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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추기경 장기기증, 한국경제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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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06호 김원섭⁄ 2009.02.25 09:44:07

‘유의태의 몸에 칼을 댄 허준의 손이 떨리고, 전신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인체의 내부를 들여다본 허준은 놀랄 만한 깨달음을 얻고, 그것을 그림으로 옮긴다. 이른바 ‘신형장부도’라는 것이다.‘ 이는 동의보감에 나오는 이야기다. 400여 년이 지난 지금, 이 같은 빛을 주는 일이 일어나 경제위기로 침울해 있는 우리에게 다시 또 한 번 희망을 갖게 하고 있다. “내 삶을 돌아볼 때마다 가장 후회스러운 것은 더 가난하게 살지 못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다가가지 못한 부분이다.… 서울대교구장으로 재직할 때 해마다 성탄 전야에는 ‘낮은 자리’에 찾아가 ‘작은 이들’과 미사를 봉헌했다. 가난한 사람들의 목소리에 더 바싹 귀를 기울이려고 나름대로 노력했고, 기회 있을 때마다 그들에 대한 사랑을 호소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의무감에서 나온 ‘땜질식 사랑’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우리는 예수님의 삶에 감탄하는데, 분명한 것은 그 삶은 우리에게 감탄하라고 보여주신 게 아니라 그대로 따르라고 제시해준 것이라는 점이다.” 최근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이 지난 2007년에 남기신 말씀이다. 특히 ‘좌에서 우로’ 정권이 교체된 가운데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촛불시위로 국론이 분열되는 등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들 앞에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그래서 김 추기경은 사랑·용서·화해를 우리 국민에게 남기고 가면서 대한민국에 희망을 심어주셨다. 김 추기경의 마지막 가시는 길에 또 하나의 아름다움, 장기이식은 우리 국민의 마음을 한데로 모으는 새 장을 열었다. 김 추기경의 각막 기증에 국민이 발 벗고 나선 가운데 연예인들도 동참하여 이제 장기 이식문화가 아름다운 문화로 자리 잡아 가는 길을 터 주었다. 이에 따라 ‘사랑의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김 추기경 선종 직후인 지난 17일부터 벌어진 각막·콩팥 등 장기기증 의사를 밝힌 시민들은 평소보다 10배나 늘어나고 있다. 그 동안 장기기증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사람들은 대부분 평소에도 장기기증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지만 용기가 없었던 평범한 사람들로, 김 추기경의 안구 기증에 감동을 받아 결심하게 된 것 같다. 지금 장기이식 대기환자가 약 1만8000여 명에 달하고 있다. 그래서 장기이식은 4년 정도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 국회도 이러한 아름다운 장기이식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관련법 개정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구교인 천주교에서는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강조, 안락사와 줄기세포 복제도 반대하고 있는 마당이다. 그러나 오바마 미 대통령도 생명의 연장을 위해 체세포 복제를 허용, 신성장의 동력으로 삼으려고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장기이식문화가 좀 더 윤리적이며 공정하고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시행되려면 장기이식 관련 부서·기관과의 원활한 협조와 더불어 제도적인 조직의 설립도 필요할 것이다. 또한, 기증 장기를 공정히 체계적으로 분배하고 관리하는 전국적인 규모의 공여장기 관리기구의 설립과 장기이식의 과학화를 위한 장기이식 등록소 운영과 장기 이식환자의 의료비 감축을 위해 장기이식 전 분야에 걸쳐 의료보험 적용이 필요하다. 특히 장기이식 윤리지침안이 구체적으로 현 상황을 고려해 적절히 마련되고 장기이식 윤리위원회의 구성과 역할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는 김 추기경의 정신을 이어받아 종교계에서부터 문화의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우선 체세포 복제를 할 수 있는 길을 터줘야 한다. 종교계에서는 지금 체세포 복제에 관한 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기이식문화보다는 체세포 복제를 통해 새 생명을 갈구하는 우리 국민들을 하루 빨리 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세계 미래학자들은 앞으로 줄기세포를 선점하는 국가가 세계 경제위기의 진정한 승자가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우리도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줄기세포 연구에 박차를 가해 한국 경제의 희망의 빛을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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