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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도 ‘대운하’ 적극 추진했다”

이명박 “박 전 대통령, 운하 추진중 서거…살아있다면 찬성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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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0호 ⁄ 2007.08.13 15:22:15

한나라당 이명박 경선 후보의 최대 공약인 ‘한반도대운하’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후보 측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내세워 운하의 타당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명박 후보 측은 “박정희 전 대통령은 경부고속도로 이상으로 운하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이를 적극 추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명박 후보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주자 간 토론회가 열린 9일 2차 TV합동토론회에서 운하의 친환경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박정희 전 대통령 당시에도 운하가 검토되었지만, 예산문제와 박 전 대통령의 서거로 중단된 점을 주장하며 운하의 타당성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박근혜 후보가 지난 6월28일 열린 토론회에서 “운하는 저희 아버지(박 전 대통령) 시절에도 검토했다 폐기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에도 검토했다 폐기한 것”이라는 발언을 언급하며 “박 대통령은 1977년 한강에 운하 문제를 검토 시켜서 어떻게든 추진해야겠다는 생각에서 건교부에 운하검토를 지시했다”라며 운하는 폐기한 것이 아니라 예산상 등 문제로 인해 보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박 후보는 “당시 총리나 관계자들로부터 검토하다가 폐기한 조치라고 들었다”라며 “다시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지만, 이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운하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는 등 운하공세에 대한 반격을 철저히 준비한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미 공병단 산하 기지 개발공사가 작성한 1977년 보고서에는 (운하건설비용이) 1조 가까이 드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라며 “당시 국가예산이 4조원이었음에도 박 전 대통령은 그래도 미래를 봐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당시 보고서를 인용했다. 이어 그는 “운하는 본격적으로 검토되다가 박 전 대통령이 불행한 일로 서거하셔서 중단된 것”이라며 “박 후보께서 앞으로 그 문제에 대해 정확하게 알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자유토론에서 박 후보는 이 후보에 대해 운하 문제를 다시 지적하며 “철회할 의향은 없는가”라고 직접적으로 질문했다. 박 후보는 “운하에 대해 수질 문제와 경제 효과 등을 이 후보 측이 자꾸 바꾸고 있다”라며 “엄청난 돈을 운하가 아닌 다른 분야에 투자한다면 더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는 “어떠한 프로젝트도 집행될 때까지 많은 검토를 통해 더 나은 방법으로 바꾸는 것은 이상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연한 것”이라며 “서울시장 당시, 더 좋은 수돗물을 위해 모든 물을 정수처리할 계획을 세웠지만 너무 많은 돈이 들기 때문에 운하가 더 좋은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 후보가 “끝까지 운하를 추진할 것인가”라며 재차 질문하자 이 후보는 “민자유치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끝까지 추진할 것인가의 여부는 내가 이 자리에서 밝힐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운하는 어디까지나 정부예산이 아니라 민자예산이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6월2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나라당 4차 정책토론회에서도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는 한반도대운하에 대한 치열한 공방을 벌인 바 있다. ■ 朴 “아버지 때 폐기됐던 것” 주장에 李 “거짓말 들통났다” 당시 이 후보는 “박 후보는 대운하에 대해 ‘국민 사기극’이란 용어까지 썼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살아계셨으면 찬성했을 것”이라며 “낙동강 수질이 굉장히 오염돼 있는데, 대운하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대운하를 반대하면 무엇으로 수질오염을 해결할 수 있겠는가”라며 박 전 대통령이 운하에 찬성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박 후보는 “대운하가 수질을 더 오염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운하로 수질이 개선된다는 말은 이해할 수 없다”라며 “저희 아버지(박 전 대통령) 시절에도 검토했다 폐기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에도 검토했다 폐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후보는 “박 후보는 인터넷에서 저를 반대하는 세력이 내놓은 자료를 갖고 얘기한다”라며 “유럽 교통백서를 보면 운하가 가장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이라고 나온다. 운하와 관련돼 이명박 홈페이지 들어오셔서 쭉 검토해보신 적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박 후보는 “홈페이지 들어갈 정도 이상으로 전문가들 자료도 다 봤다”라며 “그 사람들 설득시키고 국민들 설득시켜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받아쳤다. 