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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운명과 한판 승부> 열여덟 번째 이야기

지구멸망설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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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71호 편집팀⁄ 2010.05.24 15:18:43

글·김윤식 양백승의 강론은 장강(長江)의 물결처럼 거침없이 이어진다. “지구 환경이 변해가는 이유에는 태생적 우주 질서 변화에 따라 발현되는 ‘자연순리적 현상’과 인간이 자연을 파괴하고 환경을 오염시켜 초래되는 ‘인위적 재앙’ 등 두 부류가 있지요. 이와 관련하여, 지구가 정상적 생태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이른바 ‘안전가동공간’을 극도로 위협하고 있는 복합적 사례들을 예시해보면 대략 이렇습니다. 그 하나는 지구온난화에 의한 지구 온도의 상승입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지구 기온이 0.7도 상승했고, 현재와 같이 온실가스 배출이 지속될 경우 향후 100년 안에 6도 이상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만약 지구 온도가 2도만 상승한다 해도, 초대형 가뭄이 발생하여 미국의 대평원을 비롯한 지구의 수많은 곡창지대가 황폐화되고, 산호초가 붕괴되고, 남극과 북극의 영구동토가 거의 다 녹아 해수면이 엄청나게 높아지게 됩니다. 둘째는 탄소폭탄이 터져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는 것입니다. 지구의 탄소량은 대기 속에 7300억 톤, 바다에는 그 55배쯤 되는 40조 톤, 토양에는 1조5000억 톤, 식물 몸체에 6500억 톤 정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토양에 들어 있는 탄소 중 그 3분의 1을 차지하는, 알래스카 같은 동토(凍土)에 묻혀 있는 탄소입니다. 지구온난화로 동토가 빠르게 녹기 시작하면서 ‘탄소 배출→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온난화 가속→동토 해빙 가속→동토의 탄소 배출 가속→온난화 가속’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급속히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셋째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입니다. 알래스카의 빙하, 히말라야의 만년설, 그린란드와 남극의 대빙원 등이 지속적으로 녹는 한편, 바다 온도 증가에 따른 육지 근처 물의 팽창으로 해수면이 급격히 높아지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100년 후에는 최소한 1~3미터 정도 해수면이 상승하리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네덜란드와 방글라데시의 대부분이 물밑으로 사라짐과 아울러, 뉴욕·런던·시드니·도쿄 등의 모든 도로가 물에 잠기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하면, 주요 해류순환이 붕괴되고 국지적 기후가 급변하여 바닷물이 산성화되면서 해양생물이 살아가기 어렵게 되지요. 넷째는 토양을 황폐화시키는 사막화입니다. 지구 전체적으로 이미 35억 헥타르가 사막화되었고, 지금도 엄청난 면적의 땅에서 빠른 속도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어, 이대로 가면 지구 인구의 3분의 1인 20억 명 정도가 사막화에 희생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연 요인에 의한 사막화 비율이 13퍼센트에 불과한 반면, 나머지 87퍼센트가 인위적 요인이라는 점에서 인류의 대오각성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 수 없지요. 이렇듯 지구 생태환경 위협 요인의 핵심을 들여다보면, 주범이 바로 ‘지구온난화’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는 빙하기와 간빙기를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우주 질서의 변화와 때마침 이를 가속화시키는 인위적인 이산화탄소 배출이 어우러져 초래되는 것입니다. 흔히 생명체 연못으로서의 지구 생명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화산 폭발, 혜성 충돌, 오존층 파괴, 그리고 인간에 의한 핵전쟁 등이 제기되곤 합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능성이 가장 높고, 전 지구적으로 해를 끼치고, 여러 복합적·파생적인 재앙을 가져오고, 게다가 인류의 의지와 능력으로 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지구온난화가 으뜸적 악재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구온난화라는 지구 생태환경 파괴 요인을 놓고 본다면, 적어도 현재 지구 인구가 정상적으로 살 수 있는 ‘생명체 연못으로서의 지구 생명’은 결코 200년 이상 지속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 솔직한 전망이라 하겠습니다.” 태양과 지구와 달의 오묘한 역학관계 지구온난화로 인해 생명체 연못으로서의 지구 생명이 앞으로 200년 이상 가지 못할 거라는 양백승의 결론에 다들 무척 놀라는 표정이었다. 양백승의 설명이 끝나자, 아니나 다를까 여기저기서 다양한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최근 들어 구체적인 예상 시점을 들먹이면서 지구가 멸망할 거라는 소문이 파다한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흔히 시중에 떠도는 지구멸망설은 주로 우주 질서의 조화와 균형이 깨진다는 전제를 들고 나오는 얘기지요. 