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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최초’ 달고다니는 배덕광 해운대구청장

“세계 10대도시 해운대, 약속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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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48호 박현준⁄ 2011.11.14 13:41:24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남은 임기 동안 해운대를 OECD 10대 도시로 키워내고 더욱 살기 좋고 쾌적한 곳으로 만들겠습니다.” 자나 깨나 오직 해운대 생각뿐인 배덕광(63) 해운대구청장의 마음 속에는 해운대가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가는 가장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다는 확신으로 가득차 있다. “우리 구는 2009년에는 자원봉사, 희망근로 사업으로 대통령상을 받았고 연이어 2010년에도 일자리 창출 분야 대통령상을 받아 2년 연속으로 대통령상 3개를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며칠 전이죠? 지난 11월 2일에는 행정안전부 주관 ‘행정제도 선진화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비양심 체납자 전국 최초 주식압류’ 사례로 네 번째 영광의 대통령상을 받았습니다. 한 번도 받기 힘든 대통령상을 3년 동안 4번이나 받은 것만으로도 전국 최고의 선진 해운대구정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배 청장은 이런 공로에 힘입어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을 수상했다. 최근 청장 내외는 세계 부부의 날 위원회로부터 올해의 ‘구청장 부부상’을 수상했다. 이를 두고 그는 ‘부부불량상’이라며 농을 건넨다. 자신이 가정에서는 50점짜리밖에 안 되는 남편이기 때문이란다. 수시로 구민을 만나다 보니 그의 퇴근시간은 자정을 넘기기 일쑤다. 이런 그를 묵묵히 내조하는 아내(이필순, 61)가 그의 정신적 버팀목이자 휴식처다. “평생 공무원 생활을 해온 나를 뒷바라지 해주고 박봉을 쪼개 지혜롭게 생활하면서 자식들을 잘 키워줘 너무 고맙게 생각합니다. 정말 순하고 착하고 어진 사람입니다.” 아내에 대해 늘 가슴 한 켠에 미안한 마음을 품어온 사랑의 메시지다. 그는 중국 당나라 큰스님인 임제선사의 수처작주(隨處作主)라는 글귀를 좋아한다. ‘어딜 가나 주인이 되어 선 자리 그대로가 참다운 삶이 되도록 하라’는 의미다.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하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자식들에게 입버릇처럼 해온 말이고 그의 가슴 속에 새겨온 인생의 시금석이기도 하다. 가난 대물림 막기 위해 일자리 창출 그는 늘 학생들을 만나면 격려를 잊지 않는다. 그에게는 어린 시절에 대한 뼈아픈 사연이 있기 때문이다. 가난한 집안형편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청소년 시절까지 새벽과 밤에 신문배달을 하며 학교를 다녔다. 친구들과 어울려 논다는 것은 그에게는 부러움이자 사치였다.

그는 부지런하고 붙임성 좋은 성격으로 친구들의 신뢰를 받았다. 그러나 6학년이 되어 전교어린이회장에 당선된 그를 두고 한 여선생님은 “신문배달 하는 아이가 왜 회장을 맡느냐”고 했다. 이 말은 어린 그의 가슴에 못을 박았고 한편으론 ‘꼭 성공해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결심의 도화선이 됐다. 혹사당한 몸은 마산상고(현 마산용마고)에 입학하자 한 동안 폐가 나쁘다는 진단(폐결핵 2기)을 받았으며 그는 창원보건소에서 결핵약을 타먹어야 했다. 배 청장 자신이 가난에 몸서리쳐 온 터라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에 대한 그의 생각은 남다르다. 그래서일까, 반송에 보건소를 크게 지어줬고 그 옆에 우리나라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수영장이 딸린 스포츠센터도 건립했다. 이게 다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다. 또 자치구 단위로는 전국 최초로 건립된 일자리 종합지원센터(행복나눔센터)는 반송2동 도시철도 동부산대학역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1인창조기업의 성공과 예비 사회적 기업가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저는 2006년부터 어려운 우리 구민들이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도록 정말 열심히 일자리를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당초 목표였던 5천개 일자리를 초과해 1만개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앞으로 민선 5기 동안 1만개를 더 만들겠습니다.” 그는 ‘가난의 대물림을 꺾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해 오다 반여2, 3동의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자는 목적으로 드림스타트센터를 개관했다. 이곳에는 사교육을 받지 못했던 아이들의 희망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3선인 그는 남은 기간 동안 2004년 처음 구청장이 되면서 내놓은 “해운대를 매력 있는 세계일류도시로 건설하겠다”는 약속의 완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다. 하드웨어는 세계 수준이지만 소프트웨어는 아직 그 수준에 못 미친다고 판단한 그는 주민의식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이미 구청에 세계시민사회과를 신설했고 전국 최로로 민간 주도의 (사)세계시민사회센터를 출범시켰다. 우선 ‘담배꽁초 안 버리기’ 운동을 펼쳐 해운대를 담배 냄새 없는 곳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내년부터는 ‘불법주정차 금지운동’을 펼친다. “성공하면 밥 많이 사주라”고 당부한 어머니 소탈하고 남을 배려하는 그의 곁에는 늘 사람이 북적인다. 사람냄새가 난다는 얘기다. 동부산대학교 경영과 겸임교수, 해운대포럼 이사, 동아대학교 총동창회 부회장 및 경영학부 동창회장, 부산대학교 행정대학원 총동창회장, 마산용마고 재부동창회장, 부산광역시 구청장·군수협의회장,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사무총장의 직함이 그의 활동과 이력의 폭을 말해 준다. 그는 노래 부르기를 즐겨한다. ‘내 마음 갈 곳을 잃어’(최백호) ‘칠갑산’(주병선) ‘그 얼굴에 햇살을’(이용복) 등이 그의 레퍼토리다. 이 노래들에는 다 사연이 깃들어 있다. 1967년 세무공무원으로 공직 사회에 첫발을 들인 후 부산국세청 징세조사국 특별조사관, 청와대대통령비서실행정관, 춘천세무서장,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관리과장을 거치면서 32년의 공직생활을 마쳤다.

