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현⁄ 2026.01.05 19:05:29
저가 한우 프랜차이즈 ‘한우88도매장’을 운영하는 육미제당이 가맹점 모집 과정에서 ‘확정 공급가 보장 시스템’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한우 시세에 따라 납품 단가가 변동되는 구조였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표시·광고 단계에서의 오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본사 스스로 해당 표현이 일반적으로 인식되는 ‘단일 고정 가격’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설명하면서, ‘확정 공급가’라는 문구가 예비 가맹 희망자에게 실제보다 안정적인 거래 조건을 연상시키는 광고였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다.
이와 별도로 육미제당이 가격 조정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 고시가 요구하는 사전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공문을 통한 일괄 통보 방식으로 납품 단가를 조정한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해당 가맹사업이 공정위 고시가 이미 발효된 이후 출범했음에도, 가격 조정의 근거로 공정위 기준이 아닌 자체 가맹계약서 조항을 앞세운 점에서 절차적 적법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우88도매장, 고정가 아닌 시세 연동 구조…‘확정 공급가’ 표현 적절성 쟁점
한우 정육식당 브랜드 한우88도매장은 1등급 한우 차돌박이를 100g당 8800원, 꽃등심을 9800원에 판매하는 ‘가성비 한우’를 전면에 내세웠다. 소비자 판매가가 낮은 가격으로 고정돼 있는 만큼, 가맹점 입장에서는 납품 단가의 안정성이 곧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시세에 민감한 원육인 한우 도매가에 따라 납품 단가가 수시로 변동되면, 가맹점주는 마진을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이는 영업 지속성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특히 소비자 판매가를 조정하기 어렵다면, 원가 변동에 따른 부담은 사실상 가맹점주에게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업종 특성을 고려할 때, 가맹본부가 5월 27일부터 핵심 홍보 문구로 내세운 ‘확정 공급가 보장’은 예비 가맹 희망자에게 결코 가볍게 받아들여질 수 없는 표현이다. 시세 변동이라는 핵심 원가 리스크를 가맹본부가 흡수하겠다는 의미로 인식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통상적인 거래 관행에서 ‘확정 공급가’라는 표현은 시세 변동과 무관하게 공급 가격이 단일하게 고정된 구조를 연상시킨다. 만약 실제 공급가가 이러한 인식과 달리 시세에 연동돼 변동되는 구조라면, 해당 표현은 표시·광고법 위반 논란으로 이어질 소지가 크다.
그러나 홍보 문구에 사용된 ‘확정 공급가’는 단일 고정가를 의미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육미제당은 ‘확정 공급가 보장 시스템 도입’ 보도자료를 낸 직후인 5월 30일, 기존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한우 가격 안정화를 위한 고정가격 2단계 제도 도입’ 공지를 배포했다.
이에 대해 육미제당 측은 “‘확정 공급가 보장’은 한우 시세와 무관하게 단일 고정가를 유지하는 개념이 아니라, 시세가 급격히 변동하는 상황에서도 가맹점이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사전에 확정된 공급가 구간을 적용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한우 시세가 일정 범위 내에서 변동하더라도 사전에 설정된 ‘2단계 공급가 체계’ 안에서만 납품 단가가 적용되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 즉, 한우88도매장은 한우 시세에 따라 미리 설정된 공급가 ‘구간’ 내에서 납품 단가가 달라지는 구조로, 납품 가격이 단일하게 고정된 방식은 아니다.
결과적으로 ‘확정 공급가 보장’이라는 홍보 문구가 암시하는 단가의 고정성과 달리, 실제 운영 방식은 한우 시세에 따라 납품 단가가 변동되는 시세 연동형 공급 구조에 가깝다. 이는 광고 문구가 전제한 거래 조건과 실제 공급 구조 사이에 실질적인 괴리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표시·광고 적법성은 광고 주체의 의도나 사후 설명 여부와 무관하게, 해당 문구가 일반적인 거래 상대방에게 어떤 인식을 형성했는지 기준으로 판단된다. 광고 문구가 거래 상대방으로 하여금 실제보다 안정적인 거래 조건을 예상하게 만들었다면, 그 자체로 위법성 판단의 출발점이 된다.
