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대표이사 강성묵)은 증권업계 최초로 민간벤처모펀드(민간재간접벤처투자조합)를 결성한다고 27일 밝혔다. 모펀드는 2026년 1분기 내 2,000억원 규모로 출범할 예정으로, 발행어음 사업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생산적 금융 영역에 투입하기 위한 핵심 전략 사업이다.
하나증권은 발행어음 인가 이후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주요 경영 과제로 추진해왔다. 사업 첫해인 올해 약 2조원을 조달하고, 이 중 25%에 해당하는 5,000억원을 모험자본에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모험자본 공급 의무 비율이 올해 10%에서 2027년 20%, 2028년 25%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첫해부터 25%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모펀드는 정책자금 중심 구조를 보완하고, 순수 민간자본이 주도하는 벤처투자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2,000억원 규모로 조성된 자금은 국내 벤처캐피탈(VC)이 운용하는 자펀드에 출자하는 재간접 방식으로 집행된다. 2026년 1분기 결성 이후 단계적으로 자펀드 출자를 진행해 성장 단계별 투자 생태계 전반에 자금이 공급되도록 할 방침이다.
투자 대상은 정부가 지정한 12대 국가전략기술 분야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차세대 원전, 수소, 우주항공·해양, 첨단바이오, AI·차세대통신, 사이버보안, 로봇, 미래모빌리티, 양자기술, 첨단소재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직결된 산업에 집중 투자한다. 전략기술 전문 운용사를 선별해 자펀드에 출자하고, 기술 상용화 및 스케일업 단계 기업에 대한 후속 투자로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수도권 중심 투자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 기반 혁신기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지역 거점 대학, 테크노파크, 창조경제혁신센터 등과 연계해 비수도권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역 특화 산업과 연계한 자펀드 출자를 병행해 균형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최영수 하나증권 글로벌PE사업본부장은 “발행어음으로 확보한 자금을 미래 성장산업과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금융사의 중요한 역할”이라며 “민간 주도의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통해 벤처 생태계 자생력을 높이고 국가 전략산업 경쟁력 강화와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펀드 결성은 하나금융그룹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하나 모두 성장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그룹의 One IB 전략에 따라 하나은행도 일부 금액을 출자할 예정이다. 하나금융그룹은 2030년까지 생산적 금융에 84조원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