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왕진오 기자) 미국 호놀룰루미술관 수장고에서 1586년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우리나라 계회도(契會圖)가 발견되어 문화재청이 미술관과 이 작품에 대한 보존처리와 전시 방안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이 작품은 문화재청이 국외 소재 우리문화재 보존․활용사업으로 호놀룰루미술관 소장 우리문화재에 대한 보존처리 지원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호놀룰루미술관이 2003년도에 구입한 리차드 레인(Richard Lane) 수집품(Collection) 속에서 현지 조사단이 발견하였으며, 발견될 당시 리차드 레인 수집품은 아직 정리가 덜 된 상태로 유물번호도 없이 수장고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작품은 우측 상단에는 윤안성(尹安性, 1542-1615)이 1586년에 쓴 제시(題詩)가 적혀있어 제작연도를 분명히 알 수 있다. 작품의 보존상태는 좋은 편이나 현재 일본식으로 장황(裝潢)이 되어 있으므로, 문화재청은 전문가 검토를 거쳐 보존처리와 함께 조선식 전통족자 형태로 장황을 바꿀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작품은 세부묘사가 정교하고 16세기 산수화 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현재 제작연도가 분명하고 보존상태가 좋은 16세기 계회도가 많이 남아있지 않은 현 시점에서 역사적으로나 미술사적으로 가치가 크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작품의 내용은 문인들의 모임을 그린 것이나, 정확하게 어떠한 모임을 그린 것인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은 현지조사단을 중심으로 좀더 정확한 조사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문화재청은 외국의 대형 박물관이 아니라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호놀룰루미술관에서 이와 같이 중요한 작품이 발견된 점을 고려해, 앞으로 국외에 소재한 우리나라 문화재를 좀더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보존·활용하는 사업을 확대 추진할 계획이도 전했다.
왕진오 기자