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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국정원, 올 대선엔 무슨 일을?

盧, 대선관여 속에 국정원 정보는 누구에게
대선기간 중 남북정상회담 다리역할 나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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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2호 ⁄ 2007.07.02 13:05:52

우리 나라 대통령선거에는 항상 따라다니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있다. 바로 한 겨울에 찾아오는 따듯한 남풍이 아닌 북풍이다. 올 북풍의 주역은 야당 아닌 여당에서 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조연을 연출할 사람은 국가정보원이 설 것으로 정치권에서 보고 있다. 그동안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는 ‘1997년 오익제사건’ ‘비자금’ ‘전 안기부직원 특정후보 정보 제공’등으로 정치권 및 언론으로부터 지탄을 받아 왔다. 특히 2005년 ‘X-파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이번 대선에서도 야권 후보의 ‘X-파일’로 대선정국을 회오리 바람속으로 몰아넣을 것이다. 특히 ‘X-파일’은 국내외 정보망을 총동원, 바람을 일으킬 것이다. 이에 따라 항상 각종선거에 개입해온 국가정보원이 올 대선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해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물론 4·11 총선 이전에도 역대 선거 때마다 국민들의 안보 불안 심리를 야기시키는 ‘북한 변수’에 의한 선거 개입 의혹이 있었다. 87년 대선 직전에 발생한 KAL기 폭발 사건 폭파범 김현희의 압송 입국, 92년 대선 전에 안기부가 발표한 거물 간첩 이선실 및 남한조선노동당 사건 등이 대표적 사례이다. 그리고 두 사건은 각각 당시 여당의 대통령 후보였던 노태우·김영삼의 당선에 기여했다는 것이 여론조사 및 선거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였다. ■ 북풍자리엔 항상 국정원 그림자 남측에 대한 ‘안보위협’을 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의도를 띤 북풍과 달리, 주로 북측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의도를 띤 남풍도 있었다. 지난 95년 6·27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YS 정부가 대북 쌀 지원을 결행한 것이 그 예이다. 또 지난 2000년 4·13 총선을 앞두고 남북한 당국이 6월 정상회담 합의 사실을 공표한 것도 ‘남풍’의 범주에 넣을 수 있다. 그 의도가 무엇이건 YS 정부의 대북 쌀 지원은 차가운 북풍에 대비하자면 훈훈한 기운이 도는 일종의 남풍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역대 선거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남풍이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을 뿐이라는 점이다. 물론 당시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지만 국민들이 인도주의 차원의 대북 지원 자체를 반대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민간 차원의 지원조차 엄금했던 정부가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정부 차원의 대북 지원을 결정하고, 그것도 선거 바로 전날 국무총리의 환송 하에 쌀 수송선을 출항시키는 등 남북관계를 선거에 이용하는 ‘얕은 수’에 국민들이 등을 돌린 것이었다. 어쨌건 남풍이 선거에 효과가 없다거나 혹은 자칫 역효과를 가져올 뿐이라는 경험은 남북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는 데 일정 부분 부정적인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 측면이 있다. 그런 점에서 96년 총선 직전의 북풍은 95년 남풍의 반작용 성격을 띤다. 96년 4·11 총선은 남풍의 역효과를 경험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뒤에 치러졌다. 당시 언론과 여론조사기관은 신한국당의 참패를 예상했다. 그런 가운데 장학로 청와대 부속실장의 비리사건이라는 악재가 터졌으니 결과는 뻔해 보였다. 그런데 난데없이 판문점에서 북한군 무력시위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니 의혹의 눈길이 쏠린 것은 당연했다. 