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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환자가 고혈압약 끊었더니…

출혈성 뇌졸중(중풍)의 예방과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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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60호 편집팀⁄ 2010.03.08 15:29:13

허승곤 연세의대 뇌혈관외과학 교수 유난히도 추었던 지난 1월 어느 날 저녁, 약 20년 전부터 고혈압이 있었으나 비교적 건강하던 70세 남자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오른쪽 반신에 마비 증상이 발생하여 응급실로 이송되었다. 가족들의 설명에 따르면, 환자는 평소에 혈압약을 잘 복용하는 편이었으나, 며칠 전부터는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약을 복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간단한 진찰 결과 뇌졸중으로 진단되어, 응급 뇌졸중 환자의 구급 표준진료계획(critical pathway)에 따라 신경계통의 응급 검사를 한 결과 뇌혈관 파열로 인한 뇌출혈로 확인되었다. 관련 의료진을 호출하고 즉각 뇌수술 등 치료에 들어가, 큰 후유증 없이 잘 회복되었다. 뇌졸중이란 어떤 병인가 일반적으로 ‘중풍’ 또는 ‘뇌졸중’이라고 하는 병은 의학적으로는 뇌로 가는 혈관이 막히거나 뇌혈관이 터지면서 출혈되어 뇌세포가 손상받아 나타나는 질병이다. 따라서 중풍은 뇌혈관이 손상받는 위치에 따라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이나 몸의 한쪽이 약해지는 가벼운 증상에서부터 좌우 어느 한쪽 반신이 완전히 마비되거나 의식이 없어지는 심한 증상까지 다양한 정도로 나타난다.

1980년대까지는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과 출혈성 뇌졸중의 빈도가 50 대 50 정도로 비슷하였으나, 근래에는 뇌출혈에 의한 뇌졸중은 많이 줄었다. 즉, 최근엔 고혈압 관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90년대 이전에 비해 출혈성 뇌졸중이 상대적으로 줄어 전체 뇌졸중의 약 20%를 차지한다. 그중에서 가장 많은 유형은 고혈압성 뇌출혈(그림1)이며, 다음으로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뇌지주막하 출혈, 그리고 뇌혈관 기형 또는 모야모야병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뇌출혈 등이 있다. 또한 근래에는 아스피린이나 플레탈 등의 항혈소판제, 쿠마딘(또는 와파린)이라고 하는 항응고제를 많이 복용하는 심장 질환 환자들이나 만성 신장 질환, 백혈병 등의 혈액 질환 환자들에게서도 출혈성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고혈압성 뇌출혈 고혈압성 뇌출혈은 뇌의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직경 0.5mm 내외의 천공동맥(그림2)이 파열되어 발생하게 된다. 고혈압·고지혈증·당뇨 등 생활습관병과 흡연·음주 등은 천공동맥의 혈관벽이 빨리 나빠지는 원인이 되며, 60~70대 남성에게 주로 발생한다.

뇌출혈로 인하여 뇌세포가 손상되면 우리 몸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어 뇌출혈의 위치나 출혈량에 따라 의식장애·반신마비·언어장애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출혈량이 많은 경우에는 급격하게 두개골 내의 뇌압이 상승하여 뇌 전체에 혈류장애를 가져와 의식장애를 일으키게 되고, 결국은 뇌사상태에 빠져 사망하거나, 생명을 유지하더라도 식물인간 상태로 평생을 지낼 가능성이 크다. 고혈압성 뇌출혈이 가장 잘 생기는 뇌기저핵 출혈은 운동신경 주행로를 압박하여 반신마비를 일으키기 때문에, 뇌줄중이 일어난 환자들에게서 반신마비가 많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시상출혈 및 뇌간출혈은 의식장애를 일으키고, 사망률이 매우 높다. 고혈압성 뇌출혈의 예방 고혈압성 뇌출혈을 예방하려면 청년기부터 건강한 생활습관을 들여 생활습관병을 미리 막는 길이 최선이다. 고혈압성 뇌출현은 미리 발견하여 치료할 수도 없고, 미리 수술을 하여 예방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장·노년기에는 고혈압·고지혈증·당뇨 등을 치료하고, 뇌 건강 검진을 받아 뇌혈관의 퇴행 여부를 확인하고, 정상 혈압을 유지하는 길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금연과 아울러 금주 또한 절대적으로 필요한 예방법이다. 특히 니코틴은 뇌혈관을 직접적으로 손상시켜 빨리 퇴행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에 금연은 필수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린 청소년기부터 많은 국민들이 담배를 피우기 때문에 아직도 고혈압성 뇌출혈의 빈도가 매우 높다. 고혈압성 뇌출혈의 치료 고혈압성 뇌출혈이 발병하면 혈종에 의한 뇌압 상승을 저하시키고 뇌 손상을 최소화하여 반신마비·언어장애 등의 후유장애를 최소화하는 치료가 중요하다.

뇌 속에 출혈량이 많지 않은 경우에는 작은 관을 출혈된 부분에 넣어 피를 제거하는 혈종배액술(그림3)이라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그러나 뇌 속에 많은 양의 혈액이 고인 경우에는 뇌를 노출시켜 혈종을 제거하는 개두술(두개골 뼈를 열어서 하는 뇌수술)이 필요하다. 단, 뇌졸중이 발생하여 2~3시간이 지나면 치료 후에도 후유증으로 장애가 남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중풍이 발생하면 즉시 응급실로 이송하는 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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