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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NEW KOREA를 꿈꾸며

One Korea, New Korea를 꿈꾸는 새터민 이웃의 특별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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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60호 편집팀⁄ 2010.03.08 15:30:52

글·박예영 / 정리·윤영상 ysangyn@naver.com -3.1절이 지났다. 광복 전, 우리 조상들은 스스로 함께 일구어낸 자유 한국을 꿈꾸면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피 흘려 싸웠었다. 그러나 3.1운동이 있은 지 한 세기가 지나가는 지금, 우리나라의 모습은 조상들이 꿈꾸었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남과 북이 갈라져, 이제는 외세가 아닌 같은 민족끼리 피 흘리며 싸우고 있는 것이다. 분단은 정치·문화·경제·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중대한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분단의 현실을 잊고 원래 다른 민족이었던 것처럼 살아간다. 어느 새터민의 시선에서 바라본 통일에 대한 생각을 살펴보자. 남과 북을 모두 경험한 그들의 시각은 우리보다는 조금 더 현실적일 것 같다. 우리가 잊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있지는 않았는지…. 다음은 어느 새터민 청년에게 부탁한 글이다.- One Korea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던 91년 전 3월 1일, 우리 선조들의 염원은 ‘내 나라’를 찾고자 하는 열망으로 가득했었습니다. 그만큼 자기의 나라를 찾는 것은 너무도 중요한 일이며, 자기의 조국을 찾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나’를 찾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조국이 없는 ‘개인’을 생각할 수 없음은, 개개인은 나라를 이루는 핵심 구성체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박탈당하고 권리도 자유도 없었던 일제 강점 38년 간 우리의 할아버지 세대는 나라 없는 설움이 어떤 것인지 뼛속 깊이 체험하셨습니다. 그래서 나라 없는 백성은 상갓집 개만도 못하다는 말도 생겼나 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나라를 찾은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우리나라는 또다시 이데올로기의 보따리에 싸여 몸살을 앓게 되고, 강대국의 패권 싸움의 중심에 놓이게 됩니다. 산업혁명의 결과로 자본을 가진 사람들이 노동자를 고용하면서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나라들이 늘어나고, 카를 마르크스의 공산주의 사상을 추구하여 사회주의·공산주의를 지향하는 나라들도 동시에 생겼습니다. 한마디로 이데올로기의 전쟁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였습니다. 그 이념의 대결로 결국 우리나라는 슬프게도 동족끼리 죽여야 하는 6.25전쟁을 거쳐야만 했고, 그 아픔과 고통은 분단이라는 상처로 지금까지 진행 중에 있습니다. 정전협정 이후 우리는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두 개의 나라로 동강 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북한을 남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 대한민국’ 하면 북한을 포함한 하나의 코리아가 아닌, 말 그대로 남한만을 마음에 두는 사람들도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 어떤 다른 나라들보다도 외국처럼 느껴지는 북한! 그곳이 내 고향이며 내 조국이라고 생각하는 세대는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쯤에서 저는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세대에게 필요한 시대정신과 역사의식에 대해 나누고 싶습니다. 즉, 한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남북을 아울러서 ‘통일시대’에 살아갈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고민이라고나 할까요. 멀리도 말고 100년 전으로 돌아가서 거슬러 올라와 볼까요? 일제 강점기에 우리의 선조들은 독립대한을 꿈꾸며, 대일본제국이라 자칭하던 일본과 맞서 나라를 찾기 위해 애국애족의 마음으로 종교와 이념을 초월하여 뭉쳤습니다. 해방 후 이념의 전쟁으로 둘로 나누어지게 된 6.25전쟁 이후 폐허가 된 이 나라를 살리기 위해 우리의 부모들은 뭉쳤습니다. 부모들의 피땀으로 나라의 경제는 발전하고 정상궤도에 오르기 시작하면서, 정권을 잡은 사람들 안에 권력욕구가 드러나기 시작하고, ‘욕심’이라는 독소의 뿌리가 개인과 사회 모든 영역에, 사회 중심에 발을 붙이기 시작합니다. 그 과정에 한국에서는 4.19혁명, 5.18민주화운동이 있었으며, 이 운동은 최소한 개인을 초월하여 이 나라를 민주주의 국가로 세워 나가기 위한 대중적 운동이었고 시대정신이었다고도 평할 수 있겠습니다. 같은 시기에 북한에서는 남한과는 달리 김일성 체제가 사회 전반을 장악하면서 민중이 중심이 되는 게 아닌, 일개인이 사회의 중심이 되어 유지되는 구도를 만들어 자리를 잡게 됩니다. 사회주의·공산주의가 실현 가능하리라 생각하고 고집 부리며 달려온 북한은 결국 사회 전체 구성원들의 권리와 자유를 개인(김일성·김정일 父子)에게 충성하는 것으로, 국가를 위한다는 명목 아래 집단화의 도구로 사용하여,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최악의 인권유린 국가로, 수많은 아사자를 발생시킨 빈곤국가로, ‘전쟁’의 코드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하는 핵무기 보유국으로 전락되고 말았습니다. 