1999년 1월 2일 마산세무서 친구와 의논을 하기 위해 김해공항에 내리자 눈이 많이 내렸고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졌다고 한다. 이때 마음을 위로해줬던 노래가 ‘내 마음 갈 곳을 잃어’였다. 어머니와 고향이 생각나면 부르는 노래가 ‘칠갑산’이란다. 그는 부모님에 대한 기억을 이렇게 얘기한다. “어머니는 행상을 하며 오로지 자식을 위해 희생해온 분이며 제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배(裵) 작대기(지팡이)’라면 고향 창원 동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경우가 바르고 대쪽 같은 분이셨습니다. 어머니는 저에게 성공하면 무조건 남에게 밥을 많이 사주라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고 그래서 저는 밥을 많이 사주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선거법 때문에…(웃음).” 공직 이후 그가 선택한 길은 세무회계사무소 개업이었고 이후 부산, 울산, 경남, 제주를 관할하는 부산지방세무사회 회장직을 맡는다. 여기에는 에피소드가 있다. 선거를 벡스코에서 치렀는데 당시 비가 엄청나게 왔다고 한다. 평균 7~8명이 오던 제주도에서 33명이 배 회장을 지원하러 오기로 했었다. 그러나 오전 7시30분 비행기는 기상악화로 회항했다. 절망의 순간이었다. 그러나 8시에 다시 비행기가 뜬다는 소식을 접하고 희망은 다시 그에게로 돌아왔다. 그는 말한다. “선거에선 승자한테 주어지는 기회가 있다.” 그리고 이런 기회가 또 한 번 그에게 주어졌다. 2004년 6월 해운대에 연고가 없던 그가 당시 구의장 출신과 맞붙어 구청장에 당선됐다. 그는 자신을 뽑아준 은혜를 잊지 않기 위해 휴일도 없이 발품을 팔며 직접 현장을 확인하고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불편한 곳과 가려운 곳을 찾아 해결해 주는 친서민 정책으로 신뢰를 얻고 있다. “책을 많이 읽고, 많이 걷고, 운동도 해서 그런지 지금껏 구청장 업무를 수행하면서 한 번도 아프지 않았습니다.” 그의 건강비결이기도 하다. 문탠로드, 최다 미술관 등 문화진흥 그에게는 ‘전국 최초’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닌다. 전국 최초의 인사제도인 ‘정책동장제’ ‘직원 전문관제’, 민원실 내 자활근로자의 창업커피점인 ‘썬앤펀 카페’, 전국 최초의 동 단위 주민 자립형 ‘희망 공동작업장’ 등이다. 특히 달맞이언덕의 ‘문탠로드’는 달빛을 관광상품화 해보자는 그의 창의적 스토리텔링의 산물이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는 배우 안성기, 강석우, 강수연 씨를 비롯한 여러 스타들이 문탠로드를 찾았고, 원로배우들도 가세해 전국적인 명성을 더했다. 문탠로드는 지난 3월 30일 특허청에 상표권 등록이 돼 독점적, 배타적으로 해운대구만 이 용어를 쓸 수 있는 권리를 국가로부터 인정받았다. 한때 해운대는 문화의 불모지라 불렸지만 이제 한강 이남에서는 가장 많은 갤러리가 들어선 구가 됐다. 해운대문화회관을 중심으로 지역문화 활동도 활발해졌다. 그리고 자원봉사 활동으로 최우수 대통령상을 받았고, 지난 연말에는 한국공공디자인학회에서 지자체장으로는 처음으로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공로상’을 받았다. 배덕광 청장은 구민들에게 43만 해운대구민에게 이렇게 약속하고 당부한다. “해운대를 진정한 일류도시로 만들기 위해 △석대지구 드림시티 △반송 재정비 촉진사업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 복원 △달맞이언덕 세계명소화 △제2 마린시티 같은 10대 프로젝트를 차근차근 준비해 해운대를 OECD 10대 도시로 키워내고, 지역균형 발전을 이룩하며 미래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해운대를 더욱 살기좋고 쾌적한 곳으로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세계시민이 된다는 자긍심으로 해운대가 아름답고 세계적인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서로 힘을 모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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