예를 든다면, 현재는 23.5도 기울어져 자전하고 있는 지구가 머지않아 수직으로 곧장 서면서 대다수 인류가 멸종하게 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른바 ‘행성 X’에 의해 지축이동과 자기역전 현상이 발생하여 지구 자기장이 약화되고, 이로 인해 태양풍의 공격이 시작되면서 인류의 90% 이상을 죽음으로 모는 대격변이 일어난다는 지구멸망설도 있지요. 최근에는 태양계의 모든 행성이 은하계 중심과 일직선상에 놓이면서 태양 흑점이 폭발하고, 이때 튀어나온 중성미자가 지구 내부를 끓어오르게 하여 엄청난 지각변동이 일어나 지구가 멸망하게 된다는 설도 나돌고 있지요. 사실 지구가 생명체 연못의 역할을 할 수 있음은 태양과 지구와 달이 유기적으로 형성하고 있는 ‘우주 질서의 조화와 균형’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하겠습니다. 하지만 우주 질서와 연관된 지구멸망설에서 믿을 만한 과학적 근거를 찾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 “잠시만요! 지구가 생명체 연못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우주 질서에 왜 달이 포함돼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가는데요? 생명체 연못은 식물이 태양 빛과 물과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탄소동화작용을 통해 영양분을 만들어 생존하고, 초식동물은 이 식물을 먹고 살고, 육식동물은 초식동물을 잡아먹으며 사는 생태사슬로서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러니, 달이란 우리 인류가 살아가는데 있어 감미로운 낭만과 풍류를 선사하고 밤의 고독을 달래주는 우주의 액세서리 정도가 아닐까요?” “아, 아닙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흔히 인간 생명체에 대해, 태양은 그 씨앗을 주고, 지구는 비옥한 농토를 제공하고, 달은 농부로서 열심히 생명을 가꿈으로써 생존이 가능하다는 비유를 합니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우선 사람의 몸은 구성하고 있는 원소의 양을 기준으로 볼 때, 수소·산소·탄소·질소·인 등의 순서로 채워져 있습니다. 헬륨을 제외한다면 태양과 똑같은 비율로 구성되어 있지요. 이는 인간 생명체의 씨앗이 태양이라는 별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명백히 거증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인간 생명체가 살아 숨 쉬고, 먹거리를 찾고, 자유롭게 활동하는 생존의 터전이 바로 지구라는 사실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겠지요. 마지막으로, 여기서 정말 중요한 것은 인간 생명체의 농부 역할을 한다는 바로 달입니다. 달의 크기는 지구의 약 4분의 1이고, 지구와 약 38만4000여 킬로미터 떨어져 있고, 29.5일마다 지구를 한 바퀴씩 돌면서, 동시에 공전시간과 딱 맞게 자전도 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유일한 위성인 달이 있음으로 해서 지구의 자전속도가 느려지고, 지구 표면의 바람이 약해지고, 지구의 자전축이 안정되게 유지되고, 지구 기후가 큰 변동 없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지구 바다에 밀물과 썰물을 만들 수 있었던 것입니다. 만약 이러한 지구와 달의 오묘한 우주 역학관계가 형성되지 않았다면, 지구 생명체의 진화는커녕 애초에 생명체가 탄생될 수 없었을 테죠. 그런 연유로 여성들의 월경주기가 달의 공전주기와 일치함은 물론이고, 지구상의 수많은 동물이 보름이나 그믐의 ‘한사리’와 상현이나 하현 때의 ‘조금’의 변화를 감지하고 그 주기에 맞춰 짝짓기와 산란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과 같이 자리 잡은 지구와 달 사이의 우주 질서가 깨지면 인류는 곧바로 멸종하게 되는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우주 질서는 수십억 년 동안 점진적인 변화와 축적을 통해 형성된 역학관계로서, 얼마 안 있으면 지구 자전축이 수직으로 설 것이라는 주장은 그 개연성이 지극히 희박한 낭설에 불과할 뿐이죠.” 이후에도 달이 생겨난 연유, 조석(潮汐)이 일어나는 이유, 조력마찰이 지구 자전속도를 늦추게 하는 원인 등 매우 다양한 이슈에 대한 문답이 이어졌다. 위험에 처한 인류의 운명 영원한 존재와 관련된 화두의 일환으로 펼쳐진 ‘지구행성은 과연 언제까지 존속할 수 있는가’ 하는 담론에 대하여 다들 흥미로워하는 표정이었다. “거사님, 지구행성 자체의 생명이 끝나기 이전이라도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먼저 지구상에서 사라질 수 있다고 여겨지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잠시의 틈도 두지 않고 곧바로, 인간의 앞날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터져 나왔다. “그렇게 될 개연성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이 지구가 속해 있는 소위 ‘우리우주’가 영원한 존재가 아니듯이, 인간은 말할 것도 없이 유한한 존재이지요. 그러하기에 우리 인류가 언제 어떻게 특히 어떤 결정적 원인으로 멸망하게 될 건지가 궁극적인 관심사라고 봅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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