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영⁄ 2025.07.15 10:16:54
대형마트, 화장품 각 업계의 톱티어가 손을 잡았다. 이마트와 LG생활건강이 협업해 ‘초저가 화장품’을 선보인 것.
이마트는 4월 LG생활건강의 뷰티 브랜드 ‘비욘드’의 신규 스킨케어 라인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GLOW:UP by BEYOND)’를 론칭하고, 피부 탄력 및 광채 개선에 도움을 주는 화장품 신제품 8종을 선보였다. 특히 각 4950원으로 선보여 고물가 시대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실제로 제품 출시 후 10주(4월 17일~6월 25일) 동안 4만 여개가 팔렸다.
호응에 힘입어 이번엔 초저가 화장품 2탄으로 돌아왔다. 여름철 민감해진 피부를 관리하는 수분·진정 라인으로,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히알루론 판테놀’ 4종(토너·세럼·크림·선크림)을 선보였다. 이번에도 가격대는 4950원에 구성됐다.
관련해 이마트가 초저가 화장품 출시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계기 및 LG생활건강과의 협업 과정 등에 대한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이마트 정수민 화장품 바이어에게 서면으로 들어봤다.
- 현재 소속된 팀은 어떤 곳이고, 팀 내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이마트 퍼스널케어 CAT에서 화장품 바이어를 담당하고 있는 정수민입니다. 스킨케어, 시즌케어, 화장 잡화 등 뷰티용품 전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특히 초저가 화장품 기획과 상품 소싱, 트렌드 분석을 맡고 있습니다. 또한 시장 흐름을 읽고 고객 눈높이에 맞는 상품을 선보이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 이마트가 초저가 화장품 카테고리에 주목하게 된 배경은?
“K-뷰티의 성장에 힘입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습니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은 ‘득템(得item·좋은 물건을 얻음)’ 경험을 원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오프라인 매장에 최적화된 상품이 바로 초저가 화장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요. 또한 남녀노소 화장품을 사용하는 만큼 신규 고객 유입을 위한 전략 카테고리로 육성하고자 초저가 화장품을 선보이게 됐습니다.”
- 이마트가 초저가 화장품 프로젝트 첫 협업 상대로 LG생활건강을 선택한 배경은?
“LG생활건강은 다년간 축적된 R&D(연구개발) 역량과 대기업 유통 파트너들과의 협업 경험을 보유한 기업입니다. 특히 비욘드는 다양한 연령층에서 인지도가 높고 사랑받는 브랜드라고 판단했고요. 이런 점들에서 이마트가 추구하는 고객 접근성·대중성 측면에 가장 적합했습니다.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원료와 제형 기술을 갖춘 LG생활건강과의 협업이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판단해 협업 대상으로 선택했습니다.”
- LG생활건강과의 협업 과정에서 특히 이마트 측에서 강조한 부분은?
“품질입니다. 상품 개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단순한 ‘저가형 상품’이 아니라 합리적 가격 안에서도 ‘품질을 포기하지 않는 제품’이었죠. 개발 과정에서 성분과 제형의 사용감, 그리고 패키지 디자인까지 세심하게 조율했어요. 특히 제품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사용감이나 피부 잔여감 등에 대해 반복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았습니다. 이를 LG생활건강과 함께 진행했기에 빠르게 반영하며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현재 이마트가 선보이고 있는 초저가 화장품 카테고리는 어떻게 구성돼 있나요? 첫 시작부터 현재까지 어떻게 확장돼 왔는지 궁금합니다.
“이마트에서 판매 중인 화장품 카테고리는 현재 스킨케어 위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일부 클렌징, 선케어, 마스크팩 상품도 병행 운영 중이고요.
구체적으로 앞서 4월 진행된 LG생활건강과의 첫 협업에서 피부 탄력과 광채 개선에 도움을 주는 화장품 8종을 선보였어요. 나이에 맞는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슬로우에이징(Slow-aging)’ 뷰티 트렌드를 반영했고요. 제품 패키지를 단순화하고 AI(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하는 등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해 오직 품질과 가격에만 집중한 점이 특징입니다. 콜라겐·바쿠치올 등 피부 탄력 케어 성분과 글루타치온 등 브라이트닝 성분을 담았고요. 토너, 세럼, 크림, 팔자 주름 패치, 아이 앰플, 나이트 마스크 크림, 팩 투 폼(클렌징폼), 멀티밤 등 다양한 형태로 출시해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혔습니다.
