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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성태 한나라당 의원 “한미FTA 찬성하지만 표결엔 기권”

“노동·농민 얘기 더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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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51호 심원섭⁄ 2011.12.05 11:22:32

“국민들이 정부 여당에 등 돌린 가장 큰 핵심은 사회성을 상실한 채 소통하지 않았던 일방통행식 ‘MB의 국정운영’에 있다. 한나라당이 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체절명의 상황인데도 각자 자기 변명식의 시각과 주장에 정치상황 잣대를 맞추다보니 위기극복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 내 개혁 성향의 초선의원들의 모임인 민본21 소속 김성태 의원이 11월29일 열린 한나라당 쇄신 연찬회 다음날인 30일 오후 자신의 집무실인 의원회관 815호실에서 가진 CNB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터뜨린 노기(怒氣)어린 첫 일성이다. 이어 그는 “집권당인 한나라당 지도부는 청와대에 일정 부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관리형 체제를 극복하지 못했다”며 “한나라당 의원들은 거수기 역할 외에 한 것이 없다. 이 같은 모든 상황들이 오늘날 한나라당 위기를 가져온 원인”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한미 FTA 비준안 처리 당시 기권표를 던진 이유와 의미’에 대한 질문에 “나는 국익을 위해 FTA 비준안을 처리해야 된다는 입장이지만 노동계와 농·축산업계의 FTA 비준 처리에 대한 강력한 반발을 잘 알고 있었고, 시민사회 노동운동가 출신으로서 이 분들의 더 많은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며 “따라서 원만한 협의를 통해 국회가 더 이상 파행되지 않기를 바라는 제 마음을 당론이나 당의 결정에 따르지 않고 개인적 소신과 양심에 따라 기권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여당, 청와대 위한 거수기 노릇만 해” - 지난 11월 29일 열린 ‘쇄신 연찬회’에 대한 소감은? “쇄신연찬회라고 이미 공지하고 열린 연찬회였지만 한마디로 기대에 못 미쳤다. 참석자들이 위기의 본질을 당 지도부에 제대로 알려주고 각자 느끼는 한나라당의 위기 상태를 정확히 진단했어야 했다. 조직은 그 구성원이 인식하고 공감했을 때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거나 극복할 수 있는 힘을 만들 수 있는데도 어제 연찬회는 위기 본질에 대한 해석부터 분분했다. 아직까지 대통령에 대한 존경, 예우, 그리고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방어 등에만 치중하고, 한편으론 차기 공천을 받기 위해 자신을 알리는 아부성 발언 등이 이어지는 바람에 쇄신 연찬회의 본질을 찾아내지 못한 것이다.” - 한나라당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어떤 대책이나 처방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지난번 10.26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드러났지만 수도권 민심에 따라 진정한 평가와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정부와 여당에 국민들이 등을 돌린 진정한 위기의 본질은 일방통행식 ‘MB 국정운영’이라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사회성을 상실한 채 소통하지 않았다. 집권당인 한나라당 지도부는 청와대의 눈치를 일정 부분 볼 수밖에 없는 관리형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의원들은 거수기 역할 외에 한 것이 없다. 이런 모든 상황들이 한나라당 위기의 현주소다. 뼈를 깎는 산고를 겪어야 옥동자가 나오고 자식에 대한 진정한 사랑과 고마움을 느낀다. 반대로 어느 날 불쑥 산부인과에 찾아가 그런 고통과 아픔을 생략한 채 현대화된 의학과 금력(金力)으로 쉽게 출산하면 그렇지 못할 것이다. 한나라당의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진정한 길은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진정으로 인적쇄신을 하겠다는 정신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믿는다.

