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에서 25일까지 경기도 양평 TPC골프장(파72, 6425야드)에서 열린 MBN 김영주 골프 여자오픈에서는 올해 들어 유독 부진을 보이던 김하늘 프로가 오랜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서 지난 2011~2012년 연달아 상금왕을 차지했던 저력을 과시했다. 김하늘은 상반기에는 심한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쉬는 동안 문제점을 찾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부단히 해왔다. 그러한 노력의 결실이 이번 하반기 첫 대회였던 Nets Masterpiece에서 부활의 조짐을 보이다가, 두 번째 대회인 MBN 김영주 골프 여자오픈에서 감격의 시즌 첫 우승을 맛보고야 말았던 것이다. 특히 KLPGA투어 72홀 최종 합계 최소타인 265타(68, 68, 66, 63) 23언더파로 나흘 연속 60타대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 기록은 지난 2010년 KB국민은행스타투어에서 이보미 선수(25, 정관장)가 달성했던 19언더파 269타를 4타나 줄인 최소타 신기록이었다. 김하늘은 인터뷰를 통해 자신도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스코어가 나왔다면서 “초반부터 경기가 잘 풀렸다. 마지막 홀에서의 퍼트는 정말 기적같이 느껴졌다. 2타 차였기 때문에 붙여서 파만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들어가서 정말 깜짝 놀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녀는 “우승해도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는데 막상 마지막 퍼팅이 버디로 연결되니까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며 “그 동안의 힘들었던 시간에 대한 감정이 북받쳤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에서의 우승으로 김하늘은 올해 다시 3년 연속으로 상금왕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장기 불황으로 인한 국내외의 어려운 경제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관기업들과 프로모터들이 대회 증가와 함께 마케팅 전쟁에 뛰어들면서 여러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꽃을 피우고 있다. 단지 선수들의 우승 과정과 미래에 대한 예견보다도 더 많은 스토리텔링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이들의 홍보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아이디어 전쟁은 매우 흥미진진하기만 하다.
넵스 마스터피자와 타이틀 스폰서인 주방 가구전문 업체에서는 캐디와 진행요원들에게도 앞치마와 주방장 모자, 도마 등을 선보이며 초콜릿 트로피까지 수여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특히 이번 김영주 골프 여자오픈에서는 김영주 회장이 섬세한 감각으로 직접 디자인한 우승재킷을 선물해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디자이너로서의 그 의미를 새롭게 했다. 이른바 신이 점지한다는 오거스터 내셔널 마스터즈의 그린 자켓은 역사적인 것으로 자부심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이미 세계적인 디자이너 반열에 오른 김영주 회장의 우승자켓은 KLPGA 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의 유명 디자이너의 작품인 우승자켓으로서의 의미를 한층 더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시상식 도중 패러글라이더들이 공중에서 운반해온 우승자켓을 전달하는 극적인 연출 장면은 선수들뿐만 아니라 갤러리에게도 멋진 선물로 추억에 길이 남을 것이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느라 수고한 많은 스텝들과 선수들에게 격려와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그저 세계무대에 우뚝 선 패션디자이너로서 그치지 않고 어려운 여건 가운데에서도 지속적으로 대회 개최에 열정을 쏟고 있는 김영주 회장에게도 골프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칼럼니스트로서 깊은 감사를 드린다. - 유억윤 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건국대학교 체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