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2025.11.27 15:43:09
기아가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최초로 일반 도로에서 원격 운전 기술을 실증하며 상용화 단계 진입 가능성을 확인했다.
기아는 27일 제주에서 쏘카, 에스유엠, KT와 함께 ‘원격 운전 실증 성과 공유회’를 열고 기술 개발 현황과 실제 시연 결과를 공개했다. 행사에는 국토교통부, 제주특별자치도, 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기술 안전성과 운용 가능성을 직접 확인했다.
원격 운전 기술은 운전자가 없는 차량을 외부 관제 센터에서 4G·5G 네트워크로 제어하는 방식이다. 기술 완성도가 높으면 신속한 서비스 도입이 가능하고, 자율주행 차량의 고장이나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체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교통 소외 지역 지원, 특수 목적 모빌리티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확장성이 크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기아는 올해 4월 국토교통부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확보한 뒤 쏘카, 에스유엠, KT와 ‘원격 운전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주와 화성 등에서 실증 준비에 착수했다. 역할 분담은 기아가 프로젝트 총괄, 쏘카가 카셰어링 플랫폼 제공, 에스유엠이 원격 솔루션 및 실증 차량 운영, KT가 네트워크 구축과 관리 등을 맡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컨소시엄은 실제 카셰어링 운영 환경을 고려해 기아의 PBV 모델인 PV5 기반 원격 운전 시스템을 새롭게 개발했다. 통신 품질 저하나 단절 상황에도 제어가 유지되도록 통신망을 이중 구축하고, 대응 인력 교육과 긴급 출동 체계를 마련하는 등 안전 장치를 다층 구조로 설계했다.
기아와 컨소시엄은 내부 테스트 이후 지난 한달 동안 제주공항과 제주쏘카터미널, 용두암 등 공도 구간에서 약 70시간, 1000km에 이르는 사전 주행을 완료했다. 시연 차량은 행사 당일 주요 관계자가 직접 탑승한 가운데 정상적으로 운행을 마쳐 기술 안정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기아는 제주 실증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원격 운전 기술을 지속 고도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여러 지자체와 협력해 실증 범위를 2027년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아 관계자는 원격 운전 기술이 교통 소외 지역 이동 서비스 등 공공 인프라 취약 지역에서 실질적 대안이 될 것이라며 기술 개발 의지를 밝혔다.
<문화경제 김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