당시에도 박 후보와 이 후보는 운하에 대한 논쟁을 하다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졌다. 박 후보가 운하에 대한 문제점을 계속 지적하자 이 후보가 “홈페이지에 들어와 운하에 대한 공약을 검토나 해봤느냐”고 따져 물은 것. 당시 이 후보는 “대운하 공약에 대해 알고 싶다면 저와 마주 앉거나 사람을 통해 알아보고 해야지 반대세력이 인터넷에 내놓은 모함하는 자료를 가지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하자, 박 후보는 “찬반이 있으면 국민을 상대로 설득을 하면 되지 (문제 제기) 자체를 모함으로 받아들인다면 질문을 할 수 없지 않느냐”고 발끈했다. 이에 이 후보는 “혹시 내 홈페이지에는 들어와 대운하 자료를 보기나 했느냐”고 묻자 박 후보는 “전문가들이 검토한 것을 충분히 봤다. (전문가들이) 소설 쓴 것처럼 하지는 않았다”고 맞받았다. 이 후보는 ‘소설’이란 표현에 언성을 높이며 “‘소설’ 같다고 하면 안 된다. 박 전 대표 공약에 내가 ‘소설 같다’, ‘말도 안 된다’고 하면 되겠느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날 2차TV토론회 직후, 이명박 후보 측의 진수희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명박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는 연설회에 이어 토론회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라며 “박 후보의 거짓말도 들통 났다”고 밝혔다. 진수희 대변인은 “(박 후보가) 운하를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검토했다 타당성이 없어 폐기했다’는 지난 토론회의 거짓말을 오늘도 되풀이 했다”라며 “박정희 대통령이 집념을 가지고 운하를 추진했었던 증거가 제시되자, ‘그런 증언을 들었다’는 식으로 얼버무리는 모습은 궁색하기 짝이 없었다”라고 비난했다. 진 대변인은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기보다 이명박 후보의 말과 업적에 시비를 거는 데만 몰두한 박 후보의 토론 자세는 실망스럽기 그지 없었다”라고 평하고, “박 후보는 지금이라도 누구에게 어떤 말을 들었는지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국토연구원의 운하 확대 건의, 건교부가 정치적 의도로 묵살했다” 한편, 이명박 후보 측은 “건교부가 지난 2005년 12월 국토연구원의 운하확대 건의를 묵살했다”라며 “대운하공약을 무력화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없었는지 밝혀야 한다”며 ‘운하 죽이기’ 의혹을 제기했다. 이명박 후보 측의 박영규 공보특보는 10일 “제4차 국토종합계획 수정안 입안 과정에서 용역을 수행한 국토연구원이 운하를 확대할 것을 건의했지만 최종안에는 운하 관련 부분이 통째로 누락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라며 4차국토계획수정안 공식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의 용역보고서 제출문을 공개했다. 박 공보특보는 “국토연구원은 2005년 12월 건설교통부에 제출한 ‘제4차 국토종합계획 수정계획 수립 연구’ 최종보고서에서 한정된 수자원의 효율적 활용기반 구축을 위해서 경인운하 외에 낙동강·금강·영산강 등으로 운하개발을 확대할 것을 건의했다”라며 “국토연구원은 댐과 수변 지역에 대한 접근의 용이성과 함께 이 지역의 경제활성화를 운하의 또 다른 효과로 꼽았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 측에 따르면 국토연구원은 일반대중이나 지방자치단체의 물에 대한 접근 및 개발 욕구가 강해지고 있는 현실적 필요에 대응하기 위해 수자원의 다목적 이용이 무엇보다 강조되는 때라며,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내륙주운을 통한 수자원의 관광자원화 및 물류수송 원활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또 연구원은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 주요 수계별로 친환경적 관광루트를 개발하여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도록 하고, 현재 추진 중인 경인운하 이외에 낙동강·금강·영산강 등의 사업도 고려한다고 밝혔다고 이 후보 측은 주장했다. 건설교통부는 7월8일 이 후보 측에서 발표한 자료(4차국토계획에 포함되어 있던 운하관련부분 이 수정안에서 통째로 삭제)에 대해 “국토종합계획상의 내륙주운은 이 전 시장의 공약인 경부운하 등 한반도 대운하가 아니라 정부가 추진했던 경인운하”라며 “경부운하는 1998년 이미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후보 측은 “건교부의 주장이 맞다면 국토연구원이 운하를 낙동강·금강·영산강 등으로 확대할 것을 건의했을 리가 만무하다”라며 “건교부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 측에 따르면 낙동강 운하는 이명박 후보가 추진하고 있는 경부운하의 절반에 해당되며, 영산강운하와 금강운하는 경인운하와 지리적으로 아무런 관련이 없는 곳이라는 것이다. 즉, 4차 계획 원안에 나와 있는 한강주운과의 연계까지 감안하면 국토계획 입안의 공식 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이 한반도 대운하를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는 셈이라고 이 후보 측은 주장하고 있다. 박 공보특보는 “국토연구원이 이러한 내용의 최종보고서를 제출한 시점은 이명박 후보의 청계천 효과가 최고조에 달하던 2005년 12월”이라며 “12월 30일 확정 고시된 정부의 4차계획 수정안에 운하 관련 내용이 통째로 삭제되었다는 것은 국토연구원의 학문적이고 객관적인 연구 성과를 정부가 정치적 의도(이명박 후보의 운하 공약 김빼기)를 가지고 삭제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국토연구원의 용역보고서는 운하의 필요성이 박정희 전 대통령 이래로 국토계획 입안 과정에서 정부의 공식의견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며 “정부는 국토연구원의 운하 확대 건의를 묵살한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배경에 정치적 의도가 없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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