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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을 통찰하는 철학적 思惟의 세계 -백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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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14호 편집팀⁄ 2009.04.20 22:11:55

신항섭 미술평론가 백성도의 작업은 견고한 소묘력과 숙달된 손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그러기에 표현양식 및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조형적인 상상의 날개를 마음껏 펼친다. 다시 말해, 그 어떤 기교적인 표현이 요구되는 작업일지라도 망설임이 없이 즉자적으로 대응한다. 어쩌면 사실주의를 비롯해 인상주의·야수파·구성주의·입체파 따위의 다양한 표현양식에 대한 섭렵이 가능했던 것도 자유분방한 필선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인지 모른다. 최근 그가 주력하고 있는 그리스 신화를 제재로 한 일련의 작품은 인물화의 새로운 해석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을 형상화한 낯익은 그리스 조각이 인물을 대체하는 작업인데, 다양한 이미지의 복합적인 구성을 통해 신화의 신비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여기에서 인물의 형상, 즉 신들의 이미지를 중심으로 하여 그리스 신화와 관련된 이미지들, 그리고 연속무늬 및 추상적인 이미지 따위를 혼용함으로써 보다 현대적인 조형적 해석을 보여준다. 단순히 신화에 등장하는 조각상 및 장식적인 이미지를 도입하는데 그치지 않고, 상징과 은유와 우의적인 이미지로 신화세계의 신비 및 환상을 표현하는 것이다. 여기에다, 부분적으로 덧붙여지는 물감의 두터운 질감표현은 평면회화로서의 도식에서 벗어난 보다 풍부한 시각적인 이미지를 위해 기능한다. 질감표현은 때로 시간의 더께 같은 깊이 및 공간적인 심도를 보조한다. 두터운 질감표현은 오랜 시간의 축적에서 비롯되는 시간의 층, 또는 유채화로서의 밀도를 강화하는 것이다. 질감은 신화를 제재로 하는 작업에서 그 효용가치가 한층 증대된다. 그의 작업에서 고대라는 시공간을 표현하는데 질감의 강조는 아주 적절한 표현기법인 것이다.

신화의 세계라는 비현실적인 시공간을 뛰어넘어 설득력 있는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구현하기란 용이한 일이 아니다. 신화를 현실적인 공간으로 가져오는 과정에서 그의 예술가적인 상상력은 단순한 신화적 이미지의 차용에 그치지 않는 자유정신을 발휘한다. 기존의 신화를 제재로 하는 그림의 대다수가 사실적인 접근 또는 초현실적이거나 환상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에 그쳤던데 비해, 그는 보다 자유롭고 순수한 조형공간을 지향한다. 신화의 내용을 전달하기보다는 신화적인 이미지를 기반으로 하여 보다 확장된 조형공간을 연출하는데 의미를 둔다. 다시 말해, 현대적인 미학개념에 합당한 새로운 해석으로 보다 다채로운 조형언어 및 조형어법의 변주를 체험하게 된다. 어쩌면 신화적인 소재는 인간이 선망하는 이상적인 공간, 즉 신들의 세계에 편입하고 싶은 욕망의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의 형상은 이상적인 미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리스 신화나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의 형상은 어쩌면 이상적인 인물화의 모범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 그의 그림에 나타나는 여신들의 형상은 그 자체만으로 우리의 감정을 고무시키고 상상력을 무한히 확장시킨다. 비록 구체적인 묘사가 아닐지언정, 여신들의 수려한 용모는 시각적인 즐거움과 감정을 고조시키기에 부족하지 않다. 이는 그의 뛰어난 묘사력에 의해 형용되는 여신들의 형상에 미적 감흥을 불러일으킬 만한 아름다움이 있음을 의미한다. 그 조형적인 아름다움은 필경 경직된 사고 및 획일적인 일상생활에 갇힌 현대인의 의식세계를 해방시키는데 기능한다. 어느 면에서 신화를 제재로 하는 그의 작품은 다양한 표현기법을 구사함으로써, 단순한 형태묘사 중심의 그림과는 다른 시각적인 체험 및 조형적인 상상의 단서를 제공한다. 수려한 선을 중심으로 하여 두텁게 쌓아 올리는 물감의 중첩효과에 따른 색조의 깊이와 함께 집적된 시간의 층이 감지된다. 따라서 현실적인 시공간을 초월한 신화적인 세계에 잇닿을 만한 시간의 층, 즉 고태(古態)가 자리한다. 그의 작품은 회화성이란 입장에서 볼 때 가장 이상적인 형식을 따르고 있는지 모른다. 형태미를 여전히 미학적인 가치의 중심에 두고 있는 태도가 그러하다. 다시 말해, 순수한 손의 기술을 기반으로 하여 보다 확장된 개념의 조형언어 및 어법으로 풍부한 수식의 시각적인 이미지를 추구하기에 그렇다. 따라서 그의 그림은 시각적인 이해를 뛰어넘는 문학적인 수사 및 상징적인 내용, 그리고 생을 통찰하는 철학적인 사유의 세계를 내포한다. 그러기에 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그만큼 그의 작품세계는 포괄적이다.

백성도 1949 부산 출생 1967~1997 동아대학교 미술학과, 동 교육대학원 졸업 개인전 1993 서울갤러리, 김화랑, 사인화랑 1997 서울 인사갤러리, 진화랑, 김화랑 2001 서울 인사갤러리, 롯데화랑, 피카소화랑 2005 부산 피카소화랑 2009 서울 인사아트센터, 부산 롯데화랑 단체전(1984~2009) 부산미술대전 초대작가전(부산시립미술관) 목우회 회원전 화랑미술제(김화랑, 예술의전당 미술관) 현대미술초대전(국립현대미술관) 제3회 한국국제아트페어(COEX 전시실) 남송미술관 개관기념전(남송미술관) 갤러리상 개관기념전(갤러리상) 서양화 100인 초대전(서울갤러리) 한국구상미술제전(예술의전당) 무등미술대전 운영위원 초대(광주시립미술관) 대한민국 구상미술제(예술의전당) 수상 1982 부산미술대전 금상(부산시민회관) 1989 목우회 공모전 대상(서울시립미술관) 1990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국립현대미술관) 1991 대한민국미술대전 우수상(국립현대미술관) 1994 동아대학교 학술상(동아대학교) 1999~2000 동아대학교 예술대학 학장 현재 : 동아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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