이러한 기준에 비춰볼 때, 실제로는 시세에 따라 납품 단가가 변동되는 구조임에도 ‘확정 공급가’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표시·광고 단계에서 허위·과장에 해당할 가능성이 상당하며,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판단될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영균 프랜차이즈 전문 변호사(아이윈 법률사무소)는 “확정공급가 보장이라는 표현 자체의 허위과장성 여부가 논란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것이 단순한 마케팅용 문구가 아니라 실제 가능한 것처럼 믿게끔 하는 다른 광고 표현들까지도 법적 책임을 물을 소지가 있어 보인다”며, “광고 표현 전반에 허위과장성이 없는지 전체적으로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 조정은 ‘협의’ 아닌 ‘통보’…공정위 고시 취지와 정면 충돌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5월 체결된 가맹계약서에 따르면 각 부위별 공급가(1kg당)는 ▲차돌박이 4만원 ▲등심 5만8000원 ▲늑간살(갈비살) 6만9000원으로 명시돼 있으며, 해당 공급가는 가맹본부의 매입가격에 판관비와 31%의 마진을 더해 산정된다고 계약서에 기재돼 있다.
그러나 가맹계약서상 공급가는 지켜지지 않았다. 공급가 조정 안내가 이뤄지기 전까지 적용된 실제 납품 단가는 ▲차돌박이 4만6400원(약 16% 인상) ▲등심 6만5400원(약 12% 인상) ▲늑간살 8만1600원(약 18% 인상)으로, 계약서에 명시된 단가를 지속적으로 상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이러한 납품 단가 인상 사실은 가맹점주들에게 고지되지 않았다. 가맹본부가 5월 배포한 ‘고정가격 2단계 제도 도입’ 공지 역시 제도를 설명하는 데 그쳤을 뿐, 해당 제도 시행과 함께 납품 단가가 가맹계약서에 명시된 기준보다 인상된다는 핵심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납품 단가 인상과 관련해 사전 협의는 물론, 계약서와 다른 가격이 실제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에 대한 명확한 고지조차 없는 상태에서 인상된 가격으로 납품이 이어져 왔던 셈이다.
이에 대해 육미제당 측은 “당사는 개별 부위별 공급이 아닌 마리분 기준의 세트 단위 공급을 핵심 기조로 운영해 왔다”며, “따라서 개별 부위의 단가 차이를 근거로 계약 위반이나 고시 위반을 논하는 것은 당사의 실질적인 공급 체계와 세트 중심의 거래 실태를 간과한 것”이라 주장했다.
또한 현재 운영 중인 ‘소 한 마리 세트’ 가격의 경우, 이후 추가된 채끝 부위를 제외하고 산정하면 385만5800원으로, 가맹계약서에 기재된 가격보다 오히려 저렴하게 공급돼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맹계약서에는 부위별 공급이 아닌 ‘세트’ 단위로만 공급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지 않다. 계약서에는 부위별 공급 단가와 ‘소 한 마리 세트’가 별도의 항목으로 기재돼 있을 뿐이다.
특히 ‘소 한 마리 세트’는 수량(55kg)과 총액(387만3500원)만 명시돼 있을 뿐, 어떤 부위로 구성되는지, 각 부위별 중량이나 개별 단가가 얼마인지는 계약서 어디에도 기재돼 있지 않다. 이후 공지에서도 ‘소 한 마리 세트’의 구체적인 품목 구성은 고지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개별 부위 공급가가 계약서 기준을 초과해 납품된 데 이어, ‘소 한 마리 세트’ 역시 채끝살 구성 추가나 전체 가격 조정이 사전 협의는 물론 충분한 설명조차 없이 이뤄졌다고 인식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됐다.
