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특허그룹장 이한선 전무는 15일 “2차전지 같은 국가 전략 산업의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선 ‘명품특허(Premium Patent)’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한선 전무는 이날 열린 ‘2025년 제1차 지식재산 전략 토론회(전략포럼)’에서 ‘기업의 고품질 특허 창출 노력과 한계’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이 전무가 말한 명품특허는 핵심기술을 폭넓게 보호하면서도 무효화(Invalidation) 가능성이 낮은, 기술패권 경쟁에서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고품질 특허를 말한다.
최근 2차전지 분야는 중국 기업들의 빠른 추격과 특허 확대 전략으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다수의 중국 기업이 빠른 특허 심사 시스템을 활용해 신속하게 글로벌 특허를 확보하는 중이다.
이 전무는 “지속적인 혁신을 통한 선제적 핵심기술 개발과 이들을 보호하는 최초이자 최고인 명품특허의 확보가 중요하다”며 “대한민국은 미국·유럽과 같은 해외 주요 격전지에서 좀 더 빠른 속도로 명품특허를 선점하는 일이 필수”라고 말했다.
이 전무는 이어 “명품특허는 단순한 기업 자산을 넘어 국가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전략이어서, 기업뿐만 아니라 특허청·법원이나 지식재산 업계 등 관련 주체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창출·활용·보호’ 등 모든 분야에 걸쳐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래전부터 ‘IP R&D’ 문화를 정착시켜, 기술 개발과 함께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오고 있다.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2차전지 관련 연구를 시작했고, 30년 넘는 동안 압도적인 특허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지난 2월 기준, 등록 4만여 건에 출원 7만2000여 건으로 현재 전 세계 배터리 기업 중 최다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
한편,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고 기업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후발 기업의 기술 도용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특허 무단 사용으로 유럽·중국·인도·동남아 등으로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기도 하다.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현재 회사가 보유한 특허 중 경쟁사가 침해하거나 침해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략특허’ 수는 1000여 개에 달한다. 이 중 실제 경쟁사가 침해한 것으로 확인된 특허 수만 해도 580여 건에 이른다. 경쟁사들이 침해한 LG에너지솔루션 기술은 기초 소재부터, 공정, 차세대 배터리 및 BMS까지 다양하다. 최근에는 심지어 LFP 각형전지나 CTP, 원통형 46시리즈 등의 분야에서도 다수의 특허침해를 확인했다.
특히, 안전성 강화 분리막의 전극 접착력을 높여 다양한 전극조립체를 구현토록 하는 특허 기술에서 여러 기술 침해가 발견됐고, 2018년 세계 최초로 음극에 적용한 혁신 코팅 기술인 더블 레이어 코팅(DLD) 기술과 탄소나노튜브(CNT) 선분산 기술 등 핵심 공정기술을 접목한 전극설계 특허도 다수의 침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은 정당한 라이선스 계약 없이 무분별한 기술 침해가 지속할 경우 특허침해 금지소송 등 강경한 대응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미국·유럽·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현지 전문가를 적극 확보해 글로벌 소송 역량을 강화하고, 지식재산권을 관리하는 해외 IP오피스 역시 확대해 글로벌 지식재산권을 체계적으로 관리·감독할 계획이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