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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여자는 욕망에 당당하죠”

영화 <하녀>로 ‘칸의 여왕’에 또 도전하는 배우 전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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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66호 이우인⁄ 2010.04.20 09:30:14

영화 <하녀>는 고 김기영 감독의 1960년 작품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배우 전도연이 2년 만에 선택한 복귀작이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2010년 <하녀>는 <눈물> <바람난 가족>의 임상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는 베를린·베니스 등 세계 유수 영화제를 휩쓸며 세계에서도 연출력을 인정받은 감독이다. 여기에 더하여 2007년 영화 <밀양>으로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칸의 여왕’ 전도연의 캐스팅은 영화계가 <하녀>에 주목하게 만드는 큰 요인이다. 5월 13일 개봉일을 한 달 앞둔 4월 13일 서울 압구정CGV에서 <하녀>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안주인 해라 역의 서우를 제외한 전도연·이정재·윤여정·임상수 감독이 참석했다. 모두 서열을 나눌 수 없는 톱스타와 유명 감독이지만, 그들조차도 ‘칸의 여왕’ 전도연에게는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나보다. 특히 임상수 감독과 윤여정은 ‘전도연 칭찬’에 입술을 적셨다. 임상수 감독은 이날 ‘칸의 여왕’ 전도연을 고생시켰는데 미안하지 않느냐는 이색 질문을 받았다. 이에 그는 “시나리오를 쓸 땐 별 생각이 없었는데, 전도연 씨 역할이 하녀이다 보니 하나도 편한 장면이 없었다. 그래서 솔직히 너무 미안했다”며 “그러나 연기에 몰두하는 전도연 씨에게서 칸에서 보여준 그녀의 프로페셔널리즘을 봤다. 영화를 찍으면서도 이야기했지만 전도연 씨를 존경한다”고 했다. 한참 선배인 윤여정은 “전도연과는 이 작품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건데, 뭐 상을 탄 배우니까 그러려니 했는데, 감독의 지시를 스펀지처럼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고 ‘내가 도연이 나이에 저렇게 잘했을까’하면서 반성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하녀>는 순수하면서도 본능과 욕망에 솔직한 하녀가 상류층 가정에 들어가 주인 남자와 욕정에 빠진 뒤 전개되는 이야기를 그린 에로틱 서스펜스물이다. 1960년대의 <하녀>와 내용·캐릭터는 같지만 배우들의 연기와 시각적인 효과에서는 다른 점을 느낄 거라고 임 감독은 전했다. <하녀>에서 전도연이 맡은 역할은 하녀 ‘은이’. 은이는 이혼 뒤 식당 일을 하다, 유아교육과를 다닌 이력으로 상류층 대저택의 하녀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녀는 그곳에서 주인 남자 ‘훈’(이정재 분)과 욕정에 빠진다. 전도연에게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와 출산 뒤 배우로서 달라진 자세 등을 들어봤다. -하녀 은이는 어떤 인물인가요? “하녀 은이는 굉장히 순수하고, 순수하기 때문에 당당하며 본능과 욕망 앞에 솔직한 여인입니다.” -<하녀>를 복귀작으로 선택할 때 부담되지 않았나요? “선택이 쉽지 않았어요. 고민을 많이 했거든요. 임상수 감독님이 아니었으면 출연하지 않았을 거예요. 과거에 너무나 많은 호평을 받은 작품이기 때문에, 그런 부담감을 뛰어넘을 감독은 임상수 감독님 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감독님 때문에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베드 신, 맞고 때리는 연기 등 힘든 연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가장 힘든 연기는 무엇이었나요? “시나리오만 봤을 때는 은이가 해야 할 일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어요. 그런데 연기를 하다 보니 1인 다역을 하는 것처럼 할 일이 많은 거예요. 그래서 육체적으로 힘들었어요. 하지만 촬영하면서 정신적으로는 행복하고 즐거웠어요. 힘든 것이 스트레스가 아니라 쾌감으로 느껴질 정도로 즐거웠죠.” -와이어 액션이 처음인데요, 어땠나요? “되게 힘들고 두려웠어요. 그래도 그 두려움을 한 번 극복하니까 허공에 몸을 던지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진 않았어요. 두려움을 극복하는 게 어렵지 않았고요.” -다른 여배우들은 출산한 뒤 여배우로서 가치관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하곤 하는데요, 전도연 씨는 어떤가요? “결혼을 선택할 때 결혼 때문에 배우 전도연이 작품을 선택하는 데 달라질 거란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하녀>를 놓고서는 왜 이런 것들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왜 좀 더 신중하게 선택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했었어요. 그렇지만 저는 결혼 전에도 후에도 배우 전도연이기 때문에 달라지고 싶지도 변하고 싶지도 않았어요. 고맙게도 저보다 남편과 가족이 배우 전도연이 결혼 뒤에 달라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그 모습 그대로 있어주길 바랐어요. <하녀>를 선택할 때 가족의 힘이 컸죠.” -연기할 때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으며, 은이 캐릭터가 본격적으로 다가왔을 때는 언젠가요? “은이를 이해하지 못해 어려웠어요. 은이의 지나친 순수함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은이에 대한 물음표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있었어요. 영화를 찍으면서 나 자신을 의심했죠. 그러나 감독님을 믿었고, 어느 순간 ‘내가 은이일 수 있는데 너무 멀리서 찾아 어려웠던 게 아닐까’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임 감독님은 내게서 은이를 발견하고 믿어주셨어요.” -끝으로, <하녀>의 관전 포인트를 꼽아 주세요. “우리 영화는 시각적으로 보는 재미가 있고, 윤여정 선생님, 이정재 씨, 서우 양 등 모든 배우가 열심히 연기했기 때문에 듣는 재미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재미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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