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호⁄ 2025.12.05 10:24:42
필립스옥션은 오는 12월 12일, 홍콩 서구룡 문화지구에 위치한 아시아 본사에서 열리는 근현대미술 & 디자인 경매 주요 출품작을 공개한다. 이번 경매에서는 20세기와 21세기를 대표하는 주요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일본 현대미술에 대한 견고한 시장의 수요를 반영하듯, 야요이 쿠사마(Yayoi Kusama), 하지메 소라야마(Hajime Sorayama), 이즈미 카토(Izumi Kato), 치하루 시오타(Chiharu Shiota), 코헤이 나와(Kohei Nawa), 아야코 록카쿠(Ayako Rokkaku) 등 동시대 일본 작가들의 주요 작품들이 출품된다.
모던 섹션에서는 자오우키(Zao Wou-Ki)의 딸, 신메이 로이 자오(Sin-May Roy Zao)의 소장 작품이 눈길을 끈다. 이번 컬렉션은 자오우키가 추구한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예술 세계를 잘 보여주며, 12월 13일 개막하는 M+ 전시 《자오우키: 마스터 프린트메이커》와 시기가 맞물린다. 2022년과 2024년에 이어 다시 한번 필립스 홍콩과 협업하는 신메이는, 자신과 아버지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고향 홍콩에서 깊은 인상을 남길 작품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20세기 및 현대 디자인을 대표하는 작품들도 출품된다. 올레 완셔(Ole Wanscher), 모겐스 코흐(Mogens Koch) 등의 주요 디자이너 작품과 컬렉션을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근현대미술 경매의 대표작으로는 하지메 소라야마의 Untitled_Sexy Robot type II floating이 소개된다. 현대미술의 선구자로 꼽히는 소라야마는 약 50년에 걸쳐 자신의 시그니처 시리즈인 ‘섹시 로봇(Sexy Robot)’을 완성했다. 사회적 금기와 기존 권위에 도전했던 이 시리즈는 세계적인 관심을 받으며 여러 유명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이어졌다. 소라야마는 현재 중국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진행중이며(2025–2026), 2026년에는 도쿄에서 최대 규모의 회고전이 개최할 예정이다.
또 다른 주요 작가는 크리스토퍼 울(Christopher Wool)이다. 1980년대 후반 회화의 언어를 해체하고 재정의하는 작업으로 이름을 알린 그는 이번 경매에 출품된 1989년작 Untitled에서 꽃 문양을 반복해 추상적 패턴으로 전환하며, 표현적 붓질을 배제해 ‘작가성’과 ‘의미’에 대한 기존 관념에 질문을 던진다.
텍스트 기반 공공미술로 유명한 제니 홀저(Jenny Holzer)의 Survival: When there is no safe place…도 출품작 중 하나다. 대표 연작 ‘Survival’ 시리즈에 속하는 이 작품은 작가의 개념적 태도와 영향력을 잘 보여준다. 출품작은 작가 보관용(A.P No. 1)으로, 동일 이미지의 또 다른 에디션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이 소장하고 있어 작품의 희소성과 예술적 가치를 한층 부각시킨다.
한편 경매에 앞서 12월 5일부터 12일까지 프리뷰 전시가 열리며, 근현대미술 온라인 경매는 12월 11일까지 참여할 수 있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