민주주의를 이룬다고 피 흘리며 싸워온 대한민국의 현재 모습을 볼 때, 민주주의 국가의 일부분이 이루어졌을지는 모르지만, 결코 완전한 민주주의가 아닌 자본주의 국가로서의 위치가 더 가까운 상태임을 볼 수 있습니다. 통계청에 의해 나온 자살률·실업률·행복만족도 등의 수치는 대한민국의 현주소가 어디인지를 잘 말해줍니다. 원래 하나였고 그래서 하나여야만 할 한 몸뚱이가 둘로 나뉘었으니 힘을 제대로 쓸 수 없는 것이었을까요? 좀처럼 하나가 되기 어려울 것 같은 두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대한민국과 북한 사이이지만, ‘통일’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음은 남북 사이에 일어나는 무수한 변화들을 보고 알 수 있습니다. ‘통일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각자에게 물어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우리 그냥 이대로 가야 하는가?” New Korea 예측할 수도 없었던 일들이 김일성 주석의 사망을 기점으로 90년대 중반부터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계속 침체되어오던 북한의 경제난은 계속된 악순환의 결과로 수많은 아사자를 배출하며 동시에 대량탈북의 역사를 만들어낸 것이죠. 그러면서 수많은 탈북자들이 제3국을 통해 한국으로 아니면 다른 해외로 흩어져가기 시작했고, 현재는 1만8000여 명의 새터민(탈북해서 한국에 정착한 사람들)들이 국내 여러 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미 작은 ‘통일’이 저절로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이죠. 이 일은 누구도 예상치 못 한 일입니다. 그 예상치 못 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근 15년 간 남북에는 많은 변화들이 있어왔습니다. 어떤 분의 말처럼 ‘사랑싸움’을 하고 있듯이…. 지금 이 나라는 가장 가까우면서도 갈 수 없는 가장 먼 나라가 되어버린 북한 땅을 바라보며 몇십 년 동안 눈물을 묻어와야만 했던 남한의 이산가족들을 그러안고, 또다시 굶주림과 자유를 찾기 위해 남으로 내려오는 제2의 이산가족(새터민)을 품어야만 하는, 함께 살아야만 하는 시즌에 와 있습니다. 원래 우리 동포였고 우리 민족이었던 그들과 함께 호흡하고 살아내는 일이 뉴코리아의 시작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통일이 되면 마치 남한 사람들이 손해 볼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아주 짧은 생각이며, 개인주의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발상이며, 더 나아가 이 나라의 장래와 미래를 멀리 내다보지 못하는 근시안적이고 이기적인 생각에 불과하다고 여겨집니다. 북쪽에 태어난 사람들은 그곳에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이 아니며, 우리 역시 남한에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북한에서 태어난 것이 죄가 될 수는 없습니다. 평생 쌀밥에 고깃국을 먹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 되어버린 북녘 땅의 우리 형제자매들,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와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그들은 우리의 가족입니다. 북한 사람들은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어깨를 걸고 가야 할 동역자들이요, 친구들인 것입니다. 코리아의 시대정신은 이제 작은 사랑 하나를 실천하는 것이라 믿습니다. 어떻게 하면 내가 좋은 직장에 취업하고 안정된 직업을 가짐으로써 평생 안락하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나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사는 내 곁의 사람들을 돌아보고 내게 있는 것을 나눠주고 함께 먹고 입는 것이 한반도를 살려낼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이것은 마음을 나누는 ‘사랑의 실천’이지, 결코 유토피아적인 공산주의 사상과는 거리가 멉니다. 약자들을 돌아보고 나라와 민족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공동체적 마인드가 이 시대가 사야 할 시대정신입니다. 역사의 흐름을 고찰해볼 때, 혼자 살고자 하는 사람은 망하게 되고, 더불어 살고자 하는 사람은 더 많은 사람들을 살려내고 사회를 살게 함을 우리는 익히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의 10대·20대에게 이 정신이, 이 역사의식이 가르쳐져야 합니다. 개인이 아닌 공동체적인 정신을 가르쳐야 이 나라가 건강하게 살게 될 것이고, 더욱이 북한은 이제 더 이상 적이 아닌 ‘친구’라는 새로운 마음가짐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가치관이 확 바뀌어야 할 때입니다. 역사를 이끌어온 무리는 소수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혼자가 아닌, 함께 살고자 하는…. 남북이 견지해온 이데올로기를 초월하여 인간 대 인간으로, 사랑과 나눔으로 서로를 채워갈 때, 다른 사람들이 실천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가 있는 자리에서 사랑을 실천하기 시작할 때,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는 좁혀지게 될 것이고, 진짜 민주주의가 세워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 함께 꿈꿉시다! 뉴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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