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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 골프 칼럼]‘부비상’ 받아서 기분좋으면 정말 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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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99호 김맹녕⁄ 2010.12.06 14:12:48

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 한국의집 사장 골프 영어 단어도 어느 나라에서 사용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그렇지만 같은 단어라도 원뜻은 알고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소개한다. 골프 시상식 때 주는 상 중에는 부비 상(booby prize)과 부비 메이커 상(booby maker prize)이 있다. “I won the booby prize(부비 상을 받았습니다)”라고 으쓱대는 친구를 지난 주 미국 휴가 중 골프자선대회에서 만난 적이 있다. 부비상은 골프경기 때 최하위에서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행운상, 노력상이라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외국인들은 이 상을 받으면 별로 좋아하지 않고 창피하게 여긴다. 영어로 부비(booby)는 얼간이, 멍청이, 바보의 뜻이고 참가자 중 성적이 최하위인 사람에게 주어지는 상이기 때문이다. 원래 부비라고 하면 대형 물새 즉 펠리컨처럼 덩치는 크나 느리고 순한 큰 새를 의미하며, 통속적으로 저능아, 바보의 대명사다. 부비상은 최저 스코어를 낸 골퍼에게 노골적으로 말하지 않고 ‘부비’라는 저능의 물새 이름을 빌려 상을 줌으로써 참패감을 위로하고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라고 격려한다. 원래 꼴찌에게 주는 상이지만 의도적으로 상을 타기 위해 조작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꼴찌에서 두 번째 스코어를 낸 골퍼에게 제공한다. 그래서 꼴찌에게 주는 상이 부비 메이커 상(booby maker prize)이다. 위에 언급한 두 상은 행운상이나 노력상 같은 ‘농담 상(joke prize)’이다.

꼭 알아 두어야 할 것은 골프의 본고장인 유럽이나 미국에서 부비상은 꼴찌에게 주는 ‘위로 상’이라는 점이다. 우리가 말하는 부비 메이커 상이 그들에게는 부비 상이다. 친선 골프대회에서 부비 상(꼴찌에서 두 번째)을 주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뿐이다. 친선 골프대회에서 약자를 배려한 부비(booby) 상에는 대체로 호화스러운 상품이 따른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우승자에 주는 상보다 더 큰 경우도 있다. 그러나 꼴찌에게 주는 상품은 그냥 의례적일 뿐이다. 자칫 노력을 전혀 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부비에 바보, 멍청이라는 뜻이 있다는 것을 알면 좋아할 일이 아니다. 월남전에서 위력을 떨쳤던 ‘부비 트랩(booby trap)’도 ‘멍청이 속이기 지뢰’로서, 무심코 밟거나 줍거나 하면 뇌관이 터지는 폭탄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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