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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옥의 ‘사랑의 정치학’ ⑥

국가가 ‘어머니의 사랑’을 품는다면…
새로운 정치적 가치로서의 모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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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09호 편집팀⁄ 2011.02.14 14:38:27

안명옥 차의과학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 교수, 전 국회의원 신묘년 새해다. 토끼는 명민함과 함께 다산의 상징이라고 한다. 우리 모두 어머니를 생각하며 사랑의 정치의 또 하나 중대한 가치, 모성애를 살펴보자. 국가에 대해 흔히 국민을 지켜 주는 어버이라고 말한다. 대개 국가라면 아버지를 연상할 뿐 어머니-모성애를 연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한번 마음을 열어보자. 패러다임을 바꿔보자. 국가와 정치에 모성애의 가치를 더해 보자. 동서양을 막론하고 역사적으로 정치에 항상 강조돼 왔던 ‘보편적 형제애’에 모성애를 더한다면 미래는 새로운 형태의 정치시대가 될 것이다. 모두가 뭉클함을 느낄 어머니의 사랑을 정치에 대입해 보자. 필자가 주장하는 사랑의 정치는 또 하나의 사랑, 즉 모성애적 사랑이 녹아 있는 정치다. 정치가 갈등을 조정하고 없애려는 노력이라고 할 때 갈등을 최소화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가치는 사랑이고 그 사랑의 힘 중에 가장 강력한 사랑이 바로 어머니 사랑일 것이다. 무조건적인 사랑, 선물로서 주는 사랑이다. 아, 얼마나 감동적인 정치일 것인가! 아주 극소수의 예외를 제외하고 인간 모두가 달콤하게 느끼는 사랑이 모성애, 어머니의 사랑이다. 대부분의 우리는 어머니의 사랑에 대해 따뜻한 기억, 강렬한 기억, 특별한 사랑의 기억을 갖고 있다. 모성애는 어떤 면에서 형제애보다 더한 실존과 실체를 갖고 있다. 위대한 어머니의 힘, 사랑을 그 어떤 민족보다 강하게 느끼는 게 한국인이라면 지나친 평가일까? 브라질 작가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는 말한다. “하느님의 여성성(feminity)을 인지해야 한다. 하느님은 어머니다”라는 주장을 서슴지 않았다. 공감 1,000%다. 가톨릭 신자인 코엘료는 성모마리아께 드리는 기도로 아침을 연다. 나는 그런 코엘료를 성모마리아의 ‘모성애’를 분명하게 인지한 작가라고 본다. 저서 ‘연금술사’에서 이미 그는 영적으로 성모마리아를 만났음을 알 수 있다. 하느님의 여성성과 모성을 정치에 대입하면 그 의미는 더욱 빛난다. 종교를 떠나 역사적인 사실로서 예수의 어머니 성모마리아를 관상(觀想)해 보자. 어머니의 사랑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고통, 고뇌 등을 성모마리아의 생애에서 집약해 볼 수 있다. 몇 순간들을 눈앞에 그려본다. 처녀의 몸으로 예수님을 잉태해 열악하디 열악한 출산 환경인 마구간에서 낳았다. 사랑하는 아들이 제자와 따르던 사람들에게 배신당해 억울하게 십자가상에서 죽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는 어머니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어머니의 고통과 사랑을 집약해 볼 수 있는 모습이 성모마리아에 있다. 진정 어머니의 사랑은 특별하다. 낸시 펠로시 미국 전 하원의장은 자서전에서 “아이들을 기르는 것은 한 명당 한 번씩 세상을 구하는 일”이라고 했다. 필자도 경험으로 그녀의 말을 깊이 인지한다. 이 세상에 나서 가장 행복했던 일이 바로 두 아이의 생명을 내 안에 품고 낳아서 하느님의 사랑에 맡기며 키운 일이다. 엄마의 사랑이, 때로는 사무치게 아픈 그 사랑이 무엇인지 어머니로서 안다. 성모마리아의 아픔에는 비교할 수 없이 못 미치지만 어머니들의 끝도 없는 사랑을 안다. 대한민국의 모성애는 더 특별한 듯하다. 우리는 모두 이 어머니의 사랑을 직-간접으로 경험했다. 피에타 상의 영원히 아름다운 성모마리아의 모습(십자가의 예수가 33세이므로 어머니 마리아의 나이는 50대였겠지만 그 얼굴은 아리따운 20대의 모습이다)에 대해 미켈란젤로는 “사랑은 영원히 아름다우므로 그리 조각했다”고 말했다. 예수님의 시신을 품에 안고 있는 피에타상은 죽은 아들을 안은 어머니의 외롭고 깊은 고통의 사랑, 그리고 아름다운 모성애의 이중적인 표현이다. 영원한 사랑. 끊임없는 사랑…. 고통이 수반될 수밖에 없는 이 지고한 사랑이 바로 정치가 품어야 하는 어머니의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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