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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측만증은 어떤 병?

원인 모르지만 최근 한국 청소년 환자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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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64호 최영태⁄ 2010.04.05 11:23:09

척추측만증은 근육병·뇌성마비 등이 원인이 돼 발생하는 경우가 있고, 또 건강하던 청소년에서 이유를 모르게 발생하는 특발성 척추측만증 두 가지로 나뉜다. 특발성의 경우 남자보다는 여자 청소년에서 다섯 배나 더 많이 발생한다. 그래서 호르몬의 영향 등 여러 가설이 나와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척추가 옆으로 휘어진 각도가 40~50도를 넘는 심한 척추측만증은 수술로 척추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판정된다. 수술은 척추뼈에 철제 지지대를 설치해 척추뼈를 똑바로 펴준다. 휘어진 각도가 40~50도를 넘어서기 전까지는 외관상 문제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굳이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잘못된 정보를 접한 청소년과 부모들이 “무조건 수술을 해 달라”고 요구해 문제가 되기도 한다고 서 교수는 밝혔다. 최근 여학생 중심으로 척추측만증 크게 늘어 원인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수술 안 받아도 되는데 수술받는 사례 많아 문제 척추 관련 질환과 그에 따른 수술은 사실 한국에서 남용되는 측면이 있다. 잘못된 의료 상식이 널리 퍼지면서, 의사가 “아직은 수술을 안 해도 된다”고 말하면, 환자 본인이나 보호자가 “의사가 왜 수술도 못 하냐”고 화를 내며, 수술을 우선적으로 해준다는 개인병원을 찾아가 무리한 수술을 받곤 하는 행태가 문제가 되고 있다. 환자 숫자도 급증해, 서 교수 팀이 서울 시내 15개 구청 산하 초등학교 5~6년생과 중학교 1학년 학생의 척추 휨 정도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00년만 해도 청소년 1.66%만이 측만증을 갖고 있었지만, 작년 조사에서는 문제 있는 청소년이 7.4%로 급증했다. 이는 외국의 측만증 비율 3~5%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이런 잘못된 치료 행태 때문에 서울에서는 척추 관련 병원들이 모여 있는 이른바 ‘척추 밸리’가 형성돼 있기도 하며, 이들 척추병원들의 무리한 수술에 반대하는 의사들의 모임이 생기면서 서로 대립하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서 교수는 “허리 통증 등 척추 관련 질환에는 아직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점이 많아 무조건 수술부터 하는 행태는 잘못됐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척추 디스크의 경우 ‘척추뼈 사이의 추간판(물렁뼈)이 밖으로 튀어나와 극심한 통증이 생기는 것으로 흔히들 알고 있지만, 실제로 조사해보면 추간판이 튀어나와도 전혀 통증을 느끼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 연구에 따르면, 허리 통증을 느끼는 사람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튀어나온 추간판을 잘라내는 디스크 수술을 하고, 나머지는 수술 없이 운동만 하는 치료법을 적용했는데, 조사 초반 단계에서는 수술을 받은 사람들에서 통증 경감 효과가 더 좋았지만, 5년이 경과하자 수술 그룹이나 운동 그룹에서 통증 경감 정도가 비슷했다는 결과도 있다. 큰돈과 위험부담이 따르는 척추 디스크 수술을 꼭 받아야 하느냐는 질문을 하게 만드는 연구 결과다. 서 교수는 “그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허리 통증의 90%는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으며, 10%만 전문적 치료가 필요하고, 꼭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는 1% 정도로 추산된다”면서 “이런 조사 결과를 본다면 한국에선 지나치게 많은 척추 디스크 수술이 진행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허리 통증은 이처럼 아직도 모르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서 교수는 “수술처럼 위험이 따르는 치료법을 의사에게 무조건 요구하기보다는 평소 허리를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자세 교정에 좋은 요가를 하도록 권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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