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대통령은 국가원로자문회의 의장이 된다’ 이는 5공화국때 전두환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만든 법이다. 全 대통령이 이를 만들려고 한것은 퇴임후에도 정치에 개입하겠다는 뜻이 숨겨 있었다. 그러나 국민의 여론의 지탄을 받자 무용지물이 되었다. “다음 정권 5년내 역시 헌법이 개정되지 않을 때, 개정이 무산됐을 때 그때까지 게속해서 개헌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해 반대한 책임을 집요하게 추궁해 나갈 것”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7일 중앙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이같은 발언을 했다. 전직 대통령 중 퇴임 정치를 하는 사람이 없는 가운데 노 대통령이 퇴임후에도 개헌 문제를 갖고 정치에 계속 개입하겠다는 것으로 일본의 ‘막후정치’를 도입하는 꼴이 된다. 대통령은 지난 11일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만남에서도 “개헌을 반대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따져 보겠다. 1인 시위라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개헌에 집착하는 노대통령은 “개헌안을 국회에서 부결하면 두고 두고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 정치는 멀리 보고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 정치는 멀리 보고 해야 한다. 반대한 사람들의 입지가 아주 어려울것”라고 강조, 대선과 관련해 반대 대선후보자에 대해서는 반대의 의사를 밝히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 원로회의 부활 퇴임후도 정치관여 노대통령은 “개헌이 안 됐을 경우 반대했던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책임을 물어 갈 것이다. 다음 정권 5년 내 헌법이 개정되지 않을 경우 그때까지 저는 계속해서 개헌에 반대한 책임을 집요하게 추궁할 것”이라고 덧붙여 개헌 반대론자에 대한 정치적 스토킹을 예고한 것으로 정치권에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노 대통령이 개헌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헌법에서 잠자고 있는 헌법 90조항을 다시 들고 나올수 있다. 그동안 노 대통령은 국정현안 문제가 있을 때마다 전직 대통령을 청와대 초청, 국정현안을 들었다. 국가원로자문회의 부활을 찬성하는 학자들은 전직 대통령들이 국민 앞에 서로 반목하는 모습만을 보여 줄 것이 아니라 남북정상회담 등 국가 대사에 관해 현직 대통령에게 자문하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지금 정치 및 경제·사회 모든 면에서 볼때 이 기구의 가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힌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차대한 국정과제를 성공리에 완수하기 위해서는 전직 대통령들이 이 자문회의를 통해 국정의 최고책임자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직 대통령의 자문에 수시로 응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이런 호기를 놓칠리 없다고 본다. 전직 대통령에게 자문기구에 동참, 개헌을 유도하면서 이를 방패 삼아 국정의 험난한 길을 넘어서려는 술책이 있다. 지금 김대중 전 대통령은 개헌에 찬성하고 있으며 일부 전직 대통령도 단임제에 대한 개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개헌은 풍선효과로 성공한다” 노 대통령의 다음 꼼수는 전직 대통령이 다양한 지역출신이어서 국민화합차원에서 좋은 영향을 줄수 있으며 노 대통령 자신도 이들과 동반 계열에 놓이게 됨으로서 지위를 확보하고 나아가 퇴임후에도 실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원로회의 의장은 바로 퇴임한 전직대통령이 놔라 팥놔라’ 사사건건 개입할 수 있다. 노 대통령은 개헌의 국론을 모으기 위해 국가원로자문회의를 설치해 잘 운영한다면 국민과 민족의 여론을 안정시키고 수렴하는 획기적인 역할도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 기구의 설치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도 많다. 이 기구는 5공화국 당시 신설돼 국정자문회의가 6공화국 출범 직후인 88년 확대 개편된 것이다. 전두환 대통령이 이 기구를 통해 노태우 대통령의 어려운 국정운영에 자문해주고 싶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국민들은 전두환 대통령이 퇴임후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조직과 기능을 제도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 기구의 의장직을 사퇴했고 이 기구의 헌법규정은 이미 사문화됐다. 