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은⁄ 2025.03.31 10:22:41
17개월 만에 재개된 공매도 첫날 장초반 코스피가 급락하며 2500선을 내줬다.
공매도란 주가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 기법으로, 2023년 11월 시스템 보완을 위해 금지 조치되었다가 31일부터 재개됐다.
31일 오전 10시 19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6.71포인트(2.22%) 내린 2501.27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에 비해 1.74%(44.54) 내린 2513.44로 거래를 시작해, 이날 9시 20분경 2487.08까지 급락하며 2500선을 내줬다가 반등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8.86p(1.28%) 내린 684.90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은 지난 2023년 11월 5일 금융위원회의 조처로 전면 금지됐던 공매도가 1년 5개월 만에 재개된 날이다. 당시 정부는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대규모 불법 공매도를 발견하고, 이를 막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할 때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빌려오기로 확정한 주식을 매도 주문 내는 차입 공매도도 허용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는 약 1년 반 만에 불법 공매도를 적발하는 시스템을 만든 이후 공매도 재개를 알렸고, 공매도중앙점검시스템(NSDS)은 이날부터 가동됐다.
공매도 재개를 앞둔 3월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차입이 전월 대비 약 4배로 급증하며, 시장은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공매도 본격화가 국내 증시에 미칠 여파에 주목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25일 기준 외국인의 국내 주식 차입 수량은 총 3억 8714만 409주로 지난달 전체인 1억 58만 2176주와 비교해 약 3.85배 증가했다. 이달 전체 차입 수량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61.88%로 지난달 37.27%에서 크게 늘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강화된 공매도 거래 시스템은 매도 가능 잔액을 확인해 무차입을 사전에 차단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차입 물량 확보가 전제돼야 공매도가 가능하다. 특히 외국인의 차입 수량은 급증한 반면, 대여한 수량 비중은 지난달과 큰 차이가 없어 차입 수량이 공매도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편, 한국 증시는 이날 공매도 여파에 이어 4월 2일로 예정된 트럼프의 상호관세 발표로 변동성 유발 국면에 돌입할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가 상호 관세 발표 후 협상을 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는 점을 미루어 보아, 상호관세로 주식시장이 맞을 수 있는 추가적인 주가 하방압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상호관세 발표 후 그 안에 담긴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을 놓고 시장참여자들간 서로 다른 해석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단기적인 변동성이 높아지는 것은 감내해야 할 것"이라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