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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의 대선 도전 과연 실현되나

뉴타운 논란으로 제기된 그의 ‘대선 프로젝트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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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5호 박성훈⁄ 2008.05.06 16:01:52

[ 서울시장 한 번 더 합니다. ]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있게 한 말이다. 오세훈 시장은 성공한 시장이 되기 위한 조건을 창의시정을 시청 공무원에게 체질화시키는 것이라고 공언해 왔는데, 그가 입이 닳도록 얘기하는 창의시정의 실현을 위해서는 4년의 임기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이다. 그는 서울시장 연임이 부동의 목표라고 확정했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에서 공천을 주든 안 주든 오 시장의 2010년 지방선거 재출마 도전은 확정된 셈이다. 그렇다면, 대선은 어떨까? 고건 민선 2기 서울시장은 저번 정부에서 범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떠오른 바 있어 서울시장의 대선 도전 전례를 만든 바 있다. 무엇보다도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대통령 당선은 서울시장이 청와대로 가는 등용문이라는 공식을 확정시켰다. 하지만, 오세훈 시장은 주변에서 제기하고 있는 대권 도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하고 있다. 그것도 서울시장으로서 자신의 정책을 실현시키는데 8년에서 10년이 걸릴 것이라는 애매모호한 답변만 남겨놓은 채. 그 이후의 계획에 대해서는 상상에 맡기겠다는 것인지, 아예 안 하겠다는 뜻인지 그의 의중을 알 길이 없다. ■2010년 서울시장→2017년 대통령 당선? 주요 언론에서는 그의 서울시장 재선 도전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2010년 서울시장-2017년 대통령 당선’이라는 시나리오가 머릿속에 이미 구상돼 있다는 분석이다. 정작 오 시장 본인은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그의 과거 행보를 볼 때 언론들의 전망이 사실일 가능성도 있다. 오 시장은 과거 17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해 주변 정치인들로부터 찬사를 받은 바 있다.정치적 사심 없이 자신의 계획과 소신을 가지고 가는 이미지 탓이었다. 그는 국회의원 임기가 끝난 후에 그 동안 쉬었던 변호사 일을 계속하겠다고 전했다. 주변에서는 그가 국회의원 불출마를 선언하고 정계를 은퇴하는 것이 서울시장에 출마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결국 당내 경선을 2주 남겨두고 그는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들게 된다. 그리고 지금은 서울시장 자리에 앉아 있다. 그는 당시 “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전략적으로 살지는 않는다”라고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년 후의 시장 출마도 계획상으로 확정 짓지 못했던 오세훈 시장이 10년 뒤의 대선을 계획에 두고 있을 리 만무하다. 그러나 지금의 대선 출마 가능성 일축이 10년의 대선 출마로 바뀔지도 모를 일이다.

