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토요일 오후, 인문학 정원'에서는 같은 시대를 살았지만 서로 다른 길을 걸었던 사람들을 조명한다. 그리고 그들이 각자의 길을 선택한 역사적 상황과 이유를 살펴본다.
고려왕조에 대한 변함없는 충정(忠情)을 나타낸 이색(李穡,1328∼1396)과 정몽주(鄭夢周,1337∼1392), 새로운 질서를 꿈꾸는 정도전(鄭道傳,1342∼1398), 그들은 모두 충효忠孝를 기본 이념으로 하는 신진유학자이면서도 서로 다른 길을 걷는다.
이색은 인성을 중시한다. 신하의 도리 즉 충(忠)을 다하면 조정에서의 효孝가 되고, 자식의 도리 즉 효를 다하면 집에서의 충이 된다. 군신관계를 가족관계의 연장선상으로 파악한 것이다.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관계는 끊을 수 없는 불변의 관계이며 군신관계 또한 불변관계로 현존 권위에 복종한다.
그러나 정도전은 현존 권위의 존립근거를 혈연관계가 아닌 주자학의 대의명분에서 찾는다. 천명과 인심에 순응하는 군주상을 꿈꾸며 맹자의 역성혁명론을 옹호한다. 군신관계를 불변관계로 보느냐 가변관계로 보느냐에 따라 그들은 서로 다른 길을 걸어간다.
역사는 그들에게 어떤 평가를 내렸을까? 2014년 2월 22일 토요일 오후 2시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여말선초 격동기의 지식인은 어떤 선택을 했는지 그 배경과 이유를 살펴본다.
공개강좌로 진행되는 '토요일 오후, 인문학 정원'은 누구나 별도의 사전 신청 없이 참여 가능하고 2월부터 11월까지 매달 넷째 주 토요일 오후 2시∼4시까지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진행되며 수강료는 무료이다.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