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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회 성칼럼]‘보이는’ 섹스가 아닌 ‘내면의’ 섹스를 하라

마르고 가슴 큰 체형 고집하다 골병드는 사람들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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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45호 박현준⁄ 2011.10.25 23:51:31

바디 이미지(body image)는 자신의 몸에 대해 갖고 있는 느낌, 생각, 감정 및 육체적 감각 같은 것을 말하는데, 우리말로는 신체상 또는 신체 심상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바디 이미지가 우리의 성행동을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간단히 소개한다. 진화성학의 측면에서 보면 남자고 여자고 발달 초기부터 주어진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연 진화 외에 이성에게 선택되기 위한 성적 진화를 겪어 왔다. 남자는 키와 체격이 커지고 힘이 세졌으며, 성기가 불필요할 정도로 커졌고, 수염과 가슴 털 같은, 마치 사자의 갈기 역할을 하는 털 등이 발달됐다. 여자는 발정기를 숨기는 것을 비롯해 커다란 젓가슴, 튀어나온 엉덩이, 부드러운 피부, 털 없는 몸, 높은 목소리, 앞쪽으로 온 질 등이 발달됐다. 그러나 ‘뚜껑 없는 쓰레기통은 없다’는 서양 속담처럼 동물이고 사람이고 다 자신을 실제 이상으로 돋보이게 하려고 즉, 이성을 속이려고 해왔다. 꼬리가 멋있는 수컷 공작이 결코 우수한 유전인자를 갖고 있지 않았던 것처럼 뿔이 크고 멋있다고 능력 있는 사슴이 아니라는 얘기다. 암컷이 큰 뿔을 가진 사슴만 좋아해서 점점 뿔이 커지게 된 어떤 사슴 종은 이제 멸종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도 한다. 사람은 도구를 쓰므로 명품, 외제차들이 멋있는 뿔을 대신하는 데다가 말까지 할 수 있으니 그 진실을 알기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결국 여자들은 차라리 자신의 성적매력을 최대한으로 키워 능력 있는 남자가 자연스레 다가오도록 기다리기 시작했는데 이를 ‘도피진화(runaway selection)’라고 한다. 미남-미녀의 기준은 매스컴 영향 받아 몸에 대한 느낌은 지속적으로 변하는데 집착해 성형 등 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 초래 많은 젊은 남녀들이 이성을 볼 때, 그 외모가 얼마나 잘 생겼는지를 보곤 하지만 이건 어쩌면 어리석은 선택의 시작일 수 있다. 미남이나 미녀의 기준은 각자의 뇌에 각인된 이상형의 내용에 따라 다를 뿐이다 또한 요즈음 같은 경우는 매스컴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이다. 또한 대개 만 여덟 살 때 결정이 된 것이므로 결코 최선의 선택방법이라 할 수 없다. 세계적 성학자인 존 머니는 이를 ‘뇌의 지도(brain map)’라고 했다. 따라서 이성을 볼 때는 내 마음에 드는 얼굴도 중요하겠지만 그 또는 그녀가 풍기는 성적 매력을 보는 것이 더 실속 있다. 이 세상에 미남과 미녀는 그리 많지 않을지 몰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적 매력을 갖추고 있으므로 더 현실적이기도 하다. 많은 통계에 따르면 자신의 몸에 불만족인 사람이 세계적으로 약 80%가 넘는다고 한다. 특히 한국인들이 세계에서 가장 성형을 많이 하는 민족인 것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기 몸에 얼마나 불만이 많은지 알 수 있다. 바디 이미지는 결코 ‘사실’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다. 자기 마음의 소산일 뿐이며 남들의 평가가 아닌 자신의 자존감에 의존한다. 또한 태어날 때 갖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라면서 생기는 것이므로 어려서부터 특히 여덟 살 이전에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본다. 또 자신의 몸에 대한 느낌은 계속 변할 수 있고, 분위기, 환경 또는 육체적인 경험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기 때문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다시 얘기하지만 이 세상에 자신의 육체에 만족하는 이는 거의 없고, 또 다른 사람들은 당신의 몸에 ‘별로’ 아니 ‘전혀’ 관심이 없다. 