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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근, 존재론적 의미의 ‘기억풀이’ 전

유년시절 기억 속 자연친화적 풍경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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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46호 왕진오⁄ 2011.10.31 11:21:21

인간과 자연이 동등한 원리와 가치를 지닌 우주의 구성원이라는 가정 아래 자신의 존재론적 의미를 생성과 소멸의 상관관계에서 흙이라는 재료를 가지고 표현하는 작가 김준근이 11월 2일부터 12일까지 경운동 장은선갤러리에서 ‘자연이연-기억풀이’라는 주제로 작품을 펼쳐놓는다. 작품에 나타나는 도식화된 꽃은 형상 그 자체라기보다 광범위한 대자연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동시에 자연 조화의 진상을 음미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는 동시에 상징과 은유로 나타난다. 반복적이고 원시적인 유형이 마치 제의(祭儀)를 지닌 상징처럼 그 실재를 드러낸다. 마치 암각화에 새겨진 듯한 형상과 기호화된 표현들은 임의로 혹은 창의적인 선택에서가 아니라, 음양의 상생상극이란 자연주의 원리에 부합되는 대상을 재발견한다는 의미에서 복제되었다. 이러한 소재들은 작가의 감정이나 사상을 의인화 해주고 있다. 이러한 도상들은 간결한 생략법을 통하여 아주 빠른 필속(筆速)으로 대상을 함축적으로 파악해 들어가고, 대지에 정제된 듯 박혀있는 들꽃의 표현에서 오히려 단순함과 소박함이 주는 해학적인 요소를 찾고자 한다. 작가는 화면에 등장하는 사물들을 자유분방하게 구성해 놓는다. 사물 자체의 입체감과 상호간의 공간감을 무시한 채 평면화 하거나, 소재들을 제자리에 배치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나열한다. 이러한 과정은 사물의 고정화가 주는 부자연성으로부터 탈피하는 것으로, 자아의 개별적 주관성보다는 자연과 하나가 되는 모든 존재에 영적 생명력으로 일체화 하고 싶은 상호 교감을 표현한다.

그는 “유년 시절 경험한 기억들을 자연스러운 선묘와 형상을 통하여 다시 마주하고자 하며, 이러한 기억의 조각들은 자연 친화를 바탕으로 탄생된 저만의 표현입니다”라고 전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원형적 상징물을 반복하고 나열해 시각적 집중점을 유도하며, 들꽃·해 ·산 ·오리 ·시골집·나무의 도식화된 형상을 제외한 일단의 미미한 흔적들을 흙 속에 묻히거나 가려진 화면 밖의 이미지처럼 표현한다. 이것은 형상이 얼마나 노출되느냐에 따라 예술적 함축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한번에 모두 볼 필요가 없을 때 감춤과 노출의 조화, 가림과 드러냄의 의지는 지수를 미지수로 바꾸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전시장에 펼쳐놓은 그의 작품들에 드러난 색채는 주로 무채색이다. 모시나 삼베에서 느껴지는 수많은 세월을 품은 삶의 색채로, 색채가 지나온 다채로운 과거를 지나 현재에 다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문의 02-730-3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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