11월 28일 ‘한우 한마리세트 부위별 공급가 조정 안내’ 공지에서도 ▲늑간살 8만6100원(약 6% 인상) ▲살치살 11만9000원(약 23% 인상) ▲업진살 7만4400원(약 8% 인하) ▲채끝살 7만500원(약 14% 인하) 등 부위별 인상과 인하가 뒤섞인 가격 변동안이 ‘통보’ 형식으로 제시됐다.
이 같은 방식은 공정거래위원회 고시가 규정한 거래조건 변경 절차를 정면으로 위배할 소지가 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4년 12월, 유리한 조건과 불리한 조건 변경이 동시에 이뤄지는 경우에도 반드시 사전 협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취지의 고시를 발효한 바 있다.
해당 고시는 가격 인상 여부 자체를 문제 삼는 규범이 아니다. 거래조건 변경이 가맹점주에게 일부라도 불리하게 작용할 경우, 그 사유와 무관하게 ‘협의’라는 절차를 의무화한 것이 핵심이다.
그럼에도 한우88도매장 가맹본부는 ‘고정가격 2단계 제도 도입’과 ‘부위별 가격 구성 조정’을 개별 가맹점주와의 협의가 아닌 공문을 통한 일괄 통보 방식으로 알렸다.
이에 대해 육미제당 측은 “가맹계약서 제32조 제3항은 가맹본부의 책임 없는 사유로 급작스럽고 큰 폭의 가격 변동이 발생할 경우 별도의 공급가격 결정 기준을 따르지 않을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며, 가격 조정의 정당성 근거로 가맹계약서 조항을 제시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 고시는 계약서에 어떠한 예외 조항이 존재하는지와 무관하게, 거래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할 경우 반드시 사전 협의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계약 조항이나 가격 조정의 불가피성은 '협의' 절차적 의무를 면제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이 고시의 핵심 취지다.
이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가격 산정 방식이 계약서에 명확히 정해져 자동으로 적용되는 구조가 아니라면, 가맹점주와의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며 “가맹계약서에 없던 제도를 새로 도입해 공급가격 구조를 변경하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고 밝혔다.
이어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살펴봐야 하겠지만, 협의 대상임에도 해당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일괄 통보 방식으로 거래조건을 변경해 법 위반으로 판단될 경우 시정 조치나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주영균 변호사는 “본사 측은 세트 단위 공급가에 변동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구성하는 부분육의 단가가 일부 인상돼 동일한 가격에 공급되는 중량이 줄어들었다면, 거래조건이 가맹점주에게 불리하게 변경됐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우88도매장이 해당 고시가 이미 시행된 이후인 2025년 2월 가맹사업을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당 고시를 전제로 계약 구조와 운영 방식을 설계했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가격 조정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가맹본부가 공정위 고시가 아닌 자사 가맹계약서 조항을 우선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은, 상위 규범인 공정거래위원회 고시를 계약 구조의 준거 기준으로 삼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공정위 고시가 명시적으로 요구하는 절차적 기준보다 내부 계약 조항을 앞세워 정당성을 설명하는 방식 자체가, 규범 적용의 우선순위를 사실상 전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공정위 고시 위반 여부가 쟁점이 된 상황에서, 그에 대한 해명의 근거로 계약서 조항을 제시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며 “이는 육미제당이 공정위 기준을 계약 설계와 운영의 기준으로 삼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읽힐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결국 이번 사안은 ▲표시·광고 단계에서의 정보 제공 적절성 문제와 ▲가격 조정 과정에서의 협의 의무 이행 여부라는 서로 다른 법적 쟁점이 동시에 제기된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육미제당 측은 “본사의 희생적 결단과 노력은 간과한 채, 일부 개별 품목의 단가 차이만을 문제 삼아 당사가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호도하는 현 상황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당사는 진정한 상생의 의미를 지켜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경제 박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