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호⁄ 2026.03.17 15:58:06
세종문화회관(사장 안호상)은 5월 1일(금)부터 3일(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서울시무용단(단장 윤혜정)의 <스피드>를 선보인다. <스피드>는 2025년 초연 당시 전석·전회차 매진을 기록한 화제작으로, 올해는 극장의 형태를 바꾸어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을 만난다. 300여 석 규모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600여 석 규모인 M씨어터로 극장을 옮기고, 안무부터 무대 구성까지 전면 업그레이드한다. 관객의 뜨거운 호응으로 검증된 작품이 더 큰 공간에서 다시 설계되며, 초연과는 또 다른 관극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스피드>는 한국무용의 기본 요소인 장단, 즉 박자를 실험하는 작품이다. 아주 느린 박자에서 시작해 극도로 빠른 속도에 도달했다가 다시 느림으로 돌아오기까지 변화하는 속도감을 서울시무용단 단원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구현한다. 서울시무용단 윤혜정 단장은 “오늘날 우리가 사는 ‘빠름’의 세계에서, 긴 호흡으로 동시대까지 온 한국무용이 질문할 수 있는 것”을 주제로 창작을 시작했다며, “서울시무용단이 전통에 기반을 둔 한국춤은 물론, 컨템퍼러리적 상상력을 동반한 무한한 확장까지도 소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스피드>의 안무 의도를 밝혔다.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버전 <스피드>는 블랙박스형 공연장인 S씨어터 버전 초연과는 또 다른 구조와 감각으로 완성된다. 초연이 무대 바닥을 전면 LED로 구성하고 객석에서 이를 아래로 내려다보는 형태였다면, 이번 재공연은 무대 공간 전체를 프로시니엄 형태로 끌어올려 드라마를 강조한다. 움직임의 속도, 그리고 한국무용에서 이를 만드는 ‘장단’에 주목하는 작품인 만큼, 극장 전체는 ‘장구’의 구조로 변신할 예정이다. 장구가 놓인 형상을 바탕으로 무대를 구현하고, 장구의 양쪽 즉 궁편과 채편에는 실제 연주자와 미디어 아티스트가 자리해 울림을 만든다. 무용수들은 거대한 세트로 구현된 장구 속에서 연주와 미디어아트가 만들어내는 울림과 호흡하며 움직이고, 관객은 객석에서 공간 전체에 퍼지는 장단의 에너지를 입체적으로 체험하게 된다.
윤혜정 단장은 “이번 <스피드>는 전통의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공연장의 특성을 적극 반영해 시대의 감각에 따라 변주되는 서울시무용단만의 유연한 창작 시스템을 보여주는 무대”라고 밝혔다. 공간과 조건에 따라 안무·구성·감각에 유연한 변주가 이루어지고, 새로운 호흡을 얻는 레퍼토리의 힘을 서울시무용단 <스피드>에서 만나볼 수 있다.
무대 위에서는 타악과 전자음악, 미디어아트가 즉흥적으로 교류한다. 국악그룹 'SMTO무소음'의 구성원이자 밴드 블랙스트링의 타악 연주자 황민왕과, 프랑스 마르세유·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음악가 겸 시각예술가 해미 클레멘세비츠, 그리고 3D 매핑과 독창적 프로젝션 설치로 공연과 시각예술의 경계를 확장해 온 뉴미디어 아티스트 이석이 초연에 이어 이번 공연에도 함께한다. 전통 타악과 전자음악이 함께하는 라이브 연주 그리고 미디어아트는 무용수의 움직임과 실시간으로 교감하며 확장된 무대에 생동감을 더할 예정이다.
특히 중반부에는 무용수 단 한 명만이 등장해 정해진 안무 없이 즉흥적으로 춤을 추며, 무용수의 움직임에 맞춰 음악 또한 실시간으로 변화한다. 단 한 순간도 동일하지 않은 유일한 무대인 셈이다. 초연 무대에서 호응을 얻은 김민지, 노연택 서울시무용단원이 다시 한번 즉흥 독무를 펼친다.
서울시무용단은 올해 초 레퍼토리 <일무(One Dance)>로 ‘뉴욕 댄스&퍼포먼스 어워드 (베시 어워드(The Bessies))’에서 ‘최우수 안무가/창작자(Outstanding Choreographer/Creator)’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스피드>는 서울시무용단의 작품이 세계적 수상으로 예술성을 입증한 이후 선보이는 2026년 첫 무대라는 점에서 더 주목된다.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은 “서울시무용단은 전통에 동시대적 감각을 더하며 한국춤의 새로운 가능성을 꾸준히 확장해 왔다”라며 “세계적 성과 이후 선보이는 이번 <스피드> 공연을 통해 관객들이 한국춤이 지닌 역동성과 동시대적 감각을 새롭게 경험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