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와 비가 번갈아 가며 극성을 이루는 여름에는 페어웨이의 러프가 무성하여 공이 들어가면 여간해서는 탈출하기가 쉽지 않다. 여름 골프에서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이 바로 러프이다. 러프는 해운 용어로 ‘암초’의 뜻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러프에 들어간 공은 암초와 마찬가지로 위험하기 짝이 없어 몇 타 만에 탈출을 하게 될는지 아무도 모른다. 러프에 들어간 공을 성공적으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공이 놓여 있는 상황이 중요하다. 공이 파묻혔는지, 아니면 약간 위로 떠 있는지, 잡초의 길이가 얼마나 긴지 등등을 점검하여야 한다. 다시 말해, 공의 상황을 보고 클럽을 선택하여야 한다. 긴 풀 속에 공이 박혀 있으면, 욕심을 버리고 페어웨이로 쳐내야 한다. 이때 샌드웨지를 쓰는 것이 유리하다. 벙커 샷을 하는 요령과 같게 채를 짧게 잡고 공을 향해 힘껏 내려쳐내면 공은 나오게 되어 있다. 4번·5번 아이언을 가지고 쳐내려 하면 풀에 감겨 공은 제자리에 머물게 된다. 너무 세게 치면 아이언이 부러질 가능성이 높다. 러프가 길지 않은 세미러프에서는 미들 아이언을 사용하여 샷을 하면 공은 그린을 향해 날아가지만, 플라이(fly) 현상이 일어나 스핀이 걸리지 않아 런이 발생하여 그린을 오버하게 된다. 따라서 한 클럽을 적게 잡고 치는 것이 요령이다. 페어웨이 우드는 깊은 러프에서 공이 떠 있다면 3번 우드를 써도 좋으나, 이때 공이 얼마나 떠 있는지를 보아야 한다. 너무 높게 떠 있으면 공 밑을 헤드가 그냥 지나가게 되어 공중볼이 된다. 60야드 내지 80야드 길이의 어프로치 샷은 러프 속에서 힘을 주어 공을 치게 되면 공은 토핑이나 샹크가 날 확률이 많다. 따라서 부드럽고 리드미컬하게 샷을 해야 미스 히트를 방지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플라이 현상 발생으로 공을 그린 어디에 떨어뜨릴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스코틀랜드에서는 “러프에서 샷은 공주님을 모시듯이 조심스럽게 상황을 판단하면서 하라”는 골프 명언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골프에서나 인생에서나 “과욕은 화를 부른다”는 명언을 다시 한 번 음미하고, 러프에서 공을 칠 때는 위에 언급한 명언을 머리에 떠올리면서 샷을 하는 것이 좋겠다. 앞으로 가을까지는 러프와의 전쟁이므로, 골프 라운드에 임할 때 러프 샷 요령을 다시 한 번 숙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