■설익은 ‘대선 출마설’ 오세훈 시장의 시장 출마 뒤 대선 출마 프로젝트설이 본격적으로 수면에 드러난 때는 총선 이후 정치권 최대 이슈인 뉴타운 공약 논란이 일면서이다. 오 시장과 한나라당 서울지역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뉴타운 지정’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이는 배경에는 차기 서울시장 재선과 대권을 함께 염두에 둔 오 시장의 ‘정치적 포석’이 깔려 있다는 관측이 나왔던 것이다. 오세훈 시장은 “당분간 뉴타운 지정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또한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그는 “서울시를 책임지는 위치에 서면서 가장 바로잡아 보고 싶은 것이 주택정책”이라며 “이해관계에 사로잡힌 정치권의 왈가왈부에 좌고우면하지 않고 역사와 시민 고객의 평가만을 염두에 두고 뚜벅뚜벅 나아가겠다”며 당과 분리된 독자 행보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흔히 광역단체장은 소속정당의 편에 서서 대변을 해왔고, 또 당연히 소속정당으로 단체장에 출마해서 광역단체장이 되었으면 소속정당의 정책과 유사하거나 친화적인 정책을 수행하는 것이 정당정치의 통상관례다. 그럼에도 그는 다소 독불장군처럼 보일 수도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 시장의 뉴타운에 대한 자세는 대통령도 할 수 없다는 주택가격 안정화를 실현시켜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드러내 보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오 시장의 임기가 아직 2년 남은데다 의지가 강한 이상 부동산 안정화를 이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언론을 통해 “오 시장의 재선 및 대권을 위한 프로젝트가 가동된 것”이라고 전했다. 일부 당선자들은 “오는 지방선거에서 오 시장에게 공천을 주지 말자”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했다. 일단 오세훈 시장과 한나라당 당선자들 간의 정치적 갈등은 양측의 회담을 통해 일단락됐지만, 뉴타운 추가지정에 대한 내용은 확정을 짓지 못한 채 어정쩡하게 갈무리됐다. 하지만 지금의 오 시장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대권 경쟁에 너무 일찍 떠밀리는 느낌이다. 10년이나 남은 일인데다 시장 재선도 불분명한 상태에서 설익은 ‘오 시장 대선 출마설’이 나돌게 돼, 오 시장이 뉴타운 공방으로 인해 부담한 ‘정치적 비용’은 실로 막대하다. ■ 이명박 ‘불도저’-오세훈 ‘소’ 그렇다면, 오세훈 시장은 대선에 나설 만한 준비가 돼 있는가? 당장은 ‘아니다’가 정답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시절 ‘청계천 복구’라는 기념비(?)적인 업적을 남겼다. 뿐만 아니라 서울 도시숲 건설, 시내버스 노선정리 및 교통체계 개편 등도 이 대통령이 시장으로 있으면서 이룬 업적으로 평가된다. “보여주기식이다” “전시행정이다” 등의 비판이 거셌던 것도 사실이나, 그는 이 성과들로 인해 시민들의 뇌리 속에 ‘일 잘하는 지도자’, ‘불도저’ 등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는 곧 국민들의 지지로 이어졌고, 그의 정치적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게 됐다. 이것이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게 된 배경이다. 반면, 오세훈 시장은 재임기간 동안 이렇다 할 정치적 업적을 만들어 놓지 못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과는 시정 스타일 자체가 달라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은 기업가 출신 특유의 추진력과 성과 중심의 일 처리가 몸에 밴 사람이다. 따라서 시장으로 부임했을 때부터 무엇인가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는 일들을 찾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세훈 시장의 경우 시정을 익히기 위해 1년 간은 별다른 사업을 벌이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불도저같이 밀고 나가는 타입이라면, 오세훈 시장은 소가 밭을 갈듯 더디게 일하는 타입이다. ■디자인 플라자 완공, 임기내 가능한가 그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도 그의 임기 내에 끝을 보기가 힘든 사업들이다. 오 시장은 취임 초기부터 서울시를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공약의 실천 방안으로 ‘디자인’을 강조해 왔다. 지난해 서울시에 디자인총괄본부를 신설하고, 권영걸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를 책임자로 영입한 것은 이를 추진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또 2010년 세계디자인수도(WDC)로 선정됨에 따라 서울을 그 위상에 걸맞은 도시로 가꿔 간다는 계획이다. 그의 ‘디자인 행정’이 가시적인 변화를 드러내려면 다소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성냥갑 모양이 아닌 다양한 디자인의 아파트를 한 채 지으려 해도 3~4년은 족히 걸릴 테니까 말이다. 그가 디자인 행정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청계천에 준하는 상징적인 사업으로 구상하고 있는 사업은 구 동대문 운동장 자리에 세워질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파크’이다. 그는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80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동대문 운동장을 허무는 용단을 내리게 된다. 부지로 쓰일 동대문 야구경기장 옆의 축구장 자리는 4년 전에 이 대통령이 청계천 복구를 시작하면서 이주해 온 풍물시장 상인들이 보금자리를 틀고 있는 곳이었다. 오 시장은 상인들의 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4년 동안 동대문 풍물시장에 자리 잡은 노점을 신설동으로 옮기는 작업을 했다. 시작부터 만만치 않았던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건설 사업은 이번 동대문 운동장의 철거로 겨우 첫 작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제 임기가 2년 밖에 남지 않아 그 안에 모든 건설작업을 끝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다음 임기까지 본 ‘한강 르네상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건설 못지 않게 오세훈 시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 ‘한강 르네상스 마스터플랜’ 프로젝트이다.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서울의 중심을 흐르는 한강을 물류와 교통의 중심지로 격상시켜 문화와 산업의 허브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한다는 지역개발의 전체 밑그림이다. 단순한 치수 역할에 머물던 한강을 관광자원화함은 물론, 도시계획의 중심축으로 설정해 한강이 명실상부한 서울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개발한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서울시는 한강을 뱃길로 활용하는 방안과 연계해 마곡, 상암·난지지구, 당인리지구, 여의도지구, 용산국제업무지구, 흑석지구, 행당지구, 서울의료원.종합운동장지구 등 한강변 8곳을 수변도시로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의 대표적 친환경 수변도시인 마곡지구에는 한강물을 끌어들여 수로를 조성하고 수변을 따라 컨벤션, 상업·문화·주거·연구시설 등 다양한 복합 시설물을 배치하기로 했다. 특히, 용산구 철도공사 정비창 부지의 경우 강변북로를 지하화하면서 그 위에 열린 공원와 보행통로를 조성해 시민들이 쉽게 한강에 접근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초고층 랜드마크를 건설해 서울의 대표적 수변도시로 조성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서울시는 한강과 서해, 중국을 잇는 뱃길을 여는 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는 용산, 여의도, 노들섬 등에 국제광역터미널과 이를 지원할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대형 선박이 다닐 수 있도록 뱃길을 만들어, 용산과 여의도에 중국을 오가는 국제광역터미널 등 선착장 14곳을 설치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한, 반포분수 설치와 잠수교 보행로 확대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한강 르네상스 사업 중 ‘반포권역 특화사업 및 반포분수 설치공사’도 29일 공사에 돌입했다. 서울 지역 전반에 걸쳐 산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이 거대한 사업도 오세훈 시장이 임기 내에 마무리 짓기는 사실상 어렵다. 따라서 다음 임기까지 이 사업들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지지율 하락, ‘발등의 불’ 하지만 오세훈 시장이 이같은 사업을 다음 임기에도 계속 추진하려면 다음 지방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의 이번 뉴타운 악재는 그의 지지율 하강을 유발시켰다. 총선 전인 3월 26일과 28일, 양일 간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추가 지정은 없다”에서 “10곳 이하로 검토할 수 있다”고 말을 바꾼 오 시장이 선거 후 공약의 비현실성을 인정하며 ‘지정 불가’로 또 다시 발을 빼는 등 그가 취한 다소 모호한 태도들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지지율 이반의 근본원인이 됐다. 시민들은 오세훈 시장이 총선기간 동안 한나라당 서울 지역 출마자들의 표심을 의식해 뉴타운 추가 지정 문제에 대한 여지를 남긴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오 시장에 대한 뉴타운 기대 지역 주민들의 분노는 날로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뉴타운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당초 기대와 현재의 ‘배신감’은 4.9 총선에 참여한 서울지역 유권자의 74%가 “뉴타운 공약이 후보를 선택하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한 조사결과를 통해 알 수 있다. 2010년 지방선거보다 당장의 지지율 이반이 그에게 떨어진 발등의 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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