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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정보화시대, 소비 트렌드 정확하게 읽어라

온라인과 오프라인, 디지털과 아날로그, 소비와 생산 등 일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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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93호 김대희⁄ 2008.11.18 22:54:41

“휴가기간 동안 혹은 사이버 공간에서 또 하나의 삶 살기,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 감성 찾기, 나만의 것 창조하기, 소비의 사회적 책임 실천하기와 같이 새롭게 대두되는 소비 트렌드에 주목하라.” 대한상공회의소가 ‘후기정보화시대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와 기업의 대응과제’ 보고서를 통해 주장한 내용이다. 대한상의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로 대표되는 정보화시대는 온갖 정보의 범람과 유비쿼터스의 생활화 등으로 성숙단계에 도달했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일체화, 디지털의 아날로그로의 진화, 소비와 생산의 융합 등 후기정보화시대로 이행하는 징후들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대한상의는 앞으로 소비자 주권시대가 도래할 것인 만큼 기업들도 시대의 흐름을 미리 읽고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UN미래포럼은 1964년부터 2014년까지를 정보화시대, 2015년 이후를 후기정보화시대로 구분하고 있다. 제롬 글렌 UN포럼 회장은 “농경시대는 종교, 산업시대는 국민·국가, 정보화시대는 기업, 후기정보화시대는 개인으로 권력이 이동한다”고 내다봤다. 대한상의가 후기정보화시대의 소비 트렌드를 가늠할 키워드로 꼽은 것은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 디지로그(Digilog), 로하스(Lohas), 에고노미(Egonomy)의 4가지이다. 세컨드 라이프는 휴가기간이나 사이버 공간을 통해 또 하나의 삶을 사는 것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현재의 직업에 자기만족을 느끼지 못하면서 휴가기간을 이용해 평소 꿈꾸던 직업(맥주 제조자, 스포츠 아나운서 등)을 체험하는 직업훈련 패키지(Vocation-Vacation)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으며, 세계 곳곳에서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미래를 재설계하고 준비하는 이른바 하프타임 빌더가 많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인터넷의 가상현실 공간에서 또 하나의 삶을 사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인터넷 가상현실 공간을 세계 최초(2000년)로 서비스한 곳은 한국 기업이지만, IT 버블 붕괴과정에서 중단되었는데, 미국 기업이 2003년부터 개설한 세컨드 라이프에는 전 세계에서 1,000만 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 세컨드 라이프, 디지로그, 에고노미, 로하스…소비 4대 新트렌드 세컨드 라이프의 가상현실 공간에서는 가상상품은 물론 실거래 품목도 거래된다. 실제로 사이버 부동산 개발 사업을 통해 100만 달러를 번 백만장자도 있으며, IBM이나 도요타·아디다스 등 세계유수의 기업들도 사이버 지점을 개설해 물건을 판매(판매된 물건은 실제로 배달)하고 있기도 하다(가상공간에서 도요타 자동차를 타는 사람들은 실생활에서도 도요타 자동차를 타고 싶어할 것이라는 점에 착안한 마케팅). 현재 이 공간을 통해 연간 5억 달러의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있는데, 앞으로 현실생활과 더욱 비슷해지면서 실물경제활동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소비 트렌드의 두 번째 키워드는 디지로그인데, 디지털 기술과 아날로그적 감성의 결합을 의미한다. 소비자들은 눈과 귀를 활용하는데 그치는 현재의 디지털 환경에서 좀 더 진화해 후각과 촉각 등 5감 모두로 더욱 생생하게 즐길 수 있기를 바라고 있으며, 최근 터치폰 제품들이 큰 인기를 끄는 흐름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특히, 사용하기 복잡한 새 기능보다는 쉽게 느낄 수 있는 감성적 코드가 유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해진 시각에 알람 소리 대신 아침 햇살을 뿌려주는 베개라든지, 실내 온도가 높아지면 꽃이 피어나는 벽지와 같은 제품들이 이미 등장해 있다. 세 번째 키워드는 Ego와 Economy의 합성어인 ‘에고노미’로서, 남들과 다른 자기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생활을 의미한다. 우리 주변에서는 핸드폰이나 자동차 튜닝, 실내장식이나 주택수리 등을 위한 DIY(Do-it-yourself) 등의 형태로 활성화되고 있다. 미국의 나이키사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동일 제품에 수많은 디자인 사양을 제시한 후 고객이 선택하도록 하고 고객만의 ID를 새겨 넣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세계에서 하나뿐인 상품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대한상의는 소비자에게 표준화된 완제품을 제공하는 방식 대신 다양한 디자인의 부품과 조립방법을 제시하는 등 소비자의 개인적 취향을 살려주는 방식과 함께 소비자가 프로슈머로서 생산과 마케팅 등에 적극 참여하도록 하는 다양한 기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네 번째 키워드는 로하스(LOHAS: Life 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로서, 개인 건강은 물론 환경과 사회 등 지속가능한 소비에 높은 가치를 두고 생활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말한다. 개인적인 웰빙 생활은 물론 친환경 제품이나 도덕적 흠이 없는 제품(저개발국 어린이를 착취하는 대신 정당한 임금을 지불하고 채취된 커피 등)을 구입함으로써 소비자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경우 로하스 상품 시장규모가 약 2,300억 달러(2005년 기준, 미국 내추럴마케팅연구소)에 이를 정도로 확산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59개 기업, 90여 개 품목이 로하스 제품으로 인증(인증기관: 한국표준협회)받아 판매되고 있다. ■ 시대 흐름 예측하여 발빠른 대응 나서야 대한상의는 이 같은 4대 키워드를 통해 후기정보화시대의 소비 트렌드 특징을 ▲정보소통 및 상거래 광장이던 사이버 공간이 생활공간으로 확대되고 ▲디지털 제품에서 아날로그적 감성을 느끼려 하며 ▲소비가 세계적으로 동질화되면서도 각자의 개성이 동시에 추구되고 ▲소비자의 선택에 의해 자원배분이 이뤄지면서 소비자 주권시대가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이 같은 소비환경의 변화에 대응해 우리 기업들이 ▲세컨드 라이프 등 후기정보화시대의 도래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전략을 마련하고 ▲상상력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창조경영을 강화하며 ▲소비자들을 제품의 기획과 생산과 마케팅 등에 적극 활용하는 등 프로슈머 집단을 형성해 ▲디지로그 시대에 맞춘 신상품에 대한 R&D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시대의 큰 흐름을 예측하고 남보다 먼저 대응하느냐 못하느냐의 여부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면서 “세계는 지금 정보화시대에서 후기정보화시대로 이행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이 이러한 트렌드를 잘 읽고 새로운 사업기회나 신상품을 개발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Vocation-Vacation 프로그램 : 휴가기간 등을 활용해 신발 디자이너, 맥주 제조자, 스포츠 아나운서 등 200여 종의 직종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제2의 인생을 설계하거나 맛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프타임 빌더 : 하프타임은 축구의 전반전과 후반전 사이를 뜻하는 말로, 하프타임 빌더는 은퇴 후 혹은 이직 등을 통해 제2의 커리어를 설계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세컨드 라이프 : 미국 IT 기업이 만든 인터넷상 커뮤니티로, 가입자들은 실제 생활과 똑같은 활동(주택, 자동차 생산·판매·구입 등)에 참여하고 그 과정에서 주고받은 사이버 머니는 현금으로 교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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