- 그러면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비대위를 구성해 총선 대비 새 지도부를 만들어야 하는가? “물론 사퇴가 우선은 아니다. 당이 MB 정부의 기조를 전환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기조 전환은 기존 당 대표 체제가 MB 정부와 정책우선 순위를 바꾸고 민생정책으로 사안의 중요성을 다시 바꿔 내는 것이다. 홍준표 대표는 그걸 먼저 한 이후 본인 자신도 버리는 진정한 인적쇄신을 해야 한다.” - 일부에서는 홍준표 대표의 과한 욕심 때문에 당이 지리멸렬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주역에 ‘궁즉변(窮卽變) 변즉통(變卽通) 통즉구(通卽久),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는 말이 있다. 현재 한나라당은 위기고, 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다. 이걸 자기변명 식으로 정치 상황 잣대에 맞추니까 한나라당이 위기 극복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 ‘안철수 바람’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현재의 정치상황 위기의 본질은 아래쪽에서는 큰 변화, 즉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가는 데 반해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기성 정당은 변화를 거부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이 변화가 정치 고유 영역에 절대 침범 못할 것이라는 타성에 정당 정치가 망가진 것이다. 안철수 교수도 정치인이 아니다. 보수주의자다. 역대 김대중 정권부터 노무현, 이명박 정권까지 오면서 적당하게 정부에 비위 맞추고 협조 받고 기업 키운 실력을 보면 흐름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보수적 인사가 어느 날 갑자기 흔히 말하는 ‘좌파’의 손을 들어주고 진보 진영에게 자기의 사고와 앞으로의 미래 비전을 결합시켜 동업하자고 한 것을 보면 정치적 상황의 변화를 보는 혜안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아무튼 여야 온건파 의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한미FTA를 강행 처리했고 야당의 국회 일정 전면중단으로 정기 국회가 파행을 맞고 있다. 이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얘기해 달라. “먼저 대화와 타협을 위해 지도부를 설득하는 노력을 많이 했기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또 다시 국회가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죄송스럽다. 실제로 한나라당이 대화와 타협을 통한 원만한 해결을 목표로 민주당과 대단히 많은 노력을 한 것은 사실이다. 민주당이 요구하는 농-축산업 종사자, 중소기업-소상공인 등에 대한 피해보전 대책 10+2를 90% 이상 수용했고, 여야 원내대표끼리의 원만한 합의를 통해 합의문까지 작성했다. 그러나 하루도 지나지 않아 민주당이 백지화시켰다. 또한 ISD 조항과 관련해서도 대통령이 유례없이 국회를 방문해 야당 대표들이 다 있는 자리에서 국민 앞에 약속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허가장을 받아오라고 했다. 한미FTA를 두고 입만 열면 미국 식민지 운운하던 민주당이 미 장관의 합의서를 구걸해 오라는 앞뒤가 맞지 않는 억지논리를 세워 반대했다. 결국 야권통합이라는 정치적 목적과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주장하는 ‘정치 쇼’를 통해 국민의 동정심을 얻어서 내년 선거에서 이기겠다는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야권의 정치적 목적으로 국익에 손해가 나는 상황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이해해주셨으면 한다.”

- 한미FTA 표결 당시 어떤 이유에서 기권 표를 던졌으며 그 의미는 무엇인가? “사실 저는 국익을 위해 FTA 비준안을 처리해야 된다는 입장이지만 노동계와 농-축산업계의 FTA 비준에 대한 강력한 반발을 잘 알고 있었고, 시민사회 노동운동가 출신으로서 이 분들의 더 많은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또한 여야 간의 원만하고 평화적인 처리를 위해 동료 의원이 10일간 처절한 단식을 하고 있었고 두 달이 넘도록 여야 협상파 의원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으나 야당과 원만한 처리를 하지 못한 아쉬움이 너무 컸다. 그렇기에 찬성도 반대도 아닌 기권이라는 투표 행위를 표출하게 된 것이다. 즉, 원만한 협의를 통해 국회가 더 이상 파행되지 않기를 바라는 제 마음을 근거로 당론이나 당의 결정에 따르지 않고 개인적 소신과 양심에 따라 기권하게 된 것이다.” - ‘민본 21’ 소속 의원 등 여러 의원들이 몸싸움을 할 경우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는 선언을 잇달아 내놨다. 일부에서는 ‘몸싸움이 안 일어났기 때문에 그 약속은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물리력 동원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민주당 의원들이 고성을 지르며 삿대질을 하고,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은 최루탄을 투척했다. 특히 야당 의원들의 출입을 봉쇄하고 그로 인해 몸싸움이 발생하거나 충돌이 일어났다면 문제가 될 것이지만, 야당 의원들의 출입이 가능하도록 돼 있었고 회의가 소집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참석할 수 있는 상태였다. 