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 달러 규모 계약…동남아 시장 확대 및 글로벌 진출 교두보 마련

(왼쪽부터) KAI 최종원 전략본부장, KAI 강구영 사장, 필리핀 미손 획득 차관, 호나산 획득 차관보. 사진=KAI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필리핀 국방부와 FA-50 경공격기 12대 추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이로써 KAI는 필리핀에 총 24대의 FA-50을 공급하게 됐다.

이번 계약은 항공기 및 후속군수지원을 포함해 약 7억 달러(약 9,753억 원) 규모로, 2030년까지 순차 납품이 이뤄진다. 새로 도입될 FA-50PH는 공중급유 기능, 능동위상배열레이더(AESA), 공대지·공대공 무장 등으로 성능이 대폭 향상돼 필리핀 공군의 전력 현대화를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는 2014년에도 필리핀과 FA-50PH 12대 수출 계약을 체결해 2017년까지 납품을 완료했다. 당시 FA-50은 마라위 전투 등에서 우수한 성능을 입증했고, 이후 정비 신뢰성과 안정적인 후속지원을 통해 필리핀 공군의 주력기로 자리 잡았다.

이번 추가 수출은 필리핀군의 운용경험과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졌으며, 방위사업청, 공군, 국방기술진흥연구소, 외교부, 현지 공관 등 민관군 협력이 주효했다. 지난해 말에는 수출 항공기에 대한 성능 기반 군수지원(PBL) 계약도 체결해 정비 효율성과 운용 안정성까지 확보했다.

FA-50. 사진=KAI
 

KAI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동남아시아 인접국들의 FA-50 도입 관심이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에 18대를 수출한 데 이어, 필리핀 추가 수출까지 성사되며 아세안 시장에서 KAI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 유럽, 중동, 남미 등 다른 잠재 수요국의 구매 결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KAI는 기존 수출국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는 KT-1, T-50 수출에 이어 KF-21 공동개발을 진행 중이며, 최근에는 KT-1B 기체 수명연장 사업도 수주하며 해외 기종의 성능 개량 사업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강구영 KAI 사장은 “FA-50은 지난 10여 년간 필리핀에서의 안정적인 운용을 통해 신뢰를 구축한 기종”이라며 “앞으로도 고객 맞춤형 성능 개량과 후속지원을 통해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KAI의 위상을 높여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