더구나 무력 시위 직전에 진로그룹의 고문이 비밀리에 방북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따라서 YS 정부가 모종의 대북 지원을 약속한 대가로 북한 측이 무력시위라는 ‘쇼’를 연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북한 변수, 특히 남한 선거에 영향을 주는 북한과 직·간접으로 관련된 사건을 지칭하는 용어로서의 북풍은 바로 그러한 정황에서 탄생한 것이다. 당시 ‘장풍-북풍에 울고웃은 여야’니 ‘북풍이 장풍을 눌렀다’는 보도는 그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 국내외 정보 최대 이용. 승리하기 올 대선의 북풍은 ‘대공쪽’이 아닌 ‘남북화해쪽’에서 불어올것으로 정치권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이는 내년 대선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여권측에서 들고 나오고 이것을 성사시켜 대선에 올인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국정원이 이 역할에 중심을 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에서도 국정원이 다리역할을 했다. 범여권은 오픈 프라이머리로 올 대선의 흥행을 탄뒤 8월 남북정상회담이라는 호재로 대선 대세를 굳힌다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여권세력은 내년 대선의 이슈를 남북통일로 내걸고 대선 표몰이에 나설 계획이며 이를 위해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해 ‘연방제 통일방안’을 재거론할 방침이다. 즉 정치권은 열린우리당이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는 마지막 선택은 남북정상회담뿐이라고 보고 이에 대해 모든 힘을 다해 성사시킬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누가 북풍을 일으키느냐에 따라서 ‘북한 주도 북풍’과 ‘한국 주도 북풍’ 그리고 ‘야합형’ 등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북한 주도 북풍이란 북한이 테러 의도 또는 국제 협상에서의 협상력 제고 등을 위해 고의적으로 발생시키는 긴장상태를 말한다. 한국 주도 북풍이란 한국의 집권세력 또는 여당이 총선 승리 등 정략적 목적을 가지고 일으키는 것이다. 야합형 북풍이란 남북한 중 어느 쪽이 주도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을 수 있으나 사실상 남북한 모두의 집권세력에게 정치적 이득을 주기 위해 일으키는 북풍을 말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풍을 일으키는 주체에 따라 세 가지로 분류했다. 그리고 김 전 대통령의 ‘경고’대로 97년 대선을 앞두고는 안기부와 베이징에 상주한 북한의 대선 공작반이 상응한 ‘야합형 북풍 공작’이 실제로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풍의 역경을 뚫고 대통령에 당선된 DJ는 재임 중 ‘햇볕정책’과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한의 긴장을 강화하는 북풍의 근거지를 소멸시켰다. 그런데도 남북한의 긴장을 강화하는 ‘한풍’이건, 긴장을 완화하는 ‘온풍’이건, 남북한 쌍방의 뒷거래에 의한 ‘인공풍’이건,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자연풍’이건, 결과적으로 모든 북풍의 피해자였던 DJ가 방북을 앞두고 다시 ‘북풍 공작’ 시비의 대상이 되고 마치 공작의 ‘예비음모자’인 것처럼 묘사되는 현실에 있다. ■ ‘96년 판문점 북풍사건 조작이었다’ 지난 97년 대선당시 가장 큰 이슈였던 ‘북풍’사건은 김대중 후보의 당선을 저지시키기 위해 안기부와 북한이 공조한 사건이었다는 것이 검찰 수사에 의하여 밝혀졌다.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고 관계자들이 법적 처벌을 받은 지금에서는 ‘그때 그랬었구나’라고 말할 수 있을런지 몰라도 대선 전 ‘오익제 월북’ 사건과 오익제 씨가 월북하면서 김대중 후보에게 남겼다는 ‘편지’ 내용이 각 일간지에 대서특필 될 때에 모든 국민들은 정치권의 조작과 언론의 여당 편들기 속에서 선거때마다 되풀이되는 공공연한 혼란을 겪으며 언론의 여론몰이에 휘말려야만 했다. 1996년 4월5일 식목일 아침. 이양호 국방부장관은 한 여인에게 연정의 편지를 썼다. ‘사랑하는 린다에게’로 시작되는 이 편지는 ‘당신을 사랑하는 L’로 끝맺고 있다. 그날 오후 2시20분 이 장관은 국방부에서 북한군의 판문점 무력시위사태와 관련한 대책회의를 주관했다. 이 회의에서 그는 대북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WATCH CONDITION) 격상조치를 지시했다. 이어 3시쯤엔 안보 관련부처 장관들이 참석하는 안보정책조정회의에 참석했다. 북한군의 무력시위는 3일간 이어졌지만 미군은 이를 대수롭잖게 여겼다. 총선을 3일 앞둔 4월8일 밤 합동참모본부 상황실. 청와대쪽에서 “여론이 15% 이상 좋아졌다”는 격려전화가 걸려온 후 한 장교가 들뜬 목소리로 “총선 승리합시다”라고 외쳤고 일부 장교들이 박수를 쳤다. -김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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