7월 출시한 2탄은 여름철 외부 환경에 자극받는 피부의 수분 보충과 진정에 도움을 주는 수분·진정 라인으로 선보였어요. 신제품은 피부 보습을 위한 ‘7종 히알루론산’과 피부 진정 효능을 위한 ‘판테놀’을 1만 220ppm을 비롯해 알란토인, 시카 리포좀 성분 등 수분 공급과 진정에 특화된 부가 성분도 함유하고 있습니다. 전제품 피부 자극 테스트를 완료했고요. 인체적용시험 및 실사용 만족도 평가에서 수분감, 진정감, 쿨링감 등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어요.”
- 현재까지 선보인 화장품 중 가장 반응이 좋은 제품은 무엇인가요?
“이마트 전체 화장품 중 가장 인기가 좋았던 제품은 첫 출시했던 글로우업 시즌1 탄력광채 라인 중 아이앰플입니다. 또 글로우업 시즌2 수분진정 라인의 수분크림과 선크림의 인기 역시 상당히 높습니다.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입소문으로 재구매율도 높고, 후기도 좋습니다.”
- 매장 내 화장품 진열 공간을 구성할 때 고객의 눈길을 끌기 위해 특히 신경 쓰고 있는 바가 있다면?
“직관적인 가격 표시와 깔끔한 배치, 상품에 대한 높은 노출도를 가장 신경 씁니다. 이마트 매장 특성상, 다양한 제품이 한 곳에 전개돼 있어, 무수한 상품들 사이에서 특정 상품을 돋보이게 하는 디자인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따라서 제품의 특장점, 가격, 사용 방법 등이 명확하게 보일 수 있는 다양한 연출물에 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또한, 화장품이라는 제품 특성을 반영해 제품 테스트가 가능하도록 테스터(Tester) 운영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 이마트가 하나의 화장품을 선보이게 되는 구체적인 과정이 궁금합니다.
“먼저 트렌드와 소비자 니즈를 분석해 콘셉트를 확정합니다. 이후 협력사와 제조 원가, 품질 기준을 검토하며 상품을 구체화 합니다. 컬러, 제형, 주요 성분, 품질, 원가,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해 협의하고 협상을 진행하죠. 가격 협의 후 포장, 디자인을 확정하고 최종 샘플에 대한 컨펌까지 완료되면, 생산 오더를 내고 최종 제품으로 만들게 됩니다. 최종 제품으로 만들어지는 동안에는 매장에서 어떻게 제품을 돋보이게 만들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적은 비용으로 최대한 효과적으로 고객에게 알릴 수 있도록 마케팅 계획 또한 준비합니다.”
- 이마트 초저가 화장품 카테고리의 주요 타깃층은 어떻게 설정됐고, 실제로 가장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이들은?
“이마트를 많이 방문하는 40~50대 고객층을 주요 타깃으로 설정했습니다. 실제로도 중장년층 고객들이 가장 좋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LG생활건강 제품인 만큼,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으며 브랜드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 4950원이라는 경쟁력 있는 가격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많았습니다.”
- 고품질에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선보이기 쉽지 않은데, 어떠한 방식으로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하고 있나요?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한 것이 가장 주요한 부분입니다. 뿐만 아니라, 유통 마진을 최소화, 불필요한 포장 제거, 사전 기획과 대량 생산 등 다양한 부분이 시너지 효과를 내 합리적인 가격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 화장품은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분야입니다. 초저가 화장품 1탄은 ‘슬로우 에이징’, 2탄은 ‘여름철 수분-진정 라인’을 선보였는데요. 이런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평소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요?
“국내외 뷰티 박람회와 SNS, 뷰티 인플루언서 동향을 주시합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을 직접 구입해 사용해 보고, 화장품 관련된 서적 및 논문을 찾아보기도 합니다. 고객 설문과 리뷰 모니터링을 통해 현장 반응도 적극 반영합니다.”
- 최근 또 주목되는 뷰티 트렌드는?
“최근 K-뷰티의 성장에 힘입어, K-뷰티 그 자체가 트렌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더불어 ‘저자극’, ‘식물성 성분’, ‘뷰티 디바이스’ 등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어 해당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 초저가 화장품 시장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마트가 지닌 차별점은?
“철저한 기준과 테스트로 확보한 믿을 수 있는 품질의 상품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입니다. 초저가 화장품 중에서도, 이마트는 스킨케어 상품을 위주로 운영 중에 있는데요.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인 만큼 믿을 수 있는 성분과 품질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마트는 그 점에 집중해, 합리적인 가격이지만 믿을 수 있는 스킨케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다른 채널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이마트 단독 상품’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별화 요소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 추후 초저가 화장품 카테고리 확장 계획은?
“단기적으로는 다양한 성분, 제형, 기능의 스킨케어 제품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장기적으로는 트렌드와 고객 반응을 반영해 남성전용 라인, 퍼스널케어 카테고리 전체로 넓히고, 추후 색조 카테고리까지의 확장을 검토 중에 있습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