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구⁄ 2025.02.05 14:24:09
구독 서비스는 전 산업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제 가치를 뽐내고 있다. 최근에는 공연도 구독 경쟁에 뛰어들었다.
세종문화회관은 지난해 1월 9일 ‘색다른 극장 경험’을 시즌 주요 방향으로 제시하며 국내 공연계 최초로 구독 서비스를 열었다.
연 3만9600원으로 1년 내내 ‘세종시즌’(3월22일~12월30일) 공연 28개를 최대 40%까지 할인받는 파격적인 프로그램이다. 구독권 500매를 한정 판매했는데, 판매 시작일인 9일 모두 완판됐다. 구독자 500명은 전 연령대에서 고른 양상을 보였는데, 특히 30~50대가 77%를 차지했다. 이에 사흘 후 300매 추가 판매에 들어가기도 했다.
구독 서비스에는 ‘티빙’ 스탠다드 1개월 이용권, 전자책 플랫폼 ‘밀리의 서재’ 1개월 구독권, 카페 ‘아티제’ 디저트 세트 교환권 등 다른 브랜드와의 제휴 혜택도 포함됐다.
패키지 구성은 연간 시즌을 합창·무용·국악·뮤지컬·오페라·연극 등 여섯 장르로 구별한 ‘장르 패키지’와 세대별 맞춤형 ‘동행 패키지’로 나눴다. 이 중 동행 패키지는 청소년 대상의 ‘올패스 패키지’와 65세 이상의 ‘실버 패키지’로 구성했다. 청소년은 올패스 패키지로 1만 원에 공연을 봤다. 실버 패키지는 높은 할인율에 공연별 프로그램북 한 권이 포함됐다. 여기에 대극장 VIP룸을 전용 라운지로 활용해 대기 없이 티켓을 수령하고, 케이터링과 함께 굿즈를 받는 스위트석을 운영해 차별화된 경험을 안겨줬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지금은 공연장이 호텔, 백화점, 리조트의 콘텐츠와 경쟁하는 시대”라며 “이미 관객은 변화에 민감하고 다양한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연시장은 콘텐츠적 측면에선 앞서 있지만, 서비스 제공 방식 자체는 낡아 있다”며 “개선의 필요성을 느꼈고,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한다”고 덧붙였다.
KT는 지난달 20일 해외 트렌드와 글로벌 매거진에 대한 국내 독자들의 수요를 반영해 디지털 매거진 서비스 ‘모아진’을 OTT 구독 상품으로 출시했다.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 전문기업 플랜티넷과 협력해 선보이는 이번 서비스는 스마트폰과 PC에서 편리하게 이용하는 OTT 구독 상품이다.
모아진은 ‘보그’, ‘엘르’, ‘타임’, ‘GQ’, ‘포브스’ 등 해외 유명 매거진을 포함해 1600여 종의 매거진과 5만 권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다. ‘개인화 큐레이션’과 ‘양방향 실시간 변역’ 등 AI 기반 차별화된 기능을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AI 기반 실시간 번역 기능은 해외출판 버전을 한글로 제공하고 국내 매거진은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로 서비스한다. TTS(Text-to-Speech) 기능으로 음성 콘텐츠 감상도 가능하다.
KT OTT 구독 모아진 서비스는 △국내 매거진 5종 월 4000원 △국내 매거진 무제한 월 7000원 △국내외 매거진 무제한 월 1만3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서비스 가입은 KT 공식 온라인몰 KT 닷컴과 마이케이티앱에서 하면 된다.
김영걸 서비스Product본부장(상무)은 “AI 기능을 접목한 글로벌 매거진 콘텐츠로 새로운 콘텐츠 소비 트렌드를 선도하겠다”며 “앞으로도 AI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hy는 온라인몰 ‘프레딧’의 취급 제품 대부분을 정기배송 형태로 제공한다. 자체 유통망인 ‘프레시 매니저’가 무료 배송한다. 그런 와중 프레딧의 식자재 정기구독 서비스가 늘었다.
신장률이 가장 높은 제품군은 ‘계란’이다. 지난해 12월 정기계약 건수와 주문 수량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4.5%, 17.8% 늘었다. 매출 1위 제품인 ‘잇츠온 무항생제 신선란 10구’는 정기계약 수가 월 1만 건을 넘었다.
‘두부’와 ‘샐러드’ 카테고리도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주문 수량은 직전 연도와 비교해 각각 12.2%, 13.6% 증가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샐러드 라인업도 다양화했다. 식사대용 ‘샐러드밀(Meal)’을 포함해 풀드포크, 나초 등 이색 토핑을 더한 프리미엄 제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또 대량 주문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한 묶음 상품도 선보여 편의성을 높였다.
hy는 고객 편익 강화를 위해 지난해 정기구독 서비스를 개편하며 △구독 시 최대 20% 할인 △10% 페이백 쿠폰 △결제 금액의 1% 적립 등의 혜택을 받도록 했다.
안영민 플랫폼CM팀장은 “고물가에 편의성과 가성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정기배송이 크게 신장했다”며 “식자재 외에도 다양한 품목을 정기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소비자 편익 증진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풀무원이 운영하는 ‘디자인밀(Meal)’은 건강한 구독 서비스다. 개인 맞춤형 식단을 추천하고 편리한 구매와 건강 관리까지 돕는다. 생활 주기별 영양 기준에 맞춘 한 끼 도시락부터 칼로리 균형, 당뇨 관리를 위한 목적별 식단까지 다양한 맞춤 영양 식단을 제공한다.
풀무원은 지난해 12월 디자인밀의 신규 식단으로 ‘저당低糖)’과 ‘고단백’ 스펙을 세심하게 설계해 더욱 건강하게 식단을 관리하는 ‘저당고단백밀’을 론칭했다. 그러면서 당류 섭취 조절이 필요한 고객의 니즈를 반영해 디자인밀의 당류 관리 타입 기준에 맞춰 신규 식단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저당고단백밀 메뉴는 △표고버섯소불고기정식 △데리야끼치킨정식 △토마토닭볶음정식 △숯불소이불고기정식 △매콤제육정식 △대파제육불고기정식 △라구파스타정식 △토마토스튜&호밀빵정식 등 8종이다. 전 메뉴의 당류 함량은 100g당 5g 미만으로, 설탕 대신 대체 당인 알룰로스를 사용했고 풀무원만의 디자인밀 레시피로 맛을 살렸다. 아울러 채소, 단백질, 통곡물의 비율을 2:1:1로 맞췄다. 메뉴당 18g 이상의 단백질을 포함한 고단백 식단이며, 한 끼로 메뉴 평균 하루 영양성분 기준치 기준 단백질 섭취량의 47%를 채울 수 있다.
매일 새벽 전용 보랭 가방에 담아 냉장 상태로 배송되며, 가정과 사무실 어디서든 편리하게 식단을 관리할 수 있다.
풀무원 FI(푸드 이노베이션) 마케팅팀 김하영 PM(상품매니저)은 “건강 관리의 관심이 커지고 저당·고단백 등 영양 균형을 맞추는 식문화 트렌드가 지속해, 더욱 건강하고 든든한 한 끼를 간편하게 즐기도록 신규 식단을 론칭했다”며, “올 초 추가 메뉴를 발굴해 선보이는 등 앞으로도 고객 니즈를 고려한 메뉴를 다채롭게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