따라서 수술과 같이 되돌릴 수 없는 방법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예전에는 달덩이 같은 얼굴을 복스럽다고 해 부잣집에서 며느리로 삼았다고도 하는데 요즈음은 세태가 변해 몸매가 빈약할수록 좋은 줄 아니 격세지감이다. 물론 이는 서양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미국의 경우, 현재 여성 모델의 평균 체중이 전체 여성의 평균체중보다 23%나 낮은데, 40년 전에는 그 차이가 8%였다고 하니 놀랄 따름이다. 이는 시대적 유행일 뿐이니 TV나 인터넷에 나오는 사람들을 너무 부러운 시선으로 보지 않는 것이 좋다. 예전에는 달덩이 얼굴 선호했는데 지금은 마른 몸매 선호 일시적 영향일 뿐…무조건 선호하다간 수명 줄고 골다공증 와 몸에 자신감 가져야 성생활도 원만 사춘기 이후의 여성의 경우, 적어도 몸무게의 18% 이상 지방을 갖고 있어야 여성으로서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있다. 그 이하가 되면 우선 배란이 잘 안 돼 월경불순이 오고 불임이 되며, 14% 아래로 떨어지면 월경이 끊기고 골다공증 등이 오는 것은 물론 나이 들어 수명이 크게 단축될 수 있고, 간혹 돌연사를 일으키기도 한다. 자신의 바디 이미지에 긍정적인 사람은 대체로 자신 있는 삶을 살 뿐 아니라 대인관계도 원만하고 특히 성생활에 문제가 별로 없다. 반대로 자신이 없는 사람은 지레 자신을 잃고, 사랑의 고백도 거의 못해보며, 성생활에서도 만족을 못 느끼는 경우가 많고, 친밀감 형성에도 어려움이 많다. 어떤 여성은 아예 결혼마저 포기하기도 한다. 다른 통계에 따르면 남자 중 40%, 여자 중 36%가 ‘자신의 바디 이미지가 성행동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며, 남자 중 70%, 여자 중 67%가 ‘멋있는 성행동을 성취하면 바디 이미지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장애인이나 만성질환자 또는 노인의 경우 바디 이미지에 심한 손상을 받게 되는데 이것도 객관적인 사실이라기보다 자신은 이미 ‘결점이 많고 매력이 없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그러나 어떤 장애인은 이런 선입관 때문에 오히려 더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몸을 더 깨끗이 하고 산뜻하게 차리며 화장도 더 잘하고 옷도 유행에 맞춰 입어 볼 때마다 매력을 느끼게 됐다고 한다. 결코 예쁘고 마른 체구여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기를 바란다. 또 ‘나도 저 여자 같았으면…’ 하고 타인과 비교하거나 ‘나는 너무 커’ 같이 자기 비판을 하고, ‘그이가 이 옷을 싫어하지 않을 까?’ 같은 자기의식 또는 ‘나는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어’ 같이 자신을 질책하는 행동 등은 금물이다. 여자의 경우 몸은 마르고 유방이 커야 아름답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이런 체형은 실제로 없다고 보는 게 좋다. 따라서 이런 여자가 있다면 오히려 성형을 받은 것으로 오해받기 쉽다. 또 TV 같은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인물들은 현실적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점이나 여드름 같은 얼굴의 약점들은 다 지우고 나온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몇 가지 조언을 해본다. 당신의 외형에 대해 남에게 무안하게 느낄 필요가 전혀 없다. 다시 강조하지만 아무도 당신 체형이나 외모에 관심이 없다. 애인이나 남편, 아내도 예외가 아니다. 광고 같은 데서 보고 듣는 것에 좌지우지되지 말아야 한다. 사람들은 온화하고, 관심 가져 주는 성격이나 친절하고 사려 깊은 사람들에게 매력을 느낀다. 그 외 옷, 스타일이나 개인위생 같은 것들이 중요하다. 또 바디 이미지보다 바디 랭귀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 바디 이미지에 집착하는 사람에게 올 수 있는 심각한 부작용이 세 가지가 있는데 그 첫번째가 섭식장애이며, 두 번째가 이상체형을 갖게 되는 것이고, 세 번째는 만족치 못한 성형수술의 결과로 평생 우울하게 살거나 심지어는 자살까지 하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김원회 부산대 명예교수, 대한성학회 초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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