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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치료받고 심내막염 걸린 여대생

“잇몸 질환은 세균성 심장 질환으로 연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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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66호 편집팀⁄ 2010.04.20 13:24:40

장병철 연세대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원장 최근 치아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 졌다. 얼굴의 미모에서 특히 가장 중요하게 부각되는 부분이 치아이기 때문일 것이다. 치아는 이처럼 외모에서도 매우 중요하지만, “치아 건강은 오복 중의 하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치아가 나쁘면 우리 몸의 건강에 많은 문제를 가져온다. 과거에 ‘충치’와 ‘풍치’는 매우 흔히 사용되던 병명이다. 어릴 때는 충치 때문에 발치를 주로 하게 되지만, 30~40대가 되면 풍치로 많은 사람들이 오랜 기간 고생을 한다. 이 풍치(風齒)는 치주 질환 즉 잇몸에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으로, 치석이 주요 원인이다. 잇몸을 잘 관리하지 않아 염증성 질환이 심해지고, 잇몸에 농양(고름주머니)이 발생하면 혈액 속으로 균이 들어가 우리 몸에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이 중에서 가장 무서운 질병이 심내막염이다. 잇몸에 있던 균들이 이쑤시개로 쑤시든지 하여 혈액 속으로 들어가면 심장으로 들어가 심내막염, 즉 심장 내에 균이 붙어 증식을 하게 된다. 심내막염이 진행되면 심장의 정상적인 조직이 파괴되고, 증식된 균 조직 덩어리는 쉽게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뇌로 가면 뇌농양으로, 비장이나 콩팥 등으로 옮겨 가면 비장이나 콩팥 조직이 손상되어 심각한 문제들이 나타난다. 다음 사례는 젊은 여학생에게 발생한 승모판막 심내막염이다. 다행히 빨리 발견되어 잘 치료된 경우지만, 심하면 언어장애나 중풍까지 발생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질병이다. 25세 여대생이 3일 전부터 고열로 가까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고열이 지속되어 응급실로 내원해서 입원하였다. 이 학생은 3주 전에 어지러움과 고열 증상이 발생하여 병원에서 진찰 및 검사를 하였으나, 원인을 찾을 수 없어 해열제를 복용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약을 중단하면 다시 열이 발생하는 증상이 있어 입원하게 된 것이다. 입원 후, 열이 발생한 원인을 찾기 위해 여러 검사를 하던 중, 혈액배양검사에서 연쇄상구균이 자라는 모습이 확인되어 우선 균혈증(균이 혈액 내에 자람)으로 진단, 적절한 항생제 투약을 시작하여 열은 떨어지고 모든 중상들이 호전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원인을 찾기 위한 여러 검사들을 하는 과정에서, 발열 증상이 발생하기 약 4주 전에 치과 교정 치료를 받았으며, 잇몸 질환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심내막염이 의심되어 심장 초음파검사를 한 결과, 심장 승모판막의 혈액이 역류되는 심한 판막부전증이 있었으며, 승모판막에 판막의 움직임에 따라 많이 움직이는 약 8mm×5mm 크기의 균 덩어리 소견이 발견되어(그림1), 발열의 원인과 근본적인 문제점을 알게 되었다. 즉, 이 학생은 심장의 승모판막에 혈액이 뒤로 새는 판막부전증이 있었으며, 이 판막에 세균이 붙어 있는 심내막염으로 확진되었다.

다행히 항생제로 잘 치료되어 발열도 없어지는 등 호전되고 있었으나, 치료 2주 후에 손바닥과 손끝이 아픈 증상과 함께 발적이 발생하였다(그림2). 이 손의 발적은 심장의 균 덩어리가 떨어져 동맥을 통하여 손바닥과 손끝으로 가서 발생하는 증상이다.

뇌나 다른 장기에도 옮겨 갈 수 있는 위험한 증상임을 확진하고 빨리 심장수술을 하게 되었다. 심장에 붙은 균 덩어리들을 완전히 제거하고(그림3), 판막을 성형수술하여 정상적인 판막으로 기능하도록 하였다. 다행히 성형수술로 잘 치료되어, 결혼 및 출산에 영향이 없이 정상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심내막염의 원인…“이쑤시개로 잇몸 찌르면 위험” 흔히 식당에서 보면, 음식을 먹은 다음 이쑤시개로 잇몸에 붙은 음식 찌꺼기를 제거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또한 잇몸에 염증이 오면 근질근질한 증상이 생기므로, 이쑤시개로 찌르면 피가 나오고 시원한 느낌을 갖게 되어 많은 사람들이 이쑤시개를 이용한다. 얼굴은 심장보다 높게 위치해서 정맥 속의 혈액이 심장으로 빨려 내려가기 때문에, 구강 내에 발생하는 염증은 곧 균혈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특히 잇몸에 심한 염증이나 농양이 있는 경우 적절히 치료하지 않고 이쑤시개로 쑤시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심내막염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균은 피부나 구강 내에 있는 연쇄상구균이나 포도상구균이며, 이 균들이 혈액으로 들어가면 심장에 염증을 일으킨다. 특히 선천성 심장병이 있거나 심장판막에 이상이 있는 경우, 혈액 내로 들어간 세균은 심장에 이상이 있는 부위나 심장판막에 붙어 증식하면서 주위의 조직을 파괴시킨다. 일단 혈액 내로 들어간 세균들은, 심장 내에 이상이 있으면, 피가 지나면서 혈액의 소용돌이 현상으로 혈류 속도가 느린 부위에 붙어 증식하여 균 덩어리로 커진다. 또한 이 세균으로 인하여 심장의 정상 조직들이 파괴된다. 따라서 선천성 심장 질환이나 심장판막에 이상이 있는 경우, 심내막염이 잘 일어난다. 심내막염의 예방과 치료 우선, 정상 건강인도 치아관리에 매우 유의해야 한다. 특히 30대 이후에는 치주 질환이 매우 많이 발생하며, 자신의 건강을 잘 돌보지 못하고, 과로하며, 음주를 많이 하는 사람들은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혈액 내에 균이 들어오면 이겨내지 못하여 심내막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하여 치아관리를 잘 하는 것이 첫 번째 예방법이다. 다음으로, 심내막염의 위험요인이 있는 환자는 특별히 치아관리에 힘써야 한다. 과거에 심장수술을 받았거나 특히 심장판막 질환으로 성형수술이나 판막이식수술을 받은 사람들은 치과 치료 전에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여 예방적으로 항생제를 복용해서 감염성 심내막염을 예방하여야 한다. 일단 심내막염이 발생하면, 균에 잘 듣는 적절한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 항생제에 내성이 생기면 약이 듣지 않기 때문에, 일단 염증이 의심되면 혈액배양검사를 하여 균을 확인하고 항생제를 사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약 4주 이상 항생제를 투약한다. 일단 항생제 투약으로도 심내막염이 해결되지 않고 판막이나 심장조직이 파괴되면 수술적 치료를 하여 균 덩어리들을 모두 제거한 다음 근본적인 심장수술을 해야 한다. 위에서 설명한 학생의 경우 판막에 붙은 균 덩어리들을 모두 제거하고 승모판막부전증을 자신의 판막으로 성형하는 판막성형수술로 잘 치료되어 정상이 되었다. 그러나 앞으로도 잇몸에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잘 관리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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