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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주년 행사는 없다”

‘실용’ 이명박 대통령, 특별행사 없이 경제 살리기에 치중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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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06호 박성훈⁄ 2009.02.24 11:24:13

이명박 대통령 취임 1주년이 되었다. ‘10년 만의 정권교체’ ‘실물경제에 능통한 경제 대통령’ ‘청계천 신화’ 등 여러 타이틀을 뒷배경으로 취임한 이 대통령은 온 나라의 축복 속에서 5년 임기의 첫 여정을 시작했다. 일각을 삼추처럼 보낸 이 대통령에게는 지난 1년이 인생의 어느 때보다 길고 길었을 듯하다. 인사 난맥으로 내각 구성부터 삐걱거리더니 ‘촛불파동’으로 극심한 홍역을 겪었다. 이게 좀 나아진다 싶더니 미국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경제 악화로 다시 한 번 ‘휘청’하는 상황을 겪은 것이다. 최근에는 용산참사로 위기를 맞았다. 여하튼 이 대통령은 우여곡절 속에 취임 1년을 맞았다. ■ 기독교·지지단체 등 1주년 축복 행사 열려 시절을 맞아 사회 곳곳에서는 이 정권의 탄생 1주년을 축복하는 성격의 모임들이 열렸다. 지난 17대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의 최대 지지세력이었던 선진국민연대는 UNET(유엔환경계획)와 공동 주최한 ‘녹색성장, 사회통합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주제의 토론회와 아울러 신년인사회를 열어 정치적 세를 과시했다. 이 행사에서 연구원 초대 이사장을 맡았던 김대식 사무처장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는 원하는 대통령을 뽑았으니 성공한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 지지세력의 또 다른 한 축인 기독교 단체도 특별기도회 등의 형식으로 이 정권의 성공을 염원하는 모임을 열었다. 대통령을 위한 기도 시민연대(PUP)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21일 오후 5시에 서울 종로에서 ‘새 술은 새 부대에’를 주제로 특별기도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기도 시민연대 뿐만 아니라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는 단체라면 모두 모여 합심기도를 했다. 연예인들의 간증과 CCM 가수들의 축하찬양, 외국인들의 축시 낭독 등도 진행됐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선후보에 확정된 이후 조직돼 활동하고 있는 나라사랑기도포럼도 17일 모임을 갖고 이 대통령의 성공을 기원했다. 포럼은 이 대통령의 출석 교회인 소망교회에서 ‘2월 월례기도회 및 김동길 박사 초청특강’을 진행했다. 이날 김동길 박사는 ‘나라가 사는 길’이라는 제목의 특강에서 “만일 이 대통령이 당선되지 못했으면 이 나라는 적화통일됐을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성공하지 못하면 나라가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성도 1000여 명이 모였다. 북한의 반응도 주목할 만했다. 프랑스의 한 외신은 북한이 이명박 대통령 취임 1주년이 되는 25일쯤 장거리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로 로켓 물자들이 옮겨진 경위가 포착된 만큼 국방 당국은 긴장하는 모습이다. ‘취임 1주년 축포’라고 하기엔 너무 살벌한 분위기이다. ■ 이 대통령은 취임 1주년에 ‘시큰둥’ 이와는 상반적으로, 정작 논의의 당사자인 이 대통령은 취임 1주년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듯한 모습이다. 청와대는 취임 1주년 행사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몰리던 시기부터 “행사는 간소하고 조촐하게 치러질 것”이라고 줄곧 밝혀 왔다. 그러다가 2월 18일에는 특별한 이벤트를 생략하기로 했다는 청와대 발표가 나왔다.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취임 1주년과 관련한 특별한 행사도 없고 기자회견도 없다”고 밝혔다. “선진국에서도 국가원수의 취임 1주년 행사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첨언했다. 취임 1주년 행사를 과감히 생략한 것은 형식보다는 실질을 추구하는 이 대통령의 실용적 성향 탓이라는 해석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에는 대통령이라는 호칭 뒤에 따라오는 ‘님’이라는 존칭을 없애자는 얘기가 나왔다. ‘각하’라는 존칭이 기존에 있어 왔지만 ‘님’ 마저도 너무 권위주의적이라는 지적에서이다. 결국 의전상 마땅한 대안이 없어 그대로 ‘님’자를 사용하기로 했다. 또, 청와대의 휘장인 봉황 그림까지 떼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당시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고 표명한 이 대통령으로서 봉황 그림은 권위주의적이자 허식처럼 보였을 것이다. 지금은 봉황이 휘장에 그대로 사용되고 있지만 말이다. ■ 특별행사 없이 통상업무 이어 가기로 이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관련 특별행사를 하는 대신 통상적인 업무를 이어 가기로 했다. 2월 25일 오전에는 예정된 수석회의 대신 비서관 전원이 참석하는 확대비서관회의를 주재한 뒤 비서관들과 오찬을 함께 하기로 했다. 저녁에는 토론식 국무회의를 열기로 했다. 김은혜 부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통상적인 이벤트보다는 ‘경제 살리기’와 같은 시급한 국정 현안을 챙기면서 1주년을 보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무회의는 통상적으로 화요일에 열리지만, 24일에는 한-이라크 정상회담이 있어 하루 늦게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무회의 등 공개석상 발언을 통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 단합과 협조를 당부하는 동시에, 청와대 참모 및 내각에도 집권 2년차를 맞아 새로운 각오를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23일, 취임 1주년을 앞두고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공동 주최로 `’글로벌 코리아 2009’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재편되는 국제질서, 한국의 선택’을 주제로 열린 이번 학술대회에는 로버트 루빈 전 미국 재무장관, 파스칼 라미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등 세계적 석학 및 저명인사 30여 명이 참석했다. ■ 이명박 집권 2년,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노력 지난 1년은 이미 과거이고, 미래를 준비하려는 이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을 맞아 심기일전하는 모습이다.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에서는 집권 2년차에 해야 할 작업으로 사회안전망 확충과 규제개혁 및 공공개혁, 개방화, 교육개혁 등에 가속도를 붙일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공공개혁은 공기업 임직원들의 잉여를 국민에게 돌려주고, 민간이 더 잘하는 것은 민간에 맡기겠다는 개념이다. 교육은 가난의 대물림을 끊는 방안으로 서민들의 희망이 돼 온 만큼 대입 자율화, 학교 간 경쟁을 통한 교육개혁을 이루어 간다는 복안이다. ‘저탄소 녹생성장’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지속 가능한 경제발전을 이룩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선보였다. 2월 16일에는 대통령 직속 녹생성장위원회를 출범해 녹색성장을 위한 실천과제를 내놓았고, 벌써 정부는 이를 반영한 정책을 10대 국정과제에 포함시켰다. 한반도 전반에 걸친 ‘녹색칠’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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