이에 따라 국민의 반대에 부닥쳐 실현되지 못한 국가원로자문회의를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또 다시 부활하고자 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국가원로자문회의법에 따르면 의장은 국회의장, 원로위원은 국무위원에 준하는 여비 지급등의 예우와 장관급 사무총장과 사무처 직원을 둘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국가원로자문회의를 활성화해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 하여금 의장직을 맡아 남북정상회담 아니 나아가 개헌문제에 대해 총대를 매게 하는 것도 좋은 기회라고 보고 있다. 현재 국민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전직 대통령의 역할은 국정에 관여하는 것보다는 평범한 자연인으로 돌아가 사회의 ‘어둡고 낮은 곳’에 대한 봉사를 통해 국가에 기여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 따라서 개헌과 막후정치를 위해 노 대통령이 이 기구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절대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오찬 간담회 오찬 간담회 발언 전문 “여러분 아주 오랜만입니다. 반갑습니다.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청와대 의전이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가끔 있습니다. 초청을 제가 했으니까 초청한 사람이 인사를 먼저 드리는 것이 예의 아닌가, 이렇게 생각해서 매뉴얼을 좀 바꾸라고 했고 그래서 초청한 사람이 인사를 먼저하고 했는데 오늘 보니까 또 옛날 매뉴얼을 봤는지 참석하신 분이 인사를 먼저 하게 됐습니다. 조금 이상하다 싶긴 하지만 그게 아주 결정적으로 중요한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이상하다 싶은 것은 다 의문을 제기하고 한번씩 고칠 수 있는가, 생각해 보는 것이 제 버릇입니다. (지금까지 얘기는) 싱거운 얘기로 넘어가고요, 오늘 저는 여러분에게 왜 개헌이 필요한가, 왜 지금 하는 것이 좋은가, 그리고 정략이 아니라 오랜 동안에 소신이라는 점, 그리고 대통령으로서의 불가피한 책무라는 점을 설명드리게 될 것입니다. 제가 대답하는 것이 오늘 이 자리의 성격이지만 오늘은 저도 좀 물어보고 싶은 것도 많이 있습니다. 왜 개헌이 필요 없는가, 왜 지금이 적기가 아닌가, 어떤 점에서 정략이라고 말하는가, 정략이라고 한다면 나한테 이익도 좀 있어야 할 텐데 대통령에게 돌아오는 이익이 과연 뭐라고 생각하는가, 어떤 논리 구조를 가지고 장기 집권 또는 재집권 음모라고 말 하는가, 이런데 대한 질문을 좀 드리고 싶어요. 소위 ‘정략적’이란 주장에 오히려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여러분들은 남의 말을 전달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그건 말한 사람한테 가 물어보라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지금 말한 사람한테 가서 물어볼 처지가 되지 않습니다. 초청해도 오지도 않고 그 다음에 함구령을 내려놓고 해서 물어도 아마 대답을 할 것 같지도 않고, 그래서 오히려 오늘은 제가 여러분들에게 간접적으로 한번 물어봄으로써 제가 요즘 받고 있는 소위 ‘정략적’이라는 그 공격의 부당성을 좀 얘기를 해 보고 싶은 것이지요. 물론 제가 오늘 납득할 만한 충분한 설명이 되면, 아직 발의 안 했으니까, 저도 모든 것을 검토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그런 여러 가지를 열어놓고 한번 얘기를 해 봅시다. 제 마지막 이 얘기가 이유도 없이 발의를 철회하는 그런 의사를 시사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확실하게 설득되기 전에는 저는 저한테 주어진 의무로 생각하고 이 권한을 행사할 생각입니다. 오늘 하여튼 좋은 대화가 되기를 바랍니다. 어제 제가 또 하나 해프닝을 만들어 놓아서 그 문제에 대해서 여러분들이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을 것입니다. 불편하실 텐데 그 문제도 필요하면 가볍게 얘기를 하고 저도 입장을 가볍게 정리하고 그렇게 넘어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여러 가지 얘기를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자리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김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