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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화랑]한국의 정체성과 서정적 이미지의 또 다른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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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15호 편집팀⁄ 2009.04.27 14:02:23

19세기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Leo Tolstoi)는 ‘예술이란 무엇인가’에서 “움직임이나 선·색채·소리 또는 말로써 표현되는 행위에 의해 자기 자신 속에 느껴진 감정을 다른 사람이 경험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예술적 행위다”라고 밝힌 바 있다. 20세기 초 피카소와 브라크에 의해 새로운 입체미술 형태의 표현 방법이 개발되기 전까지 정서적이고 사실주의적인 표현 형식은 르네상스 이후 서구미술의 중심축을 이루어 왔으며, 고전주의나 낭만주의 등의 미술 사조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회화예술에서 절대적인 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근대 이후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입체주의 경향과 앵포르멜의 모더니즘 양식 속에서 한국 구상화단이 보여주었던 지속적 움직임들은 변화하는 현대미술의 다양성 안에서 한국 미술계를 지탱하여주었던 큰 힘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문순은 이러한 자연주의적 미감이 내재된 사실적 표현시각을 지닌 작가로서 자연과 꽃이라는 표현 소재를 중심으로 그만의 독자적인 감성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화단의 중견 작가라 말할 수 있다. 소담스런 고향의 정취가 느껴지는 시골 풍경이나 자연의 생명력이 살아 숨 쉬는 들판이나 계곡, 아침 안개 속으로 피어나는 이슬 머금은 연꽃, 함초롬한 모란꽃과 같은 서정성이 강하게 느껴지는 표현 대상들은 그 동안 작가가 즐겨 그려 왔던 이미지들로, 이런 형상들은 그의 화면 속에서 사실적이거나 반추상적인 형태, 추상적 표현과 구상적 형태가 한 화면에 동시에 등장하는 세 가지 형태의 작업 경향을 드러내고 있다. 9년 전에 서울신문 갤러리에서 가졌던 첫 개인전에서 작가는 연꽃을 주제로 한 자연의 생명성과 한국적 정감을 보여준 바 있는데, 우리 민족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무궁화꽃을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하여 보여주고 있다. 예로부터 무궁화꽃은 “영원히 피고 또 피어서 지지 않는 꽃”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그 종류만도 100여 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조선(古朝鮮) 이전부터 하늘나라의 꽃으로 귀하게 여겼던 무궁화꽃을 신라에서는 ‘근화향’이라 부르기도 했으며, 중국의 산해경(山海經)에서는 우리나라를 “무궁화가 피고 지는 군자의 나라”라고 지칭한 바 있다.

그러나 우리는 나라의 상징 꽃으로서 무궁화를 인식하고는 있지만, 꽃이 지닌 다양한 외적 형태나 내적 의미를 자세히 알고 있지는 못한 것이 솔직한 우리의 현실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연유로 작가들 세계에서도 사진 작업을 하는 작가들이 이 꽃을 표현 소재로서 가끔 다루기는 하였지만, 조문순처럼 사실적 표현을 위주로 하는 회화 작가가 본격적으로 다루는 것은 그가 처음인 까닭에 작가의 제작의도가 매우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고 할 수 있다. 그는 단심계·배달계·아사달계로 나누어지는 무궁화꽃의 형태를 다양한 표현 방법으로 도출해내어 그 속에서 느낄 수 있는 한국인의 정신세계와 정서적 특성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추상적 의미가 담긴 한복이나 보자기 같은 색동의 형태를 한 화면에 그림으로써 구상적이면서도 추상적 이미지가 동시에 공존하는 또 다른 조형언어를 보여주고 있다. 그의 손끝에서 그려지는 이러한 표현 소재들은 평상시에는 잘 나타나지 않는 우리 기억 속의 잔상을 표면 위로 시각화시킴으로써 한국인의 정신 영역 속에 공통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한국적 정체성에 관하여 물음표를 던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평소 예술적 영감의 모티브로써 어린 시절부터 느꼈던 바람소리·물소리·아침안개 등 한국적 자연의 정서를 바탕으로 두고 있는데, 이러한 기억들을 대표하는 이미지로서 무궁화꽃을 주목하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조문순(CHO MOON-SOON) 수상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목우회미술대전 특선 3회 ·신미술대전 최우수상 단체전 ·여수 국제아트페스티벌-구엑스포홍보관 ·국회의사당 새조위 초대전 ·말레이시아 구상작가합동전-서울시립미술관 ·우즈베키스탄 미술인협회 초청 국제교류전 ·한·불 대표구상작가총람전-대구문화예술회관 ·아천미술관 특별초대전 ·프랑스 쇼몽시 초대전 ·부산APEC유치기념 목우회초대전-부산문화회관 꽃그림전(축제) -부산타워갤러리 ·동방의 얼 한국·베트남 합동교류전 ·포스코갤러리 초대전 ·록갤러리 소품초대전 ·본화랑 소품초대전 ·아시아의 혼 한국·파키스탄 수교20주년기념 합동전-서울시립미술관 ·알파갤러리 소품초대전 ·동방의 빛깔 중국교류전 -세종문화회관 ·구상작가 100인초대전 -한스갤러리 ·봄바람 소품초대전 -본화랑 ·아지오갤러리 초대전 ·롯데화랑 소품초대전 ·여류작가 5인의 감성전-현대백화점 현재 : 한국미술협회, 목우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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