정파의 이해관계가 격렬하게 대립한다 해도 타협의 정치를 통해 국민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어야 했다. 국회법 절차에 따라 민주적인 방법인 표결을 통해 처리할 수밖에 없었지만, 다시 한 번 국회의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 최근 대통령이 이번 한미FTA 비준안 처리 방식을 놓고 “아무리 반대해도 옳은 일이라면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김 의원께서는 이 발언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애당초 야당 지도부가 야권 통합의 이점을 쟁취하기 위해 계속적인 말 바꾸기를 통해 일관성과 진실성이 없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였던 부분에 대한 반대급부적 말씀이다. 언론이 너무나 왜곡시켰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결단의 시기가 필요한 것은 인정하지만 반대 부분에 대한 포용과 소통에 대한 부분은 아쉬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 민노당 김선동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린 후 ‘윤봉길, 안중근 의사의 심정으로 터뜨렸다’고 주장했는데…. “김선동 의원이 최루탄을 터뜨린 행위는 국회의원이 국회를 테러한 사건으로,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김 의원의 발언은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한 비겁한 해명이며 국민을 기만하는 해괴망측한 발언이다. ‘살신성인’한 독립운동가인 윤봉길, 안중근 의사를 사칭한 자화자찬에 불과하며, 국민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국회의원으로서 진정으로 국민들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 총선 공천과 관련해 일부에서 대대적인 물갈이론이 제기되고 있는데 동의하는가. “중요한 것은 한나라당의 변화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한나라당이 변화하는 길에 걸림돌이 된다면 지도부의 사퇴든, 당직자의 대대적인 교체든, 어떠한 수단도 선택할 수 있지만, 적어도 지도부의 사퇴만으로 한나라당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항간에 나오는 ‘공천을 위한 제3의 기구’ 정도로 국민들의 시선이나 시각이 달라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내 견해다. 근본적으로 당이 변화하고 쇄신하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려면 획기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쇄신의 목소리만 내고 정책적으로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다면, 홍준표 대표는 물론 당의 모습, 색깔, 깃발 등을 리모델링 해서라도 가는 게 오히려 낫다고 본다.” - 야권에서 대대적인 통합 분위기가 일어나고 있다. 야권통합이 내년 총선과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는가. “이번 10.26 서울시장 선거에서 제1야당인 민주당은 불임 정당이 되었지만, 야권통합으로 정치적 목적을 달성했다고 본다. 따라서 내년 총선과 대선에는 야권통합 열풍이 세게 불 것으로 생각한다. 야권통합이 향후 선거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칠 것은 인정하지만 한나라당이 제2 창당의 자세로 변화하고 혁신해 집권여당에 걸맞은 행보와 정책, 기조 등을 가져간다면 국민들도 결국 마음을 열고 받아주실 것으로 본다.” - 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안철수 교수에게 일부 지지율에서 추월당하면서 ‘박근혜 대세론’도 주춤하는 추세인데 어떻게 평가하는가. “안 교수의 등장으로 그동안 야권의 어느 후보도 흔들지 못했던 ‘박근혜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안 교수가 정치에 등단할지는 미지수이며, 등단하더라도 혹독한 검증을 거치고 난 후에 다시 한 번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박 전 대표도 시대가 요구하는 정치 변화의 흐름을 읽도록 노력하기 위해 친서민과 20~40대를 아우르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등, 국민들께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 김 의원은 정계 은퇴 후에 국민들에게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가. “서민과 함께 서민을 위했다는 말만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행동했던 정치인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국회의원이 골프채 한번 잡아본 적 없고 남들 다가는 미국 한번 가본 적 없을 정도로 의정 활동과 우리 강서 지역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노동·사회운동가 출신으로서 가장 처절하고 가장 인간적인 모습으로 서민·노동자들과 애환을 함께 했던 정치인, 그늘지고 어두운 곳을 돌보고 불평등과 부조리를 타파했던 실천하는 양심으로서, 취약계층과 소외계층을 위해 불철주야 일했던 정치인으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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