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2025.12.17 16:28:46
한화시스템이 차세대 한국형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인 천궁-III의 핵심 센서 개발에 착수했다. 13년 만에 선보이는 새로운 천궁 레이다로, 최신 AESA 기술과 기존 운용 노하우를 집약해 성능을 대폭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은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하는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M-SAM) 블록-III’ 체계개발 사업의 다기능레이다(MFR) 시제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계약 규모는 약 2006억원이며, 사업 기간은 2030년 6월까지다.
천궁으로 불리는 M-SAM은 레이다를 통해 항공기와 탄도미사일을 탐지·추적해 요격하는 순수 국산 방공 무기체계다. 천궁-I은 항공기 요격용, 천궁-II는 탄도탄 요격까지 가능하도록 성능이 확장됐다. 이번에 개발되는 천궁-III는 진화하는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탐지거리와 고도, 요격 성능, 동시교전 능력을 기존 대비 크게 강화한다.
천궁-III 다기능레이다는 단일 장비로 다수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추적하고 요격을 지원하는 핵심 장비다. 항공기 피아식별 기능까지 수행하며 지대공 유도무기체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는다.
이번 레이다에는 능동위상배열 방식의 AESA 기술이 적용된다. AESA 레이다는 고속·원거리 표적을 동시에 탐지·추적할 수 있고, 기계식 레이다 대비 탐지 범위와 반응 속도가 뛰어나다. 다중 표적에 대한 동시 교전 능력도 갖춘 최첨단 기술이다.
한화시스템은 KF-21 전투기 AESA 레이다를 비롯해 L-SAM, 장사정포요격체계(LAMD), 차세대 구축함(KDDX) 등 다양한 무기체계에 AESA 레이다를 적용해 왔다. 이러한 기술과 경험이 천궁-III 레이다 개발에 집약될 예정이다.
특히 천궁-II 다기능레이다는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 중동 지역에 잇따라 수출되며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다. 한화시스템은 이번 천궁-III 개발을 계기로 미래형 대공 위협에 대응하는 하층 방어 능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레이다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박혁 한화시스템 레이다센터장은 “천궁-III 다기능레이다 개발을 통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레이다 기술력을 다시 한번 증명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대공방어체계의 신뢰성을 높이고 해외 수출 확대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시스템은 M-SAM, L-SAM, LAMD 등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전 구간에 핵심 센서인 다기능레이다를 공급하며 국내 방공체계 구축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 문화경제 김한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