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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MB 2중대론 홍역中

청와대 신임 수석들 노골적으로 칭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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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3호 심원섭⁄ 2008.06.30 14:48:28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6월 24일 정진곤 교육과학문화수석 내정자의 자기표절 논문의혹을 두둔하는 발언을 해 당내에 적지 않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청와대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맹형규 정무수석의 신임 예방을 받는 자리에서 자신의 경기도지사 시절 맺었던 정 수석과의 인연을 소개하면서 “논문문제는 제가 얘기를 들었더니 강연했던 것을 게재했다고 하던데, 교수를 지낸 분들은 다 그런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 실장은 “옛날에는 그런 걸 아무 문제를 삼지 않았다.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었는데…”라고 곧바로 화답했고, 맹 수석은 “본인의 자세가 바르다고 생각한다”며 “임명장을 수여하는 날에 본인이 이렇게 대통령과 청와대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다고 해서 실장님이 고민을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손 대표는 청와대 신임 수석들의 실명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새 복지(사회정책) 수석은 (내가 복지부) 장관을 할 때 총무과장이었다. 복지부에 많은 관리들이 있었지만 가장 신임하고 높이 평가한 사람”이라고 강윤구 복지사회정책수석을 치켜세웠다. 뿐만 아니라 손 대표는 “경제수석은 아주 소신이 뚜렷하고, 외교안보수석은 외교부 내에서 실력이 있다”며 박병원 경제수석과 김성환 외교안보수석을 노골적으로 칭찬하기도 했다. ■표절의혹 제기된 정진곤 ‘두둔’ 발언 논란 그러나 이날 오후 같은 당 김현 부대변인은 ‘정 내정자의 임명을 철회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논문 중복 게재, 논문 표절로 공직에서 중도 하차한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닌데, 이번에도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 백일하에 드러났다”며 정 수석의 임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사태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자 손 대표의 한 측근은 “인사차 찾아온 손님과의 자리라 덕담을 건넨 것일 뿐”이라며 “큰 의미를 두고 한 말은 아니다”라고 해명하는 등 긴급 진화에 나섰으나, 손 대표의 당 정체성을 놓고 다시 한 번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 한 당직자는 “나가도 너무 나갔다”고 비판하면서 “아무리 인사차 만난 자리라 덕담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손 대표의 이러한 발언이나 행동과 관련해 이미 지난 8일 문학진 의원이 강하게 지적한 바 있어 관심을 끌었다. 문 의원은 6월 8일 ‘민주당은 망하는 길로 가는가’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당 정체성을 흔드는 일부 인사들과는 민주당을 같이 할 수 없다”면서 “당을 뿌리째 흔드는 세력은 차라리 한나라당에 가서 ‘실용’을 이야기하라”며 손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문 의원은 “당 지도부와 일부 의원들이 원칙도, 철학도 없이 민주당의 정통성을 훼손하고 있다”며 “‘제3의 길’, ‘실용’ 같은 이명박 정부와 비슷한 주장을 해 전통적 지지층을 붕괴시키고 있다”고 거듭 손 대표를 겨냥해 직격탄을 날렸다. 문 의원은 “FTA 문제가 국민의 동의를 다 받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손학규 대표의 ‘한미 FTA 처리 못해 유감’, ‘FTA 비준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 등등의 발언은 국민의 가슴을 멍들게 했다”며 “민주당을 사랑하고 아껴왔던 지지자들을 심각한 혼란에 빠지게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론 배치 주장 미묘한 갈등기류 조성 뿐만 아니라 국회 등원론을 둘러싸고 손 대표와 원혜영 원내대표 사이에 미묘한 갈등기류가 조성된 것도 손 대표에 대해 당내외에서 나돌고 있는 시선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이다. 손 대표가 6월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당론과는 달리 “국회 등원을 무한정 늦추고 있을 수는 없다”고 밝힌 데 대해 원 원내대표가 “등원전략은 6·3 의원총회와 6·4 최고위원회의에서 원내 지도부에 맡겨져 있기 때문에 등원 문제에 대해서는 성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논의해 결정하겠다”며 작심하고 문제제기를 하고 나선 것이다. 원 원내대표의 이 같은 언급은 등원 문제는 원내대표단이 내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결정하는 등 원내전략의 소관이 원내대표단에 있는 사안인 만큼 조기등원론을 주장하는 손 대표를 정면 반박하면서 ‘월권’ 행위라는 경고 사인을 보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번에는 손 대표가 지난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광주·전남 지역 대의원 및 서울 성동갑 지역위원장 선정 문제를 거론하면서 “정말 못해 먹겠다”며 박상천 공동대표에게 면전에서 구 민주계를 겨냥해 작심한 듯한 발언을 쏟아내면서 직격탄을 날렸다. 손 대표의 이날 ‘선제공격’은 재창당의 기치를 내건 전대 준비가 극심한 내홍으로 파행을 겪자 당 대표로서 경고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나눠 먹기’, ‘밀실야합’ 비판에 직면해 있는 전대 작업에 대한 1차 책임이 박 대표의 ‘계파 챙기기’에 있음을 지적한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한 핵심인사는 “표면적으로는 구 민주계에 대의원 몫이 배분됐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열린우리당계가 구 민주계와의 충분한 협의 없이 배정, 소수파 배려 정신이 휴지조각이 됐다”며 “열린우리당계의 ‘제왕식 배정’ 방식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비판하면서 구 민주계는 부글부글 끓는 모습이 역력했다. 구 민주계의 한 다른 인사도 “지역위원장만 해도 구 민주계가 선정된 곳은 전무한데, 손 대표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느냐”며 “‘자기 사람 심기’로 치면 손 대표 측이 훨씬 더 심하며 손 대표가 모든 책임을 박 대표에게 돌리기 위해 선수를 친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일 표절의혹에 휩싸여 있는 청와대 정진곤 수석 내정자의 임명을 철회하라는 당 부대변인들의 논평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나온 정 수석 내정자의 ‘두둔 발언’은 ‘손학규 MB 정부 제2중대론’으로 불거질 만하다는 게 정가의 대체적인 주장이다. 한편, 손 대표는 6월 20일 신임 인사차 예방한 정정길 대통령실장에게 “말로만의 소통이 아니라 실제 관계가 소통이 되고 기능이 작동하는 것이 진짜 소통이다. 그러나 소통이 잘못 이해되고 있다”며 “소통을 단지 '커뮤니티'라고 생각해 우리가 한 것을 잘 보여줄 수 있도록 포장하는 것으로 오해되고, 그렇게 쓰이는 경우가 있다”며 쓴소리를 건네기도 했다. 이어 손 대표는 “역시 힘을 갖고 있는 게 정부와 여당이고, 소통이 막힌 것을 뚫어주는 것, 나사를 풀어주는 것도 정부 여당”이라며 “적극적으로 야당이 국회에 들어갈 수 있도록 그 역할을 만들어주는데 정부 여당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 실장은 “내부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이고 바깥에 나와서 많은 분들을 만날 것”이라며 ‘소통’을 주문한 손 대표에게 화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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