 2024.12.17 17:25:08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2025년 증권업은 금리 하락 국면에서 이익 기초 체력이 정상화되며, 세 가지 핵심 모멘텀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기업금융(IB) 업황의 개선에 따른 관련 수익 회복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IB 부문은 금리 하락과 PF 구조조정의 긍정적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문에서 국내 증권사들은 2022년 4분기부터 충당금 반영을 시작해 올해 3분기까지 총 3년여에 걸쳐 해외 부동산 감액 손실 및 PF 충당금을 반영하며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을 확보해 왔다. 삼성증권은 2024년 3분기까지 주요 PF 관련 충당금과 손실이 대부분 반영된 상황에서, 2025년에는 금리 하락이 조달 비용 감소와 함께 IB 딜(거래) 규모를 증가시킬 것이라 분석했다. 이에 따라 IB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한 증권사들이 유리한 입지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의 2025년 커버리지 합산 IB 수수료 수익이 2024년 대비 6.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PF의 시장 개선은 3분기부터 증권사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하며 IB 실적의 회복 양상을 보여왔다. 최근의 금리 인하와 정부의 부동산 PF 정상화 방안에 따른 부실화 사업장의 경·공매가 진행되면서 시장의 기초체력 회복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조달 비용 급증에 따른 유동성 경색으로 공사가 중단되었던 사업장 일부가 회복되며 리파이낸싱(조달한 자금을 상환하기 위해 다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중심으로 PF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내년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 조달 금리 부담이 더욱 완화되어 더욱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하락은 IB 부문의 수익성 외에도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 부문의 수익성 강화로도 연계된다. 금리 하락 국면에서 증권사의 단기매매증권(FVPL,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평가가 개선되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 증권사는 부동산 PF와 해외 부동산 감액 손실액이 트레이딩 수익에 반영되었음에도, 금리 하락에 따라 FVPL의 자산 평가익이 증가하며, 다수 증권사가 트레이딩 수익에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PF 위험 요인 소멸과 더불어 금리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2025년 트레이딩 수익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발행어음 운용의 경우 금리 하락 시 비용 절감 효과가 직접적으로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발행어음이란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의 초대형 IB로 지정된 회사들이 자기신용을 활용해 만기 1년 이내의 확정금리형으로 발행하는 상품이다. 현재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이 이 사업을 운영 중이다. 발행사는 발행어음 운용 마진 등의 신용공여를 통해 이자수익 확보한다.


이 같은 발행어음은 금리 인하 시기에 따른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 발행어음은 1년 단기물로 시중금리 변동에 민감하며, 금리 상승 시 비용이 크게 증가하는 특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해외주식 거래를 통한 브로커리지 수익 다변화는 증권사의 지속 가능한 이익 확보원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 수준에서 안정화되며 고객예탁금의 양호한 증가 흐름을 유지하는 가운데, 2025년의 고객예탁금은 2024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유안타증권은 2025년 일평균 거래대금이 올해 전망치인 19.5조 원보다 소폭 상승한 19.6조 원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3분기 기준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191조 1천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35%(49조 6천억 원) 증가했고, 전년 대비로는 88%(89조 6천억 원) 급증했다. 해외주식 일평균 거래대금도 1조 5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78.2%, 전 분기 대비 29.4% 증가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물가상승률 둔화로 인해 내수가 회복되며, 개인 투자자의 거래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대금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시장 전망에 기반해 삼성증권, 대신증권, 신한투자증권은 전통 IB 강자인 한국금융지주를 2025년 최선호주로 지목했다. 금리 인하에 따라 부동산 PF, 발행어음 운용 등 IB를 중심축으로 하는 시장 성장이 본격화되며, IB를 잘 운영하는 회사일수록 높은 수익을 거둘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금융지주 자회사 한국투자증권 전경. 사진=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은 IB 부문 실적 비중이 높은 한국금융지주가 업황 개선 국면에서 수익성 차별화가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예상 ROE(자기자본이익률) 12.9%를 기록하며 2년 만에 두 자릿수를 회복할 것으로 봤다. 브로커리지 수익과 관련된 이자 수익은 금리 인하에 따른 마진 감소로 일부 감소할 가능성이 있으나, IB 부문의 강력한 실적 성장과 발행어음 운용 이익 개선이 이를 충분히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지배 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11.7% 증가한 3,127억 원을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2,358억 원)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한국금융지주의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은 부동산 업황 저하 등에도 경상적인 이익창출력을 기반으로 2024년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순수익 커버리지 278.6%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성을 기반으로 한국금융지주의 2025년 순이익은 전년 대비 3.3% 증가한 1조 1,456억 원으로 예상된다고 신한투자증권은 밝혔다. 상대적으로 높은 자본 대비 발행어음 비중과 영업 환경 개선 시 양호한 IB 수익 등이 주요한 성장 근거로 꼽힌다.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 말 발행어음 잔고는 16.5조 원으로 커버리지 증권사 중 가장 크다. 발행어음 잔고는 부동산 PF 관련 사업에 투자되며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판단되는데, 3분기 기준 자본 대비 비중은 185.8%다. 유안타증권 우도형 연구원에 따르면 발행어음 잔고가 증가하면 이자 비용은 증가하지만, 금리하락 국면에서 향후 비용률은 점차 하락하며, 이에 따른 비용 감소 효과는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크게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증권사들의 발행어음 연간 비용률은 약 3.4~3.5% 수준으로, 금리 하락으로 비용률이 1%포인트 감소할 경우, 한국투자증권은 약 1,618억 원, NH투자증권은 약 638억 원, 미래에셋증권은 약 782억 원의 비용 개선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24년 예상 순영업수익 대비 각각 6.3%, 3.4%, 3.7%에 해당한다.


특히 한국금융지주는 3분기를 기준으로 PF 구조조정 충당금 적립이 마무리되면서, 과거 견조했던 IB 수익성이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회사는 2022년 말부터 국내 부동산 PF 관련 약 9,500억 원, 해외 부동산 감액 손실 약 4,000억 원 등 총 1.4조 원 규모의 비용 부담이 충당금에 반영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저축은행 2개에 캐피탈까지 보유하고 있어 타사 대비 충당금 적립 규모가 컸는데, 역으로 이 같은 높은 자본 유보율이 향후 국면에서 자본 활용 비즈니스 확대 및 경쟁력 제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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